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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의 특별한 목차 ~~

작성자녹림처사|작성시간21.01.21|조회수122 목록 댓글 2

▲ 총 25권 25책으로 구성된 '동의보감'의 모습. [사진 대한한의사협회]


♣ 동의보감의 특별한 목차 ♣


옛말에 책을 쓰려면 목차구성부터 하라는 말이 있어요

목차만 제대로 구성해도 책 쓰기의 반은 성공한 것이란 뜻이지요

그도 그럴것이 목차 순서가 생각의 흐름이고 단위별로 구분 지어 놓은 것이기에

목차가 정해지면 내용을 차곡차곡 채워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동의보감을 보면 유별난 목차를 볼수 있어요 

목차 하나만으로도 동의보감의 비밀이 엄청나게 담겨 있음을 알수 있지요 

그 때문에 한의사들은 목차에 대해서만 따로 많은 공부를 한다 하네요

그만큼 이 구성은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내경편’이라는 큰 목차 안에

위(胃)의 순서인 신형부터 마지막 대변까지를 세부목차로 넣었어요

동의보감 전체의 큰 목차는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그런데

왜 허준은 내경편을 앞부분에 뒀으며 내경이라는 제목은 어떤 이유에서 붙였을까요?

기존 대부분의 의서는 질병 위주로 나열했지요

요즘 같으면 체했을 때, 피부염일 때, 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당뇨, 갑상선 이런 식이지요

앞머리에 짤막하게 개요와 내용을 펼치고, 증상과 치료법이 이어지지요

옛날뿐만 아니라 현대의 서양의학 의서들도 이런 식의 구성이 많은 것을 보면

이런 목차 방식이 의서를 편찬할 때 편할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의사 하면 질병을 떠올리듯 의서 하면 질병에 따라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나열하는 것이 순서였지요

 

하지만 허준의 생각은 달랐어요

어떤 질병에 이런 증상이 있으니 이 약을 먹으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런 방식은 한의학적인 치료에도 맞지 않아 지양하지만,

무엇보다 허준의 생각은 사람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게 미리 알려주고 싶었지요

질병, 증상에 대한 약은 나중에 알려줘도 된다고 판단했는지도 몰라요
 
임진왜란이라는 전대미문의 전란을 겪고 당시 유행하던 전염병도 치료하면서

허준은 백성들의 삶을 깊이 관찰했어요

환자에게 질병이 오는 것의 근원을 알려줘 미리 대비토록 하고

의사들은 그 덕목을 환자에게 미리 알려주라는 것이 었지요

또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해 질병 이전에 사람이라는 근본을 보도록 가르치고

의사가 보는 의서일 뿐만 아니라 환자가 펼쳐보아 스스로 관리할수 있게 한 책이

바로 그 유명한 동의보감이지요

 

이로서
내경편에 내(內)는 안쪽이라는 뜻이지만 단순히 몸 안에 있다는 안쪽이 아니지요

안에 있는 장부뿐만 아니라 중요한 기초개념이나

구체화하기 어려운 언어, 꿈 같은 내용이 내경편에 포함되어있다고 볼수 있어요

그다음 글자는 경(景)이지요

경은 경치, 경관 같은 단어에 쓰는 문자인데 두루 살핀다는 뜻이지요

숲속에 있으면 산을 못 보지만 산꼭대기에서는 숲 전체를 볼 수 있듯

내경은 몸의 핵심부터 안쪽에서 두루 살펴 사람 몸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외형편에 외(外)는 바깥이지만 목차구성을 보면 뼈나 살도 포함돼 있지요

바깥이 단순히 겉에서 바라보는 바깥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내는 안이긴 하지만 핵심이라는 개념과 함께 만져지지 않는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어요

외형편은 형태를 띠어서 겉으로 드러나거나 혹은 만져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지요

이목구비, 가슴, 배, 피부, 뼈 등을 다루고 있어요
 
전통적인 의학관에서 인체의 핵심은 다섯 장부, 즉 오장(五臟)이지요

오장(五臟)은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을 가리키는데 

오장에 심포(心包)를 더해 '육장(六臟)'이라고도 하지요

이 오장(五臟) 이전에 인체를 구성하는 근본 단위가 정기신혈(精氣神血) 이지요

정(精)은 생명의 근본이 되는 것이고, 기(氣)는 생명의 근본인 정이 분화하여

사람의 형체를 갖출수 있게 해주는 동력이 되고

신(神)은 정신작용을 총괄하는 것이며, 혈(血)은 혈액을 포함한 육체를 의미하지요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양대 축으로 삼았어요

정, 기, 신도 그렇지만 꿈, 말소리, 충 같은 것은 만져지지 않는 것이지요
 
사람이 어디서 왔고, 인체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깊은 고찰이 있고 나면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방식이 세워지지요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생활습관인 것이지요

이 시간에는 저 행동을 하고, 어떤 때에 무엇을 먹으며

자는 자세는 이래야 한다는 사랑의 잔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요

허준이 이런 생각으로 의서를 편찬한 데는

선조의 어명으로 알려진 하교 말씀에서 짐작할수 있지요

허준 본인의 공을 선조가 하명한 것처럼 빗대어

서두에 적은 것이라 알려지기도 한 동의보감 서문의 한 부분을 살펴보면

 

(서문은 이정구가 지었어요)
선종 대왕은 몸을 다스리는 법도를 대중을 구제하는 어진 마음으로 더 크게 생각하여

의학에 마음을 두시고 백성의 병을 걱정하셨습니다.

병신년(1596)에 태의 허준을 불러 하교하시기를

“근래에 중국의 의서를 보니 모두 조잡한 것을 베끼고 모은 것이어서 볼만한 것이 없으니

여러 의서를 모아 책을 편찬해야겠다.

