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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두번째 반지

작성자시골바다|작성시간24.04.09|조회수226 목록 댓글 8
마지막 숨을 고르며 세상을 떠나는 아내를 보며
고명딸  4살 된 명희가 울면서 소릴 지른다
고추 달린 남동생 나아 주고 가지
엄마 그냥 죽으면 나 혼자 심심해서 어찌 살아~
아내가 끌끌 혀를 차며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명희는 예쁘게 잘 자라 주었고
그 후 조금의 시간이 흐른 뒤 명희가 초등학교 1학년 때
그때부터 나의 이야긴 시작된다.


어느 토요일아침 성격이 외향적이며 발랄한 명희가
늦장을 부리며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게  남자애 하나를 소개한다
우리 집 근처에 사는 민오. 같은 반 짝꿍이라 했다
인사해 울 아빠야 자는 모습도 멋지지 그 치?
가르르 웃으며. 민오의 손을 잡고 나가 버린다
명희가 가는 곳에 민오가 있었지만
늘. 민오는 명희에 비위를 맞추기에 연연했다
아빠 오늘 저녁 민오네 집에서 먹고 갈 테니
외롭더라도 아빠 혼자 먹고 설거지는 하지 마  내가 가서 할게 알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폰을 끓는다 늘 이런 식이다
하지만 민오가 있어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다음날 토요일 아침
차림새 단정한 민오가 선물이라며 넥타이를 건네준다
모양도 색도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얼마 만에 받아보는 선물인가 용돈을 모아 샀단다
고맙다며  민오 머리를 쓰다듬을 때
명희가. 기다렸다는 듯이 아빠? 민오 칼질하고 싶대.
그 으래. 양식이 문제냐 
오늘은 아빠가 책임질 께 둘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아니~명희와 민오에게 이끌려 내가 따라가고 있었다
한적한 레스토랑
저만치에서 어느 미모의 중년 부인이 손짓을 하고 있었다
뭐니?
당황한 내 모습도 아랑곳없이.
민오와 명희의 손에 이끌려 합석하게 된다
민오의 엄마였다
당황한 것은 그분도 마찬가지였다
싫던. 좋던 우린 명희와 민오의 작품에 주인공이 된 것이다
먼저 명희가 말을 꺼낸다
울 아빠는요. 큰 회사 중역이라서 돈도 잘 벌고요
가끔 방귀를 뀌긴 해도요  술 담배 안 해서 깔끔하다고.
민오가 말을 받는다
울 엄마는요?
동네 아줌마들과 고스톱 쳐서  돈 많이 따온다고..
하지만 돈 잃고 올 때는 라면 하나 삶아 먹는다고
요즘은 살 뺀다고  요가하느라  밥도 안 드신다고
민오 엄마의 얼굴이 단풍잎처럼 물들고
난 웃음을 참으려 자꾸 고개를 돌린다.
어쨌든 민오엄마의
넉넉한 풍채도 싫지 않았다.
얼굴을 채우는 미소가 좋았고
음악과 산행을 좋아한단다
내가 민오 엄마의 생각에 맞추었다
담주에 함께 산행하기로
그렇게 명희와 민오가 주선한 맞선은 이루어진 것이다
그동안 잠자고 있었던. 내 인생이 물을 만 난 듯 요동쳤다
손 흔들며 세상 떠난 명희엄마는 벌써 잊고
명희엄마에겐 미안하지만 어느새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명희의 볼에 '이마에 뽀뽀를 퍼부었다
아빠? 
 민오 엄마와 사랑해서. 고추 달린 동생 낳아줘 알지?
그  으려~~ 어디 하나 뿐이겠니
목젖을 타고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산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민오 엄마와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
이 눈치 없는 천사들이 먼저 나와 있었다
명희가. 민오엄마의 손을 잡으며
다른 여자가 울 아빠 쳐다보면  못 보게 하세요?
등산복 다림질 하는 사람 봤어요?
아빠가 밤새 그리 했다니까요  하며 간드러지게 웃는다
민오가.
 울 엄마는 아저씨와 산행 간다고 어제 파마하고
살 뺀다고 밥도 안 먹었걸랑요 하며
명희와 함께 웃어 젖힌다
작은 천사들이
아직은 숨기고 싶은 행동들을 파헤쳐 놓고 깔깔 웃고 있었다


