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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만난 친구들...

작성자비온뒤|작성시간25.11.21|조회수144 목록 댓글 8

요즘 내가 사귀는 친구들은 사람도, 동물도 아니다. 그들은 바로 ‘순둥이’와 ‘생화’, 숲속에서 만난 나의

특별한 친구들이다. 순둥이는 백 년 가까이 된 밤나무이고, 생화는 그와 비슷한 나이의 떡갈나무다.

 

나는 가끔 맨발로 숲길을 걸으며 땅의 기운을 받곤 했다. 발바닥을 통해 탁한 기운을 대지에

흘려보내고, 땅속의 지기를 받아들이는 시간은 더없는 안식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늦가을이 되어 차가워진 땅에서는 맨발 걷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떠올린 것이 바로 나무와의

교감이었다. 나무에 양손을 대면 풍부한 생기와 땅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특히 단순히 손만 대는 것이 아니라 나무와 대화를 나누듯 마음을 열면 더 깊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처음에는 의심이 들었다. 사람이 과연 말 없는 나무와 진정한 교감을 나눌 수 있을까? 하지만 어느 날

산책 중 문득 끌리는 나무를 발견했다. 그 나무가 순둥이였다.

 

순둥이를 감싸듯 양손을 대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순간 나는 나무와 내가 연결되어 있음을 몸으로

느꼈다.

 

나무의 생기와 지기가 왼손을 타고 들어오고 내 몸속의 탁한 기운이 오른손을 통해 나무로 빠져나가는

듯했다. 그렇게 며칠 동안 교감했더니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기를 10여일, 어느새 친구가 되고 이제는 처음 받은 순한 느낌대로 이름까지 붙여 부르게 되었다.

생화도 마찬가지였다.

 

이 떡갈나무의 반경 50미터 안으로 들어가면 따뜻한 기운이 몸을 감싸는 듯한 기분이었다. 멀리서도

나에게 기운을 전해준다는 생각이 들어 생기의 화신이라는 의미로 '생화'라는 이름을 붙였다.

 

요즘은 산책길에서 이들에게 지난 하루를 이야기한다.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어,” 하고 속삭이고,

“너희는 무슨 일이 있었니?” 하고 묻는다.

 

아직 나무들의 대답을 온전히 들을 수는 없지만, 그 대신 평화롭고 지극히 만족스러운 기운이 내게

전해지는 것을 느낀다.

 

순둥이와 생화는 약 1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내가 이야기를 해주어서 이제는 어렴풋이 서로의

존재를 아는 것 같다.

 

숲에 들어설 때마다 나는 나와 나무, 그리고 우주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무들은

묵묵히 공기를 정화하고 상쾌함을 선물한다.

 

나는 언제나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새 경계 없이 숲과 하나가 되어 있음을

느낀다.

 

순둥이와 생화는 말없이 그 자리에 서 있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나는 충만함과 함께 활력을 얻는다.

숲은 나의 안식처이고 나무는 나의 친구다.

그 속에서 나는 다시 삶의 균형을 되찾으며, 더 넓은 세계와 연결된 나를 발견한다.

 

 

 

 

<오늘의 샹송> Je ne suis qu'une chanson / Ginette Reno

지네뜨 르노(Ginette Reno)는 1946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태어났다.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의 국민가수

샹송의 대모로 불린다.영화배우,작곡가이기도하다.1959년부터 노래를 시작해 아직까지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Je ne suis qu'une chanson(어떤 노래도 부를 수 없어)'는 79년에  발표됐다. 히트곡으로 'C est beaucoup mieux

comme ca','Lessentiel'등 다수가 있다,  https://youtu.be/DPGbMluoHg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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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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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비온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11.22 그냥 산책하기 뭐해서
    이런 생각을 하면 걷습니다.
    감사합니다. 장비1님.
  • 작성자호 태 | 작성시간 25.11.21 머지않아 하산 하시겠네 ㅎ
  • 답댓글 작성자비온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11.22 이제 하산하면 북망산천인데..
    좀 더 있다가야죠..
    감사합니다. 호태시인님.
  • 작성자시니 | 작성시간 25.11.21 머지않아 신선되시 것네요.
    숲과 생화와 한몸이 되신듯요.

    우리의 상상력은 무한합니다.
    오늘은 동으로 내일은 서로
    이러면서 나무와 숲과 꽃과 대화도 하지요.
    마음이 깨끗하고 착한 사람만이 가능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비온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11.22 무슨 신선씩이나...
    이렇게 상상하며 산책하면
    하루가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니방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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