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란
< 자전거에 올라 신체의 포지션을 잡아 무게 중심을 확보하고 각력에 의한 페달링으로 구동력을 발생시켜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도록 밸런스를 유지, 자전거와 라이더를 안전한 공간 내에서 전후좌우로 이동, 정지시키는 自走의 모든 조작 행위를 말한다.> 라고 정의하면 맞을 런지 모르겠습니다.
자전거를 제대로 타려면 배워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물론 효과적인 라이딩을 위한 측면이 크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서입니다. 자전거 타기를 어린 나이에 익히기 때문에 꼭 알고 넘어가야 할 안전수칙과 중요한 스킬에 대해서 간과하기 쉬운 맹점이 있습니다. 제 생각으론 초등학교 교과목에 자전거 타기 항목이 필수적으로 신설돼야 한다고 봅니다.
암 것도 모르던 초보시절 수리산 번개에 따라 갔습니다. 오르막 경사가 심한 곳은 끌고, 평지는 페달을 돌리고, 내리막은 위태로워 쩔쩔매면서도 공 먹는 재미가 쏠쏠해서 그냥 내달았습니다. 산을 내려와 한 참 평평한 포장도로를 달린다싶더니만 갑자기 선두가 좌회전하여 산을 향해 급경사를 올라가더군요. 채 기어를 바꾸지 못한 저는 페달이 태산처럼 무거워져 정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자전거에서 내리고보니 다시 안장에 앉아 스타트를 할 수가 없어 난감했습니다. 뒤 따라오던 선배님께서 빨리 가자고 재촉을 했습니다.
[ 기어가 이렇게 높게 맞춰 있는 데! 이 비탈을 어떻게 올라갑니까? ]
[ 하하하! 그냥 저단 기어로 내려 맞추고, 자전거를 들고 손으로 페달을 몇 바퀴 돌리세요. ]
그 때만해도 기어는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만 조정하는 걸로 알았지 뭡니까? 그 다음이 또 문제였습니다. 기어는 적정한 저단 상태가 됐지만 탑 튜브에 엉거주춤 걸친 상태에서 페달에 힘을 가하니까 헛바퀴만 돌고 제 자리 걸음이었습니다.
[ 경사 때문에 출발이 어렵군요.]
[ 그럼 경사를 없애야지요! 자전거를 돌려 옆으로 향하든지, 뒤로 돌려 출발한 다음 유턴하세요. ]
빨리 팀을 따라 가야하는 만큼 시간관계상 정법을 생략하고 임기응변 하는 법을 먼저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쥐어 줘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간단한 것도 누군가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혼자 저절로 깨닫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정법은 나중에 자전거 카페 교육번개에서 귀가 닳도록 배웠습니다.
[ 경사로에서 출발하는 요령은 꽁지발로 서더라도 엉덩일 편안하게 안장에 걸터앉게 하여 페달을 최대한 천천히 밟아 구동력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한쪽 클릿은 주행이 편안해지면 그 때 끼웁니다. 누차 반복 실습하게 되면 이런 세세한 절차를 생략해도 출발이 쉽습니다.]
탄천, 야탑 지나 모란 깨, 야구장이 있는 곳에 분당 탄천 자전거도로 중 가장 급한 직각 코너가 있습니다. 서툰 제가 여길 어찌 어찌 돌아 나갑니다. 뒤 따라 오던 어느 선배 분께서 지적을 합니다.
[ 그렇게 도는 게 아니라니깐요! ]
[ 왜요? 내 딴엔 제법 잘 돈 것 같은데요.]
[ 코너를 돌 때 밖으로 튀어나가려는 원심력에 대항하려면 바깥쪽 페달을 땅바닥을 향하게 해서 지긋이 눌러줘야 합니다. 안쪽 다리는 위로 올려 무릎을 약간 펼쳐 중심을 유지합니다. 그러면 자전거가 코너 안쪽으로 비스듬하게 쓰러지는 모양이 됩니다. 경주하는 오토바이 선수들 코너 도는 폼과 똑 같습니다.]
나중에 어느 고수님께서 그 이상의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
[ 코너를 돌 때, 다리 자세도 중요하지만 눈도 못지 않습니다. 돌아가야 할 방향을 미리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팔꿈치를 굽히고 어깨를 틀어 코너 안쪽으로 밀어 넣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그 때 손으로 안 쪽 핸들을 강하게 내려누르세요. ]
어느 고수님으로 부턴 효과적인 기어변속법도 배웠습니다. 초보 때는 페달링을 멈추고, 기어를 바꾸고 그 다음 다시 페달을 돌리곤 했는데 요령을 배우고 나선 페달을 돌리면서 동시에 기어를 바꾸는 팁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옆 라이더에게 철커덕! 하는 자신의 기어 변속음이 들리게 하는 건 금기라고 배웠습니다. 기어 변경 직전 있는 힘을 다한 순간 가속으로 자전거의 구동력을 확보한 다음 변속 레버의 재빠른 조작과 동시 페달에 힘을 주지 않고 가볍게 공회전 시키면 서너 단 쯤, 스무드하게 기어가 한꺼번에 바뀌더군요. 선배님은 후배를 가르칩니다. 달래 선배입니까? 후배 지도하라고 선배입니다.
