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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개그 끝판왕

작성자송장출|작성시간24.07.09|조회수71 목록 댓글 2

  원론적인 기승전결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요즘 폭우와 폭염의 연속이라 중간지대가 없다.

배 고팠던 어린 시절에 복숭아 과수원을 지나다가

어찌나 먹고 싶었던지 주인 몰래 훔쳐 먹는 것보다

솔직한 심정을 주인에게 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되어

정문으로 들어가 말하면, 욕만 먹고 쫒겨난 경우가 있었다.

 

   학업에 한참 바쁘던 고2 여름방학 때 단독으로 8박 9일간

충청, 강원, 경기 지역 일대를 도보와 대중교통수단에 의해

일주하면서 그 방법을 활용한 결과, 먹는 문제가 해결되었다.

왜냐하면 그 주변에 아무리 좋은 구경거리가 기다린다 해도

먹지 않고 굶으면서 즉,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격언이 있다 

 

   필자는 그러한 고난을 경험으로 세상에 눈 뜨게 되었다

고통 없는 삶이란 소설이다. 아직도 고통을 찬미할 수 있는가?

얼마 전, 밤새 글 쓰느라 새벽에 잠들어 아침 식사를 거른 채

화성시 병점 천주교회 미사 참석도 좋지만 창자가 뒤틀렸다.

마침 신부님 강론이 먹는 것과 관련되니 더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조상을 잘 만난 금수저로 가볍게 명문대 졸업 후 안정된 직업인이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하는 것이다"라고 젊은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가?

비록 인생의 달콤한 꿈이나 목표는 사라졌지만 필자가 설립한 국민학원 

강의실에서 "어려움을 통해 성장할 수 있으니 고통을 참고 이기라"고

수학 가르칠 때마다 어린 학생들에게 간접적인 세뇌활동이 습관이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금수저를 개천에서 자란 미꾸라지가 이기는 게

어려워지는 세상일수록 이런 조언은 교육목적상 하는 것만은 아니다.

   돌아보면 어렵게 자랐다. 궁핍해 중학교도 간신히 입학했고

그 이후 고난의 연속이라 중, 고교 졸업을 축하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

점심 시간마다 수돗가에서 물로 배를 채우다 수도 꼭지에 머리 부딪혀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교실에 갔다가 놀림감이 되었던 가슴 아픈 추억

철 없던 시절에 놀림 당하면서 그게 삶의 고생인 줄을 전혀 몰랐는데

그 이후 월급으로 결혼은 물론 대학과 대학원 졸업은 자체 해결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고생이었던 듯싶다. 그래서인지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편이다. 외려 그들이 힘든 고통과 갈등,

엄혹함을 이기며 큰 인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 편이다.

   예를 들어 과수원 주인이 주지 않으니 그냥 오는 사람은 '흥부'

주지 않더라도 밤에 울타리를 몰래 넘어서 억지로 먹으면 '감옥행'

주는데 먹으면 '보통 사람' 주는데도 체면 차리느라 사양하면 '신선'이다.

인생 6학년 경험상, 고통은 인간의 영혼 구원과도 관계가 있는 듯하여

고통이 우리에게 축복이지만 고통 없는 삶은 인간에게 저주일 수도 있다.
누구나 고통 없는 세상을 원하지만 그런 세상은 현실적으로 없을 것이다.

 

   살아가는 세상을 일기예보하듯 인생 기상도로 설명하는데

우리의 평생 날씨를 ‘대체로 흐리고 가끔 맑음’이라고 표현한다.

경험상 대체로 힘든 날이 많고, 웃을 때도 가끔 있는 것이 인생예보다.

고난 넘어 승화한 인생은 결이 다르듯 우리의 인생은 자업자득의 결과다

 

   몇 십년 전, 어느 가정이든 남아선호 즉 '아들 낳는 것'에 목을 맸다. 

아들을 원했는데 첫딸을 낳자, 다시는 딸을 낳지 않으려 이름을 '안나'

어렵게 두번째 시도한 아이가 인큐베이터에서 낳은 딸이자 '유리 안나'

세번째 마저 딸이자 뵈기 싫어 '비비 안나' 쌍동이 딸은 '이 안나, 저 안나'

물론 웃자고 한 말이지만 그렇게 난 자식들이 다 효자 효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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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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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가을이오면 | 작성시간 24.07.09 모자라 보이지만
    철학이 담긴 멋진 글입니다.

    그렇지요..인생은 대체로 흐리고 아주 가끔 맑음~~^^
  • 작성자지 인 | 작성시간 24.07.09 시골서 학교다녔던
    추억을 가진분들의 회상을 불러
    일으키시는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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