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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 지하철에서 발견한 시들【 5 】

작성자별 둘|작성시간24.06.21|조회수90 목록 댓글 4

 

 

[ 1 ] 사랑하는 사이다

 

                                 * 이정선

 

 

 

느릿한 오후, 심심한 편의점에서

첫눈에 반한 너

 

시원하게 반짝이는 너에게

달콤상큼한 주문을 톡톡톡!

 

새침한 청량함에 입술이 깜짝!

싱그러운 떨림에 엔도르핀이 활짝!

 

이래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다.

 

 

 

 

 

 

 

 

 

 

 

 

 

 

 

[ 2 ] 팔월

 

                                     * 김정원

 

 

 

할아버지가 대인시장에서 수박을

고르신다

가운뎃 손가락으로 수박을 툭툭 두

드려 보고

"잘 익었다" 하시고

 

노점상 널조각 곁에 바짝 쪼그려

앉은

내 머리를 툭툭 두드려 보고는

"아직 멀었다" 하신다.

 

 

 

 

 

 

 

 

 

 

 

 

 

 

 

[ 3 ] 고향

 

                        * 김보림

 

 

 

파아란 하늘 내려앉은

강가에서

잠방이 다 젖도록

물장구치면서

텅벙대고

송사리떼 쫓다가

잃어버린 고무신 한 짝

 

요즘도 

가끔

꿈을 꾼다

 

오메!

내 신발.

 

 

 

 

 

 

 

 

 

 

 

 

 

 

 

[ 4 ] 기차표 고무신

 

                             * 이소영

 

 

 

고무신을 신고 공을 차면

공보다 먼저 고무신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그때부터 나의 가슴에는

고무신 태양이 떠 있었다

 

기차표 고무신이 유리판 같은

세상을 조심조심 건너가면

밑바닥에서 기적소리가 났다

 

늙은 발은 기차를 타고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었다.

 

 

 

 

 

 

 

 

 

 

 

 

 

 

 

[ 5 ] 여름

 

                              * 박찬명

 

 

 

야옹 - 야옹 - 고양이가 운다

고양이가 잠이 들면

찌르르르 --   풀벌레가 운다

풀벌레가 잠이 들면

문 밖 신문 두는 소리가 들린다. 툭,

배달원이 떠나고

타이머가 다 된 선풍기가 꺼진다. 턱,

새가 아침을 지저귄다

 

여름밤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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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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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시골바다 | 작성시간 24.06.21 짧지만 두뇌가 있는글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별 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2 여름시로 모아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부천이선생 | 작성시간 24.06.22 예전에 부천의 버스정류장에 제 작품도 전시된 적이 있답니다.
    ^(^

    https://blog.naver.com/lby56/150097170154
  • 답댓글 작성자별 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2 예, '日出'이라는 시군요! 읽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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