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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 나희덕
얼마나 더운지
그는 속옷마저 벗어던졌다
엎드려 자고 있는 그의 엉덩이,
두 개의 무덤이 하나의 잠을 덮고 있다
잠은 죽음의 연습,
때로는 잠꼬대가 두렵고
내쉬는 한숨의 깊이 쓸쓸하지만
그가 다녀온 세상에 내가 갈 수 없다는 것만큼
두렵고 쓸쓸한 일이 있을까
그의 벗은 등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벌거벗은 육체가 아름다운 건
주머니가 없어서일 것이다
누구도 데려갈 수 없는 그 강을
오늘도 건넜다가 돌아올 것이다, 그는
밤은 열대처럼 환하다
"벌거벗은 육체가 아름다운 건
주머니가 없어서일 것이다"
참 재밌다.
그렇겠다.
본래부터 인간에게 호주머니는 필요 없는 물건이다.
필요한 것이었다면
몸이 어디쯤에
그러니까
겨드랑이 아래라든가, 허리춤에 호주머니가 만들어져 태어났겠지.
잠은 죽음의 연습.
잠을 통해서 죽음을 연습하고
그 연습을 통해 삶이 윤택해질 수 있다면
참 좋으리라.
삽입곡 : Lovers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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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청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7.08 그래서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겠죠. -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시간 24.07.08 좋은글 마음에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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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청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7.08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
작성자리디아 작성시간 24.07.08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으니...
주머니도 필요 없다는.....
넘 욕심 피우며 살지 말자라고
다시 다짐해 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청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7.09 우리는 늘 비우며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하며 사고 있습니다.
放下着.
그러나 富를 위해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야 하는
이율배반적 삶속에서 늘 번빈하고 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