목욕탕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아내가 혀를 끌끌 차며
우리 집 분리수거는 안 하고 왜 남에 등만 밀어대냐며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내려다보는 아내의 손을 공손히 잡고
여보? 당신에겐 정말 미안해~그런데 내가 등 밀어 드린 어르신
그분 팔에 해병대 문신이 있으셨어
내가 해병대 후배라고 말 안 했어
말하면 그분 자괴감 들까 봐서~
그분 박스를 주으러 다니신대
목욕탕에서 등을 밀려면 빈 박스를 얼마나 주워야 할지 나도 몰라
또 다른 학생은 아빠가 오른손 못 쓰시는 불구자이시래
왼쪽 팔로 아들의 등을 밀어주는 아빠가 슬퍼 보여
혼자 목욕탕에 온다네 그래서 내가 등 밀어주었어~
이건 고맙다고 어느 어르신이 주신 홍삼이야
안 받으려 했는데
자꾸만 주머니에 넣어 주시더라~ 홍삼은 당신이 마시고
나는 당신이 내려 준 냉커피 마시고 싶어~
나의 말을 듣던 아내가 구겨진 얼굴을 펴고
"그렇다고 우리 집 분리수거 안 한다고?" 깜짝 놀라며
아니 이렇게 이쁜 마누라 손에 구정물 묻게 할 순 없지
화가 풀렸는가 웃어 대는 아내의 미소 위로 구월이 시작되고
아내가 만들어준 얼음 동동 띄운 커피잔 속에
미소 띤 하루가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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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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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꼬지마 작성시간 24.09.06 아름 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말방에 인재들이 많아요~~^^
축하 축하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9.06 감사~감사
비꼬는건 아니죠?
코로나19가 유행이라네요
감기조심하시고요~~ -
작성자산아 작성시간 24.09.08 아유
꼬슨 냄새 😆
이거이 부러우면
지는거인디
💕🙆😁👍👍👍 -
작성자최멜라니아 작성시간 24.09.10 멋지십니다~~~
더위가 사르르~~~^^ -
작성자크로바1 작성시간 24.09.11 좋은일 하셨네요
옛날에 팔이 하나 없는분과 목욕을 했어요
없는 팔이 안 쓰러워 닦아 드리니까 거긴 내가 닦을수 있어 하시더라구요
그러니까 온전한팔을 닦아줄 팔이 없음을 늦게야 알았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