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 모서리에는 사방으로 서너 팔쯤 되는 텃밭이 있어 깻잎을 키울 수 있다.
여름 한 철은 이 텃밭에서 금방 따낼 수 있는 깻잎이 있어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는 했는데
아내가 이렇게 깻잎을 키운 지가 거의 이십오 년은 더 되었을 성싶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집안의 사정이 있어 더 이상 텃밭을 돌보지 못했다.
그런데
작년에 돌보지 못했던 텃밭에서 자생하여 자랐는지 깻잎이 몇 그루 달렸다.
평년보다 풍성하지는 않았지만 귀한 깻잎을 수확할 수 있어 고맙게 여겼는데
아쉽게 가을에 씨앗을 거둔다는 생각을 못 했다.
일주일 전쯤 문득 깻잎 생각이 났다
텃밭에 나갔더니 손톱만 한 크기의 깻잎 모종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모종을 심은 것이 아니고 작년 가을 깨 씨앗이 땅에 떨어져서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자연적으로 발아하여 오종종하게 자란 것이다,
얼마나 고마운지 경이롭다거나 생명이 어떻다거나 하는 것보다 먼저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저렇게 그냥 두면 땅의 영양분이 적어 작년처럼 수확량이 분명 적을 것이다.
그래서 먼저 가녀린 모종을 뿌리가 끊길까 흙을 넓게 떠 가며 조심스럽게 파냈다.
그러고는 텃밭에 거름으로 소똥 몇 포대를 혼합한 후 모종을 다시 심었다.
그 탓에 모종들은 여러 번 옮겨지는 고생을 했다. 한 번 뽑혔다가, 다시 심어지고 사람 손을 너무 많이 탔다.
그래도 뿌리를 내렸다.
사진을 찍어 들여다본다.
겨울을 버텨낸 씨앗이다.
가녀린 몸으로 여러 번 뽑혀 옮겨진 것들이다.
그런데도 잎이 생생하다. 연두색이 눈이 아플 만큼 곱다.
물을 듬뿍 뿌려주며 잘 자라라고 말을 걸었다.
고생을 시켰지만 고맙게 뿌리를 내려 잘 자랐으면 좋겠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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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음자리 작성시간 26.06.20 연둣빛 새싹들과
흙의 색 대비가 참 선명합니다.
흙이 생명의 씨를 품고
해와 바람과 비 더불어
생명을 키워내는 그런 일들을
예전엔 왜 평범하다 생각하고
경이롭게 느끼지 못했는지...
생명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놀라운
기적들 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새하마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0 전부 40그루입니다.
어제 억센비가 잠깐 내려 1그루가 뿌리를 드러내었길래 다시 다독여 심었어요 ~~ -
답댓글 작성자새하마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0 ㅎ 흙의 색과 선명하게 대비되지요.
까만 흙은 소똥이 많이 섞여서 그래요.
양똥, 소똥 두 가지가 있던데 소똥이 나을것 같아서 소똥 거름을 뿌렸지요 ~ 작년에 구입해서 푹 묵혀두었던 거름입니다. -
작성자고든 작성시간 26.06.21 그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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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새하마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2 지금까지 모종 40그루 별 탈없이 자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