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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끝의 사랑

작성자새하마노|작성시간26.06.21|조회수54 목록 댓글 2

 

새끼가 제법 컸다. 
몸집이 큰 어미가 숲 쪽을 쳐다보며 새끼들을 불러 모으는데 
사람 발자국 소리를 경계하는지 어린것들이 수풀 속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어린것들에게는 아직 세상이 두려운 탓일까. 
살그머니 살펴보니 어미가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숲 속에서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다. 

이들은 구스라 불리는 야생기러기다.
덩치도 크고 울음소리도 우렁차지만,
새끼를 기르는 시기에는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때쯤이면 도로변에 붙어있는 호수가 이들의 주 서식처다. 
비록 주택단지 옆에 붙었는 홍수조절을 위한 자그마한 인공호수지만 
지대가 오목하고 수량이 넉넉해서 먹이가 넉넉한 곳이다. 
그리고 도로와 호수사이에는 작은 수풀이 우거져 자연적으로 차량의 소음도 방지가 되니 
기러기들이 새끼를 키우는 곳으로는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도로변에 지금처럼 기러기 가족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호수나 숲이 넓어 거주하기에 충분한 곳인데도 
굳이 도로변으로 온 식구들을 데리고 나오는 이유는 
어쩌면 새끼들에게 세상을 보여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동차 통행이 빈번한 곳이니, 어미에게도 새끼에게도 위태로운 선택이다.
 
그런 염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 발자국 옮겼더니 재빨리 경계태세를 갖추고 부리를 크게 벌린다, 
자신보다 덩치가 큰 사람에게 이길 수 없을 텐데 
사람에게까지 망설이지 않고 덤벼들듯한 기러기의 꼿꼿이 선 자태가 너무 긴장한 듯해서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다.
새끼를 위해 위험에 맞서는 것이 어미의 본능이라고 하지만, 
이런 본능이 생명을 이어가는 자연의 섭리라고만  여기기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행동이다.

부화한 새끼들이 호수에서 헤엄을 배우고 
초목은 우거져 숲 속이 풍요롭고 
들에는 파릇파릇 새싹의 생명이 넘쳐나니 
좋은 계절,

새끼들은 부리를 세운 어미 곁에서 세상을 배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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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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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마음자리 | 작성시간 26.06.22 영화 '아름다운 비행'에서 한 소녀가
    낙오한 구스의 새끼들을 돌보다가
    나는 훈련을 시켜 아빠와 함께 그들을
    이끌고 철새도래지로 데려가는
    그 멋지고 감동적인 장면이 떠오릅니다.
    저희 집 수영장엔 목짧은 청둥오리
    부부가 가끔 놀러와 데이트를 즐깁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새하마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야~
    수영장에 오리가 찾아 오다니 대단하네요,
    이 장면이 영화 같습니다.
    수영장 물이 아주 맑은가 보네요. 보기 드문 광경입니다.~

    ㅡ 워낙 한산한 방이네요.
    갑자기 나타나서 조용한 방에 도배를 하는듯 해서 조금 민망스럽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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