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 게시판

오월의 휴가

작성자시골바다|작성시간24.05.20|조회수146 목록 댓글 6
주말이 낀 오월의 3일간의 휴가
나의 마음은 집에서 편하게 커피 마시며
그동안 못 읽은 책 읽으며 쉬고 싶지만
며칠 전부터 휴가 간다며 옷가지를 챙기는 아내를 따라 나선다
휴가는 풍기 소백산 깊은 산속 동생 별장
철마다 우리 5형제들이 수다 떠는 장소
만나는 것도 기쁨 중에 하나다
달리는 고속버스에서 자냐고 묻는 아내를 무시했지만
사실은 형제들 앞에서 부를 노래를 선곡하는 중이다
국악을 전공한 셋째 매제
음악 선생님이신 막내 남편.
첫째는 영주에서 알아주는 노래실력의 소유자
고민스럽다
서투룬 팝을 부를까
아니야 그래도 조금 자신 있는 트롯을.
그것도 밀린다 싶으면 해병 권조 가를 폼나게 부르면 깜짝 놀라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세 시간 반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하자
먼저 온 형제들이 반갑다며 환호성이다
한여름에도 창을 닫고 자야 하는 곳
물소리가 피아노 소리처럼 아름다운 산중
내리는 빗소리 장구소리처럼 경쾌한 곳
형제들 서로서로 싸 들고 온 음식을 나누어 먹고
그동안 싸인 이야기들로 회포를 풀며 깔깔 거릴 때
힘자랑하듯 삽 들고 냇가로 들어가 고랑을 치우기 시작하자
추웠던 몸이 생기를 되찾았다
여동생들과 아내는 몸살 난다며
뭔 노인네가 힘자랑하냐고 걱정의 말을 던지지만
잘난 척. 센 척. 용감한 척 큰 돌을 옮기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낙지. 문어의. 고급 요리가 풍성히 나오고
오리백숙 등이 차례를 기다리고있었다.
시원한 맥주 싱싱한 과일이 가득 담아올 때
내가 큰소리쳤다
"노래방 기기 틀고 막내 너부터 한 곡 뽑아봐 "
그때 막냇동생이 조용히 말한다
오빠 ? 마을에 초상집이 있나봐요
여기서 노래하면 마을까지 다 들려
동네 사람들의 뭐라 생각하겠어
주일날 교회도 빼먹고
어머닌 자식들 언제 올까? 목 들고 계시는데
내가 여기서 술 마시고 노래 부른다고 즐겁겠어?
아차 하는 생각에
동생의 손을 꼭 잡아 주며
미안하구나 오빠가 생각이 짧았지?

노래를 못 부르니 오월 휴가가 꽝!이네
이참에 고스톱 판이나 벌려볼까
고속버스에서 아내 몰래 속으로 연습했던 노래 "Take Me Home. Country Roads"를
중 염불 하듯 부르며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1 올 여름엔 냇가에서 몸 담고 노래 부르렵니다
    리디아님은 양평으로 가시네요
    저는 풍기로 ..
    감사드려요
    즐거운 화요일 되시고요~~
  • 답댓글 작성자리디아 | 작성시간 24.05.21 시골바다 아뇨.
    오래전~20년전쯤..지인 양평 별장으로 여럿이 놀러 갔다가 생긴 일이 생각나서요.
    노래하고 관련된 추억이에요.
    오후에 올려야 겠습니다 ㅎ
  • 작성자남동이 | 작성시간 24.05.21 어~그러셨군요..
    모처럼 만에 가족 모임인데
    문 닫아놓고 노래자랑 했으면 어땠을까요.
    나름 열심히 준비하셨는데..남동이 생각..ㅎ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21 산중이기에 노래방 기기 틀어 놓으면
    아래 동네가 시끌합니다~
    감사드려요
    즐갑고 행복한 화요일 되십시오~
  • 작성자그산 | 작성시간 24.06.01 삶방에 너무 좋은글을 올리셔서 찾아왔습니다
    Take Me Home. Country Roads 올려드립니다

    https://youtu.be/uu7j_xljCRY?si=GSezeknJUHJF9t6A
    첨부된 유튜브 동영상 동영상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