한적한 산길
총각 때 데이트하는 것보다 더 마음이 떨렸다
짧은 시간에 내가 민오 엄마에게 푹 빠져 버린 것이다
앞으로. 뒤로. 오가며 중간 산턱
뒤에 오던 민오 엄마가 비명과 함께  뒹굴었다 
돌에 차여 넘어진 것이다
등산화를 벗겨 발에 파스를 뿌렸지만
산행을 포기해야 될 것 같았다
싫다, 뿌리치는 민오 엄마를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등에 업고 내려오고 있었다
호빵처럼 따뜻한. 가슴 두 개가 
젖은 내 등에서 나의 촉각을 건드리고
보름달처럼 둥근힢이 
내 두 손 위에서 파도처럼 넘실거렸다


 잘된 거야
 아주 잘한 거야
일찍이 내게 이런 호강이  또 있었던가
목에선 힘겨운 숨이 헉헉댔지만
몸에 살아있는 촉각 모두는 민오 엄마의 움직이는 힢에 가 있었다
산. 입구까지 어떻게 왔는지 나도 모른다
송송 맺힌 나의 땀을 닦아주며
죄송해요 무거웠지요?
 흐르는 땀을 닦아 내며
아  뇨~ 새 깃털 같았는데요
아닌데? 민오가 살찐 하마 같다 하지 않았나요?
말을 던져 놓고
둘이 배를 움켜쥐고 웃고 있었다
그다음 주
민오 엄마를 우리 집에 오게 할 방도를 찾고 있었다
민오. 엄마를 만난 후로 내 몸이 자꾸 더워지고
밤에 잠자리를 더듬고
해가 길게 느껴지고
낙엽 구르는 소리에도 귀를 세우곤 하였다
꾀를 내 보았다
억지 기침을 하며 침대에서 콜록이고
시름시름 밥을 사양하고 있었다
민오 엄마가 걱정하듯 달려와  밥도 챙겨주고
걱정해 주며 손까지 잡아 주도록.
그리 하기 위해
 명희 앞에선  금방 죽을 듯이  더 괴로운 표정을 하였다


 속으로. 이 바보 딸아  빨리 소문내. 민오엄마가 오게 하라고..
 에고. 에고. 를 하며 명희 방 앞을 오가고 있었다
다음날 배가 고파  울 것만 같은 아침
밖이 시끌하였다
자세를 고정시킨다
올 것이 왔구나
드디어 입에 걱정을 물고 민오 엄마가 온 것일까
쓴 술 마시며 찡그리듯
빛바랜  얼굴로 누워있을 때
벼락처럼 문이 열리며
 야? 이 못난 녀석아~~~
창피한 줄 알아야지
그래 나이가 몇 개인데  상사병이여?
시골 계신 엄마가  입에 거품 물며 내 이불을 들잔디
명희가. 시골 할머니에게
아빠가 민오 엄마 때문에  상사병 나서  죽게 생겼다고 전화를 한 것이다
 에그. 저 팔푼이 머저리 누굴 닮아서 저리 멍청하니
어차피 이리된 것
더 크게 소리 내고 있었다


에이고 아야 `아야야. 엄니? 나 죽네요~~


 어머니가 핏대를 세우며.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어떤뇬이  내 아들 꾀어냈는지 보고 간다며
명희를 앞장세우고 가고 있었다


어머니 손에 명희 손에
시골서 준비해 온
참기름. 들기름. 생선꾸러미가  들려있었다


얄팍한 웃음이 내 입에 걸쳐있었다
중이 제 머릴 어찌 깎니
한참 후. 늦은 오후. 어머니가 내 침대에 서신다
넌. 왜?
그 좋은 혼사 다 마다하고
똥자루만 하고 뚱뚱한 여자 때문에 상사병이니.
고스톱만 잘 치면 뭐 해? 하시며


그리곤
살짝 웃으시며
내 손을 잡으시고
근데 착하게 생겼더라
걔도 네가 맘에 드는 모양이더라
엄마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감추고 있었다
일요일 오전
양치질 5분 더하고 넥타이 단정히 매고
이태리제 향수 약간 뿌릴 때
민오가 허겁 뛰어와~숨 삼키며 
옆집 영실네 할머니가
울 엄마 데리고 제과점에 갔다고..


