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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 지하철에서 발견한 시【 6 】

작성자별 둘|작성시간24.06.25|조회수56 목록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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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미래유산 공모전 당선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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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골목길( 북촌 한옥밀집 지역 )

       

 

                                          * 설덕환

 

 

 

삼삼오오 아이들이

긴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애처로운 눈길로 바라보다가

 

굴뚝에서 나오는 구수한 밥 향기

무리지어 가오리연,

방패연 되어 하늘로 날아갈 때

 

집 앞 골목길에서 터져 나오는

아이들의 함성소리에 잠깬 동생 업은

엄마 손엔 부지깽이 춤을 춘다

 

담 위로 머리 내밀어 동무 불러내고

대문 열면 보이는 넓은 놀이터에서

종일 놀았는데, 어깨동무하니 꽉 찬다.

 

 

 

 

 

 

 

 

 

 

 

 

 

 

 

[ 2 ] 청와[靑瓦]  --  ( 청와대 )

 

                                     * 고윤배

 

 

 

하늘과 바다가 푸른들 무슨 소용인가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다시 하늘로 

푸른 물결은 그렇게 흐르고 흘러

우리 삶 속으로 스며든다

 

가끔 우뚝 솟아버린 모난 산을 만나

흐르지 못하고 고인 푸른 물결은

그대 품에서 다시 세상으로 흐르겠지

 

우리 마음속 꿈이 마르지 않도록

 

푸른 하늘 푸른 바다따라

우리 삶도 푸르러지도록.

 

 

 

 

 

 

 

 

 

 

 

 

 

 

 

[ 3 ] 헌책, 말을 걸다( 동대문 헌책방거리 )

 

                                               * 강보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추억

뽀르르 속삭이는 빛바랜 볼펜 글씨

그 시절 어디에 있냐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냄새

살포시 다가오는 메마른 단풍잎

그 시절 어디 갔냐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흔적

접힌 자국 꼼지락하며 아는 체

그 시절 그랬다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비밀

반으로 접은 구화폐 오백 원

그 시절 말을 건다.

 

 

 

 

 

 

 

 

 

 

 

 

 

 

 

[ 4 ] 삶의 자리 ( 남대문 시장 )

 

                                   * 채선미

 

 

 

삶을 가꾸고 거둔 숨결 모은 자리

손마디로 키운 자리였다.

노적봉 쌓아 올리듯 정도 어린 자리였다

 

어머니 텃밭에 씨 뿌려 가꾸었듯이

아버지 노동의 끈 끌면서 이루었듯이

오랜 세월을 묻고 삶의 무게 올렸다

 

꿈을 태우면서 꽃피우고 

편편히 사무친 정 불러서 바람 어리고

땀 젖은 이마 맞대고 슬기 닦아 모았던

세월간 이야기 잠언처럼 외워본다.

 

 

 

 

 

 

 

 

 

 

 

 

 

 

 

[ 5 ] 지하철 ( 지하철 1호선 )

 

                                * 김진환

 

 

 

문이 닫히면 

꿈은 이동한다

 

문이 열리면

꿈이 시작된다

 

그렇게 매일

차곡차곡

쌓이면

꿈이 현실이 된다

 

누구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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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시골바다 | 작성시간 24.06.25 글을보며 생각에 잠겨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요~~
  • 답댓글 작성자별 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5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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