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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과 고을 원님의 명판결 한토막

작성자바로공|작성시간23.01.25|조회수132 목록 댓글 1

◈ 과연 누가 벼의 주인입니까 ◈


옛날 시골의 한 사내가 장가든 지 10년이 가까워도
아내에게 태기가 없어 대를 이을 자식을 얻기 위해
여러 명의 씨받이 여인까지 가까이 해 보았으나
허사인지라,

그제야 사내 자신의 몸에 여인에게 뿌릴
씨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낙심한 가운데 이 궁리 저 궁리 끝에
이웃 마을에 살고 있는 절친한 친구를
은밀히 찾아가 대를 잇지 못하여
조상에게 면목이 없게 된 사정 이야기를 하고서,

아내와 합방하여 포태를 시켜 줄 것을 간청하자,
이 민망한 부탁에 처음에는 몇 번이나 사양하던
친구도 간절하게 애원하는 사내의 부탁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친구와 약속한 날이 다가온 사내는
밤이 깊어갈 때 주안상을 들이라 해서
아내에게 몇 잔 억지로 권하여 크게 취기가 올라

깊은 잠이 들게 한 후 안방에 눕히고
집 밖에서 기다리는 친구를 조용히 불러들여
아내와 합방을 하도록 하였다.

아내는 바로 태기가 있어 배가 불러왔고
드디어 아들을 순산하게 되었으며,

이 아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다섯 살에 벌써 글공부가 일취월장하여
인근에 신동(神童)으로 소문이 자자하게 되니
사내 부부의 기쁨은 이루 말 할 수 없어
아들을 애지중지 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내의 부인과 합방하여 포태 시켜준 친구는
이 신동 아이가 자신의 친아들임을 생각하며
항상 아깝고 애석하게 여기다가,
고을 원님에게 아들을 찾아달라고 고하기에 이르렀다.

원님은 사내와 사내의 친구 등을
관아로 불러들여 문초를 한 바,
아들을 찾아달라고 고한 친구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긴 하였으나,

대를 이을 자식을 얻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행한 일이었으며,
친구가 비밀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약속을 어긴 점과,

그간의 기른 정을 내세워 신동 아들을 친구에게
내 줄 수 없다는 사내의 주장이 워낙 드세어
원님은 이를 어찌 판결하여야 할지 난감하였다.

원님은 며칠 간 궁리를 해보았으나
묘안이 없어 신동이라고 소문이 난
그 어린 아들의 생각하는 바를 들어보기 위해
사내와 친구, 신동 아들 등을 다시 관아로 불러들여

신동 아들에게
그간의 자초지종과 포태 과정을 설명하고
어찌 생각하는지 아뢸 것을 명하였다.


그러자 신동 아들은 주저 없이 원님께 아뢰었다.

"원님 나으리 !
어떤 농부가 봄이 되어
논농사를 시작하고자 하였으나,
볍씨 종자가 없어 이웃 친구에게서 이를 얻어다
못자리에 뿌린 후 모를 길러 모내기를 하였습니다.

그 후 벼가 논에서 탐스럽게 자라 익어 가는지라,
볍씨 종자를 빌려준 농부의 친구가 탐을 내어
농부의 논에 자란 벼를 추수할 주인은
볍씨 종자의 주인이었던 자신이라고 주장하는데

과연 이 벼의 주인은 누가 되겠습니까 ?
원님께서 이를 참작하시어 처결하여 주시옵소서."

이 말을 들은 원님은 그제야 무릎을 치며~
신동 아이의 진정한 아비는
신동을 포태시킨 사내의 친구가 아니라,
신동을 기른 사내라 하는
판결을 내리게 되었더라 한다


일련의 생활 속에서 이런 논리적인 명판관이
지도자로써 리더로서 조직에서는 필요하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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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창근 | 작성시간 23.01.26 명판결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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