그 동네 땅 부자  노랑이 황 노인이
민오 엄마를 눈독 들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약간의 배신감과 가슴에서 뜨거움이 올라오고 있었다


첫사랑 그 애도 용기가 없어 좋아한단 말 한마디 못했었고
두 번째 그 애는 내가 가진 것 없다고 떠났었고
세 번째 그 애도 내가 어물쩍 한 사이에 
선배가 낙하 채가지 않았던가


군시절 그녀가 너무 좋아 사랑한다고 외치고 다닐 때
자기 타입이 아니라고 친구인 명희엄마 소개해줘
결혼해 명희를 낳았던 게 아닌가


뿌리던 향수 베틀에 던지며 어디라고?
깜짝 놀란 민오가 말 더듬으며 따라오란다


민오와 명희는 뛰고 나는 빠른 걸음으로 근사한 제과점 문을 열 때
적장처럼 뛰어온 나를 본 민오 엄마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배불 떼기 황 노인이 뭔 일이냐는 듯 바라본다


내가
선 채로 웅변하듯 또박또박 말을 한다


내 비록 황 노인처럼 가진 것은 적지만
민호 엄마를 위해서라면
돈보다 더 소중한 사랑으로 일관하겠으며


황 노인보다 나이가 젊어 아직 돈 벌 시간이 충분하고
황 노인이 낀 돋보기안경 없이도
 민호엄마 이쁜 얼굴  잘  볼 수 있으며


특히 민오를 내 친자식처럼 잘 키울 수가 있다고..
그때
 두더지처럼 몸을 움직인 황 노인이 안경 너머로
나에게  빌려간 돈이 적잖은데..?
그때 영화의 한 장면처럼
판소리의 추임새처럼 팔을 걷어붙이며
얼마여? 계장 번호 대랑께~
엄마가 깍두기 담그다 말고 뛰어온 것이다

그때 민오와 명희가 깔깔깔 웃으며
할머니 계장이 아니고 계좌네요 하며 웃어 젖힌다~
청혼이었다 엄마와  함께한...

그리 저리 가는 세월 속에
민호엄마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초조한 하루가 지날 때마다
황 노인과 식사하러 간 건 아닐까
혹시 둘이 손잡고 영화구경을 하는 건 아닐지. 
밥맛도 없고 잠도 설친 일요일 오전
한 통의 메시지가 나를 부른다


살이 쪄서 청바지가 꽉 끼는데 괜찮겠느냐고...
씩 웃으며 답장 보낸다
민오 엄마는 치마가 더 잘 어울린다고...
장가 두 번 가던 날.
시집 두 번째인 여자에게
반지를 주고 다시 받고
여행 가방을 챙긴다
비행기 장으로 향하는 길에
민오와 명희가 앞을 막는다


엄마?
이젠 살 안 빼도 되니까  밥 굶지 말고..
명희가 또 깔깔댄다
아빠? 아줌마랑 사랑해서
고추 달린 동생 낳아 데리고 오라고.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걱정 말아 명희야
오늘 밤에.
아니. 이젠. 언제든지. 생각날 때  할 수 있으니...


콩당 꽁당 심장 뛰는 소리를
민오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
태극기에 경례하듯
한 손을
가슴에 댄 채
명희에게  남은 손을 흔들어준다


대한민국 만세
울 엄마 만세.
나의 천사들 만 만세......... 창작 글 (시골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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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10 자유게시판
    댓글 활성화를위한 창작글입니다
    실패한 듯 하지만
    조회수가 145인많으니
    위안이됩니다
    감사드립니다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네요
    건강챙기십시오

  • 작성자별 둘 | 작성시간 24.04.10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
    명희와 민오가 효녀 효자입니다
    ~~ *^^* ~~ ~~ *^^* ~~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10 어린 천사들이 효녀입니다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보내십시오~
  • 작성자러브러브 | 작성시간 24.04.10 명희와 민오 고넘들..참 이쁘요
    고무신도 짝이 있다고 지눈에 안경이죠
    똥자루 라해서 깜놀 했네요 나를 보는듯 해서리~~ㅎㅎ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10 아~~
    러브님이 그렇군요
    그런데 귀엽잖아요 ㅎ
    시간이 쪼개어 만든 글이네요
    감사드려요
    편안한 밤 보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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