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한국에 살 때, 지방으로의 출장이 잦았습니다.
제가 출장을 많이 간 곳은 발전소였는데,
발전소는 그 특성상 지역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해
주로 길 끝이나 인적이 드문 해안에 자리를 잡고
있었지요.
그때도 장거리 운전을 좋아했던 저는 그런 출장들을
기쁜 마음으로 다니곤 했어요.
그런 출장의 맛을 더 싶게 해주는 것에
'국도변 기사식당'이 있었습니다.
어느 집은 할머니 손맛이 살아있고, 어느 집은
분위기가 좋고, 어느 집은 지역 특산물이 올라오고...
단골집을 정하지 않고 느낌이 오면 어느 식당이건
찾아들곤 했지요.
훗날에는 주인은 모르는 단골손님이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트럭스탑(트럭주유소를 그렇게 부릅니다)
분위기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화물차 교통량이 많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요.
주유도 하지만 주차공간이 아주 넓기 때문에
밤이 되면 대부분의 트럭커들이 트럭스탑에서
식사도 하고, 샤워도 하고, 트럭 안 침대에서
잠도 잡니다.
새벽 시간에도 저렇게 트럭 배도 불려주며
열심히들 살지요.
보이지는 않지만 저 왼쪽 편에 아주 큰 마트형
편의점이 있는데 뭔가 도시적이고 프랜차이즈
느낌이 납니다.
저는 저런 공간이 답답해서 트럭스탑보다는
휴게소나 트럭 파킹용 넓은 갓길에서 밤 보내기를
좋아하지요. 그런 밤에 별들과 은하수로 꽉 찬 밤하늘을
만나면 넋을 놓을 정도로 행복해도 하고요.
지지난 주 동쪽으로 다녀오던 저녁 고속도로.
시간이 안 맞아 휴게소나 갓길을 못 찾고,
트럭스탑 사인이 보이는 곳으로 빠졌습니다.
숲이 우거진 커브길을 돌았더니 트럭스탑이
나타났는데...
어라? 옛날 기사식당 분위기가 나네요.
처음 가본 트럭스탑이었고 이런 분위기가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한국의 기사식당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지만 분위기나 느낌이 저에게
기사식당으로 다가왔어요.
새벽이를 세워두고 가게 가까이로 다가갔지요.
제 느낌이 어느 정도 맞았던가 봅니다.
25년간 가족이 운영해 온 트럭스탑이랍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간단한 식사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았지요.
메뉴 보드의 메뉴 가격들이 대부분 염가였습니다.
주문한 식사가 나왔네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앞으로 동쪽 사우스캐럴라니아로 오가는 길에
또 하나의 즐거움이 더 생겼습니다.
저는 이곳을 키와니 기사식당이라 부를 겁니다.
길 인연도 점점 쌓여가고 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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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0 그렇지요. 여행에는 이런 소소한
즐거움들이 쌓여야 더 여행의 맛이
깊어지지요.
직업 운전이 취미 여행과 닿아있어
그런 일들이 더 즐거움을 배가해
주는 것 같습니다. ㅎ
그간 자유방에 록키 소식 올리시는 거
모르고 어디 편찮으신가 조금
걱정했었습니다. ㅎ
자유방에 들러 록키 봄소식에 흠뻑
취했어요.
캔디님 올려두신 글과 사진들 보며
마운틴 릿지는 아니더라도
흙냄새 풀냄새 숲 냄새 봄 야생화들...
산에서 내려와 툭 터진 곳 지나는
바람 냄새와 눈 녹으며 불어난
거친 물 숨소리 들으며
그 숲으로 난 흙길을 지칠 때까지
마냥 걷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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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가희 작성시간 26.06.10 별들과 은하수로 가득찬 밤 하늘은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로울까요
기사식당
70년대에 울산에서 처음 가 본 날
그날 도톰한 갈치 구이 잊지 못해요
몇년 전에 대전에서 계족산 가느라고
서울서 srt타고 대전역 내려 아침 먹으려
두번 째로 가 본 기사 식당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반찬
그날 작은 지갑을 놓고 와서
날 받아
지갑 찿으로 가서 세번째로 먹었어요
기사 식당
생각보다 음식도 맛나도 좋았어요
오늘도 즐겁게 풍경속으로 달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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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1 국도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래된 맛집들이 많이 숨어 있었어요.
그 중에 기사식당은 그 앞 주차장에
서있은 차들을 보면 바로 맛집 확인을
할 수 있었어요.
사막이나 황무지의 달빛 없는 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지요.
어린 날의 기억 속에만 있던 밤하늘을
만날 수 있어요. 하늘 맑은 날에. -
작성자마론 작성시간 26.06.10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어디를 달리든, 어느곳을 경유하든
반복된 단조로움에 지루해 하지 않고
내 운명의 개척자요 창조자로 세상을
헤쳐나가시는듯해서 참으로 멋지단
말씀을 올리고 싶군요!!
예전엔 더러 기사식당을 일부러 찾기도
했고 매력이 많던곳인데, 요즘은 사실 좀
시들해 졌구만요.
거기서 거기인듯해서지요!!
하여튼 제경우는 그렇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1 5일간 달리는 길이 왕복 3천 마일,
약 4800 키로라 매주 다녀도
매번 다른 느낌이 듭니다.
하늘이 가만히 있지 않고 변하고
나무나 풀이나 꽃이 매번 변하고
제 시선이 머무는 곳이 또 매번 다르니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ㅎ
요즘은 모르겠지만, 제가 다닐 땐
음식이 너무 풍성해서 혼자 주문하기엔
많이 미안했던 기억도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