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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댄스모임 이야기 : 에세이

작성자윈드|작성시간22.07.19|조회수344 목록 댓글 10
금낭화

서울에 아주 즐거운 어떤 동호회 댄스모임이 하나 있습니다.

이 댄스모임 동호회원들은 매주 만나서 모두가 그냥 춤 자체를 즐기고 있답니다.

 

모임 회원들끼리는 직업이라든가, 나이와 본명이라든가, 주소와 고향이라든가 겉으로

봐서 드러나는 것 외에 그 밖의 것에 잘 알지 못하고 있지요.

모두가 개인적인 것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본인 스스로 말하지 않는 한 거의 묻지도 않는다는 얘기죠.

그렇더라도 단언컨대 뭔가 미심쩍은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최소한의 호칭은 있어야 하니까 대부분 ‘닉네임’ 을 하나씩 가지고 있지요.

모두가 부르기 쉽고 편한 이름들을 지니고는 이 모임에 들어옵니다.

 

예컨대 ‘윈드밀(풍차)’ 또는 ‘퍼플(보라색)’ 이라든가 말이지요.

한 남자회원은 ‘엉클(아저씨)’ 또 다른 여성회원은 ‘퀸(여왕)’ 뭐 다들 주로 영문 ‘닉’ 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특별히 영어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워서겠죠. 하긴 예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 한글 닉도 여럿 있어요.

 

예컨대 ‘금낭화’ 또는 ‘각시투구꽃’ 과 같은 예쁜 야생화 이름 같은 거지요.

당연히 회원들간에는 늘 관계가 화기애애하고 명랑합니다.

어쩌다지만 춤을 춘 후에는 뒷풀이로 원하는 사람들끼리 어울려 생맥주도 한잔 걸치고

어울려 커피도 한잔 마시고...

 

또한 아주 가끔 간혹 기분이 나면 맘에 맞는 사람끼리 노래방을 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엔 일년에 한두번 회원들끼리 주말에 야외로 M/T 비슷한 나들이를 가기도 했고요.

그렇더라도 이들은 단지 댄스라는 이미지와 춤을 함께 춘다는 관념으로 만나는 사이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요.

 

댄스가 끝나서 각자의 현실로 돌아간 이후엔 춤이란 단지 구름에 두둥실 떠 있는 허상

이랍니다. 평소 각자 이들의 일상생활은 아주 별개라는 얘기죠.

그래도 동호회원들 모두가 서로서로를 존중해주고 앞서 말했듯이 가급적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침범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런 일도 있었던 것도 같아요.

 

언젠가 춤을 아주 잘 춘다는 소위 댄스달인이라는 한 분이 이들 댄스모임 회원들이 춤을

잘 못 춘다고 조금은 비아냥한 적이 있었답니다.

말인 즉 ‘동호회원들 상당수의 댄스실력이 별거 아니다’ 라고요.

 

행여나 그 말이 어느 정도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건 아니지요.

결코 꼭 춤을 잘 춰야 한다는 게 다는 아니거든요.

중요한 건 회원들끼리는 제법 나름 댄스를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거지요. 따라서 회원들

모두가 앞으로는 이런 부정적인 말들은 철저히 무시하기로 했답니다

 

이곳 댄스모임의 가입은 자유롭습니다. 언제든 최소한의 가입절차를 걸쳐 들어올 수 있고

나가실 수도 있겠지요. 공식적인 회비는 없는 거나 다름없고요. 주로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1/N’ 십시일반 각출해서 쓰고 있어요. 이 순간 꼭 빼놓을 수 없는 얘기가 하나 있죠.

 

그건 이곳 댄스모임을 위해서 늘 앞장서서 희생하고 봉사하는 몇몇 회원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모임에 참석하는 회원 모두가 이런 사실들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요.

이렇듯이 모임 회원들 모두는 매주 만나서 흥겹게 춤을 추면서 항상 좋은 이미지의

분위기를 즐기고 있지요.

 

이렇게 댄스를 즐기다 보니 조금씩이긴 하지만 춤 실력도 당연히 점차 좋아지고 있습니다.

자 이만하면 이 댄스모임을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겠지요. 모임에 참석하는 모든 분들은

춤을 즐기는 이유에 대해 뭐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지는 않는 듯합니다.

 

굳이 하나 덧붙인다면 댄스가 정신과 신체 건강에 좋다는 것 그래서 즐겁게 춤자체를

즐긴다는 것 뭐 대충 그렇다는 얘기죠.

너무 의미를 많이 부여해서 큰 기대를 한다면 갑자기 춤 스텝이 엉켜버릴 수도 있습니다.

 

모임에 참석하시는 회원들 거의 모두는 이런 사실들을 이미 알고 있겠지요.

함께 춤을 추다 스스로 터득한 진실이지요. 이곳 모임에 거의 매주 오시는 회원들 모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답니다.

 

“우리는 확실히 매주 춤을 추고 있어요.

분명히 우리는 댄스를 즐기고 있다고요.

시간이 나고 음악이 울리면 우리 모두는 계속 춤을 출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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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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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윈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7.26 즐감하셨다니 다행입니다```ㅎ~
  • 작성자김창근 | 작성시간 22.07.29 무더운날씨에 수고하셨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윈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7.29 ㅎ. 별 수고 않햇어요. Thanks```
  • 작성자판게아 | 작성시간 22.07.30 가입하고 싶네요^^
  • 답댓글 작성자윈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8.01 매주 수, 토욜 언제든 편한날 이곳 댄방에
    놀러 오세요. 거의 유사한 모임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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