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 게시판

옆산

작성자송장출|작성시간24.07.04|조회수34 목록 댓글 0

  빚 보증으로 풍비박산이 난 우리 가정은 고난의 시작이라

간신히 중학교 입학한 후 중학교 3년 내내 수업료 지연 납부로

곤혹을 치르다가 고교 입학금까지는 부모님 도움을 받았다.

그 이후 수업료 납부는 불과 몇달 연습한 축구 독학에 의해

축구 선수가 된 1학년 1학기 때 가볍게 학비면제를 받았지만

상업은행 선수 조언으로 축구 선수 정년이 20대 후반임을 알고 

학업으로 전환해 학비 마련차 신문배달, 과외 등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후 직업군인, 회사원을 거쳐 현재는 중 고등학교 입시학원을 

운영하면서 취미 삼아 휴일이면 조기축구나 등산을 하게 되었다.

최근 국내 축구계 가장 큰 뉴스는 40년 만에 올림픽 축구 탈락이다.

믿던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인데 감독, 코치, 주장만 탓할 것은 아니지만

축구 지도자 중에는 탁월한 경기 운영으로 지장(智將) 지도자도 있었고,

부드럽고 온화한 스타일의 덕장(德將), 강력한 카리스마로 용장(勇將)도 있다.

 

   답답하면 필자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앞산, 옆산, 뒷산을 가게 된다

앞산은 등산화 먼지 터는 수준의 구봉공원을 감싸안은 해발 101m 구봉산

옆산은 임진왜란시 권율 장군이 왜군을 아작낸 세마재 해발 205m 독산성

뒷산은 신라 천년사찰인 용주사와 조선 사도세자와 정조의 융건릉

전 국가대표 차범근 감독의 고향이면서 박지성 선수의 모교를 휘감고 

작가 황순원의 소나기 마을과 흡사한 해발 132m의 성황산을 뜻한다 

 

   독산성 기슭에는 서울 인사동 식당을 닮은 곳도 있고

입구에 자리한 자그마한 식당에는 국수와 막걸리를 판다.

별다른 안주 없이도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편리한 장소다.

국수나 칼국수를 주문하면 막걸리 안주가 필요 없고

산의 풍경이 펼친 야외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등산객들도 막걸리를 마시며 등산길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도심의 야외 카페에서 식사와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산기슭에서 먹는 국수와 막걸리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독산성 입구는 약수터가 있고 주차장에 족구도 가능한 
작은 매점이 있다. 그 집에도 나무 아래 놓아둔 탁자가 있어

계절의 정취를 느끼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등산객들은

그곳에서 가벼운 대화로 하루의 등산 여정을 마무리하지만

나무 그늘 밑에서는 먹어도 별로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노털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부담이 적어 좋다.

나무 그늘 아래의 정다운 대화도 벌써 지난 일이 되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지인, 시나브로 마음이 멀어진 지인

또 어떤 지인은 몸이 술을 받아주지 않아 오지 못한다.

한번 오겠다고 하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힘들 것이다.

   백제시대에 건립된 보적사의 종소리가 퍼질 때

안양, 안산, 수원, 용인, 오산, 화성, 평택 일대의 전경은

복잡한 인간관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라는 암시인지?

어쩌면 이별의 아픔을 줄이려는 자연의 섭리일지도 모른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