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갭니다
누가 뭐래도 나는 갭니다
인간과 종(種)이 다른 짐승입니다
반려(짝)라니요
얼토당토 않는 소리
우리에겐 윤리의식이 없습니다
부끄러움도 모릅니다
걸핏하면 개 같은 - - 이라고 욕도 하지 않습니까
이전투구라는 말도 하고
위기를 느낄 때는 이빨을 드러내 놓고 크게 짖기도 하고
불리하면 물기도 하는
아직도 야성(野性)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듯
개도 개처럼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걷기도 하고 뛰고 싶습니다
우리식 사랑도 하고
베푸는 호의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지나침에 대한 고언(苦言)입니다
나는 갭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개가 던지는 한마디 / 이수종 시인
2024. 8. 23
#개가던지는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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