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은 유난히 덥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계절 칸막이가 고장난 것인가?. 추석이 지나도 한낮 온도가 30도를 넘는다.
기후를 극복하는 것은 참을성, 삶의 지혜는 경험과 배움을 통해 얻어진다.
그래서 한 해라도 더 살아온 사람, 즉 ‘선생(先生)’을 존중하며 지혜를 배운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노년기의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나이 먹을수록 몸과 마음의 기능이 쇠퇴하고 늘어나는 것은 주름뿐일까?
노년기에 심리적 기능은 없을까? 그 대답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지혜’였다.
지혜로운 사람의 이미지는 경험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한 노인의 모습이다.
노인은 젊은이보다 더 지혜로울까? 지혜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다 알고 있는 수신(修身)과 제가(齊家)를 위한 개인적 지혜도 있고
입만 설치는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下)를 위한 사회적 지혜도 있다.
불멸(不滅)의 욕망과 필멸(必滅)의 운명 사이의 종교적 지혜도 있다.
과거에는 노인을 지혜로운 원로(元老)로 받들었다.
그러나 현대는 사회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른 시대라서
과거의 경험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심지어 위 아래10년에 세대차가 존재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과거의 경험을 들먹이며 젊은이에게 함부로 어설프게 충고하면
멀리 갈 필요 없이 순식간에 ‘꼰대’나 ‘라떼’로 취급될 수 있다.
참으로 많은 나날을 살았다. 지난 달에 생일이 지났으니
그 긴 세월 동안 산전수전 공중전을 치르며 무엇을 배웠을까?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돈일까? 종교일까? 사람일까?
다른 사람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매일 겪는 일상적 질문인데 늙음과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남은 세월 동안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영양가 적은 노년기는 바빴던 사회생활에서 물러나
인생 경험을 성찰하며 지혜를 키워나가는 소중한 시기다.
봄 여름 지나면 가을에 곡식이 여물고 과일이 제맛을 내듯이
노년기는 지혜를 숙성시키는 인생의 계절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