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로또 1등 당첨되었으니 회하러 갑시다" 지인의
전화 받고 '긴가 민가'하면서 부지런히 40분간 애마를 몰아
화성시 서쪽 끝 전곡 항구를 거쳐 바다 건너 제부도에 가게 되었다.
오이도 보다는 덜하지만 가다 죽어도 참치라고 횟값이 장난 아니다
바다로 둘러싸인 제부도 횟집 식당에서 맛있게 식사가 끝날 즈음
필자가 "당첨된 로또 한번 보자" 부추켰고 확인결과 숫자 '18'번이 없어
2등이 되었다. 그래도 2등이면 대략 2천만원의 상금인데 그게 어딘가?
지인을 위로하면서 한 표현이 '깜놀경'이었다. 깜짝 놀란 경사의 약자다.
어느 시대나 새로 만들어진 '신조어'와 줄인 말의 '약자'는
나타나기 마련이며 생성과 소멸의 주기 속에서 공감을 얻기도 하고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신조어가 관심을 받는 것은 변화하는
사회문화적 세태의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신조어는 '대깨문, 중꺽마, 개딸, 입틀막, 아특껍‘처럼
줄임 말의 형태다. 우선 '대깨문'이란 대가리가 깨져도 문XX.,
'중꺽마' 란 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마음, '개딸'은 개혁의 딸
'입틀막'은 입을 틀어 먹는다, '아특껍'이란 가끔 수원역 택시 정류장
육교건너 먹자 골목에 소주 1병 2천원, 돼지 껍데기는 무한정 8천원
비린내 없이 돼지고기 껍데기가 별미라서 아주 특별한 껍데기라 한다.
그런가 하면 경기도 오산시 오산천 상설 재래시장인 오색시장의 순대골목
조선시대부터 과거보러 가는 선비들의 떡치는 곳인 병점도 이름 값 한다.
졸부들의 '쓰죽회'란 돈이 많아도 어차피 죽으면 끝인데 '쓰고 죽자' 회다.
표현의 자유라 하지만 들을 때마다 웃지 못할 씁쓸한 신조어도 있는데
‘검새‘, ’판새‘, 최근에 ‘의새’가 그렇다. 우리 사회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자
선망받는 직업군을 새 새끼로 조류화에 대한 배경과 분석은 구구하지만
이른바 ’새‘는 사람이란 뜻의 ’쇠‘가 변형된 것이고 쇠에는 부정적이고
얕잡아 본다는 의미로 결국 ’새‘는 사람(직업)을 낮추어 일컫는 말이다.
비슷한 예로 짭새(OO관), 깍새(이발사)와 딱새(구두닦이)가 있다..
비하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들에게 맞는 수준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감이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불만과 우려, 비난이
반영된 신조어가 아닐까 판단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도 문제지만
힘 없으면 즉각 구속 기소되어 아작이 나고, 방탄복으로 둘러싸인
권력자 앞에서는 몇달이 가도 기소조차 안 되니 추악한 나태다.
그러다 여론이 들끓면 마지 못해 기소, 재판헤도 세월아 네월아다
언어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고 신조어는 사회 문제의 단어지만
비하와 혐오는 해법이 될 수 없으며 사회갈등만 더 초래할 것이다.
결론은 사회 공동체적인 자정 노력과 제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