사람의 질병은 모두 섭생을 잘 조절하지 못한 데서 생기는 것이니 수양이 최선이고 약물은 그다음이다.

여러 의서는 번잡하니 요점을 가리는 데 힘쓰라.

외지고 살기 힘든 마을에 치료할 의사와 약이 없어 요절하는 자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약재가 많이 나오지만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니 종류별로 나누고

민간에서 부르는 명칭을 함께 표기하여 백성들이 쉽게 알수 있도록 하라”고 하셨지요

 

허준은 섭생, 생활습관이 우선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었어요

인체 구성원리인 내경편을 가장 앞에 두면서 생활습관에 대한 많은 부분을 할애했지요

대표적인 것은 당시 조선에서 유행하던 도가의 호흡법이나 운동법들을 수록해 놓았어요

약초의 전문적인 명칭과 민간에서 부르는 이름을 함께 표기해서

평소에 먹어서 예방할수 있게 신경 쓴 점이 많아요

(이런 약초 이름 병기 작업은 조선 초기부터 꾸준히 진행해 왔어요)
 
그래서 서문 말미에 이렇게 마무리했지요
 …내경과 외형으로부터 시작하여 잡병의 여러 방면으로 나누고,

맥결(脈訣)·증론(症論)·약성(藥性)·치법(治法)·섭양요의(攝養要義)·침석(鍼石)의

여러 방법에 이르기까지 갖추지 않은 바가 없으며 정연하여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환자의 증상과 예후가 천백 가지로 다양하더라도

더하고 빼고 늦추고 빨리하는 치료법을 폭넓게 응용하여서 빠짐없이 적용할수 있습니다. 

멀리 옛 서적을 살피거나 가까이 여러 조문을 찾을 필요 없이

분류에 따라 처방을 찾으면 여러 번 중복되어 발견되니

어떤 증에 대해 약을 쓰더라도 모두 알맞게 맞습니다.

이 책은 참으로 의가(醫家)의 보감(寶鑑)이요, 세상을 구제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


의서가 질병에 대해 알려줄 뿐 아니라

삶의 지침서 역할을 하는 책을 쓰겠다는 것이 허준의 결연한 의지였지요

그래서 이전의 의서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게 내경편을 앞에다 배치했어요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정도의 가치가 있고,

동북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많이 출간되어 내려온 동의보감.
 
그래서 1995년 장쩌민 주석이 방한 때

‘한·중 문화교류의 아름다운 역사를 빛낸 작품’이라고 까지 극찬한 것은

의서 안에서 질병 자체보다는 환자, 즉 사람의 본연에 집중하고

이어 사회까지 생각하는 삶의 지침서 이기 때문 아닐까요?

 

여기에 그 일 부문을 실어볼께요


손진인(孫眞人)이 가로되,

"하늘과 땅의 안에서 사람이 가장 귀하나니,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요, 발이 모난 것은 땅을 본뜬 것이며, 

하늘에 사계절이 있듯이 사람도 손과 발 4개가 있으며, 

하늘에 오행이 있듯이 사람은 오장이 있고, 

하늘에 육극이 있듯이 사람도 육부가 있으며, 

하늘에 팔풍이 있듯이 사람도 팔절이 있고, 

하늘에 구성이 있듯이 사람도 구규가 있으며, 

하늘에 12시가 있듯이 사람도 12경맥이 있으며, 

하늘에 24절기가 있듯이 사람도 24수가 있으며, 

하늘에 365도가 있듯이 사람도 365뼈마디가 있으며, 

하늘에 해와 달이 있듯이 사람도 안목이 있고, 

하늘에 밤낮이 있듯이 사람도 잠에서 깨고 잠이 드는 것이 있으며, 

하늘에 우레와 번개가 있듯이 사람도 기쁘고 성내는 것이 있으며, 

하늘에 비와 이슬이 있듯이 사람도 콧물과 눈물이 있으며, 

하늘에 음양이 있듯이 사람도 차갑고 뜨거움이 있으며, 

땅에 샘물과 물이 있듯이 사람도 혈맥이 있으며, 

땅에 풀과 나무가 있듯이 사람도 털과 머리카락이 있으며, 

땅에 쇠와 돌이 있듯이 사람도 어금니와 이빨이 있나니, 

모두 사대(四大)와 오상(五常)으로부터 품부받아 빌려서 합쳐져 형태를 이룬 것입니다."라고 했어요

 

주단계(朱丹溪)가 가로되,

무릇 사람의 형체는 긴 것이 짧은 것에 미치지 못하고, 

큰 것이 작은 것에 미치지 못하며, 

살찐 것이 마른 것에 미치지 못합니다. 

사람의 색은 흰 것이 검은 것에 미치지 못하고, 

파리한 것이 푸르스름한 것에 미치지 못하며, 

엷은 것이 두터운 것에 미치지 못하는데,

하물며 살찐 사람은 습이 많고 

마른 사람은 화가 많으며,

피부가 흰 사람은 폐기가 허한 것이요,

검은 사람은 신기가 충족한 사람이니

형과 색이 이미 다르면 장부 역시 다른지라

겉으로 보이는 증상은 비록 같을지라도 

멀리 나누어지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지요


참고: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hambakusm@hanmail.net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 *-

 

▲ 동의보감 목차

▲ 동의보감을 집필하고 있는 허준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

허준은 가양동 바위굴 '허가바위'에서 동의보감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사진 허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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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곡즉전 | 작성시간 21.01.21 동의보감이 과거 4백 여년동안 조선백성 목숨을 얼마나 많이 구했을까요?
    허준 선생님의 위대한 업적에 업드려 감사드립니다.
  • 답댓글 작성자녹림처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23 그래요 고마워요
    동의보감은 의학서적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삶의 지침서 이기도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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