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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작성자푸른바람|작성시간26.01.03|조회수135 목록 댓글 1

계단 사이에 사는 화분

                            -- 송우석

 

우리 아파트

1층과 지하 사이

 

창문도 없는

계단 모퉁이에

화분이 하나 있습니다.

 

누가 여기다

두고 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나는 학교 갈 때마다

한 번씩 쳐다봅니다.

 

"안녕?"

속으로 인사하면

 

잎 끝이 

살짝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어제는 흙이 말라 보여

집에 올라가

컵에 물을 담아 왔습니다.

 

물을 부을 때

흙이 "후욱"

숨을 쉬는 것 같았습니다.

 

저녁에 돌아올 때 

계단 불빛 아래

 

그 화분은

아침보다

조금 더 초록색이었습니다.

 

언젠가 이사 갈 때

새로 오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줄 것 같습니다.

 

"여기, 

계단 사이에

조용히 사는 친구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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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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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시니 | 작성시간 26.01.04 화초와 대화를 하는 마음이 착한 사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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