어느 님으로 부턴 간단한 스트레칭에 대하여 배웠습니다. 맨 땅에 쭈그리고 앉아 큰 것 보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페달링으로 피로해진 다리근육을 풀어주는 데 최고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저는 라이딩 중 이 자세를 알게 모르게 많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자세가 촌스럽고 경박해 보여 꺼려집니다만 몸에 좋다니 남의 이목을 상관치 아니 합니다. 끙끙 거리며 몇 분 앉아 버티면 하체 혈류가 좋아지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 앞 바퀴를 향해 발끝을 삼각형이 되도록 모으고, 무릎이 탑 튜브를 스치도록 페달을 돌려라! ]
[ 비탈길은 다릿심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호흡으로 올라간다. 호흡을 여유 있고, 균정하게 하라!]
[ 팔이 벌려져 바람 저항을 받으면 에너지 낭비가 많다. 가능한 한 팔꿈치를 몸 쪽으로 바짝 당겨 부쳐라! 이 때 팔꿈치를 약간 굽히는 것을 잊지 말도록!]
[ 길의 경사도에 맞춰, 기어를 바꾸는 것이 당연하지만 속도에 맞는 기어비를 유지하는 것도 기억하라! 서울에서 속초 갈 때 지속적으로 같은 RPM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라. ]
[ 번개에 나가 팀이 너무 천천히 움직여 운동이 안 되는 경우 기어 비를 극단적으로 낮춰 페달링을 엉덩이가 들썩일 정도로 빠르게 하는 RPM으로 운동량을 확보하라.]
[ 혼자 달리면서 수시 인터벌 훈련을 하라, 최고 높은 기어비로 허파가 찢어질듯 최고속도로 달려보고, 최저 기어비로 근육이 터질 만큼 최대 RPM을 내보라.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
[ 번개에 나가 지갑을 먼저 꺼내는 건 불필요한 행동이다. 누군가 회비를 걷을 때 정당한 자기 몫을 내면 된다. ]
[ 엉덩이에 통증을 느끼면 무조건 내려서 충분히 쉬어라! ]
[ 남성 라이더는 져지 밑에 팬티를 입지 않는다. ]
[ 앞 사람 등 뒤에 3미터 이내 근접하여 달리는 드래프팅을 활용하면 앞 주자가 바람 저항을 막아주어 체력 손실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 경사로에서 힘이 들면 발뒤꿈치를 땅바닥을 향해 꾹꾹 눌러주는 페달링도 요긴하다. ]
[ 스톱할 때 양발의 클릿을 동시에 뺀다. 한쪽 발만 빼야 할 경우라면 지형을 감안한다. 발 디딜 지면이 높은 쪽의 클릿을 빼는 것이 당연하다. 보통 무릎이 위로 올라와 굽어 있는 다리의 클릿을 먼저 빼고, 그 다리를 활짝 옆으로 펴서 자전거를 옆으로 쓰러뜨리면서 선다. 차도에서 설 때는 왼쪽 발의 클릿을 먼저 빼고, 왼쪽 발로 땅을 딛는 것이 좋다. 그리 되면 차도 쪽으로 쓰러지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
[ 클릿일 경우, 신발바닥에 붙은 껌을 때낸다는 기분으로 페달링을 한다. 페달링이란 페달을 밟는 것이 아니라 돌려주는 것이다. 마치 손으로 잡고 돌려주듯이.]
[ 자전거를 반듯하게 직선을 따라 앞으로 진행시키려면 360도 회전하는 동안 파워가 기계의 회전처럼 일정하게 작용하도록 밀고, 밟고, 당기는 페달링을 균일하게 한다. 이는 급한 경사로를 중단 없이 올라가는 유용한 기술이기도하다.]
[ 도로에서는 뒤 브레이크를 많이 쓰지만 산악에서는 앞 브레이크 위주로 탄다. 거의 8:2에서 6:4의 비율로 앞 브레이크 이용도가 높다. ]
[ 얼어 죽는 귀신은 흔해도 더워 죽은 귀신은 드물다. 항상 라이딩 시 방수 방풍 되는 따뜻한 여벌 옷을 준비한다.]
[ 페달은 좌우측 공용이 아니고, 좌측용, 우측용이 따로 있다. ]
[ 예기치 못한 불순한 일기로 폭우를 만날 수 있다. 디카, 핸폰 등 디지털 제품 보호를 위해 비닐 주머니를 휴대하라.]
[ 빗물이 고인 곳은 바닥이 단단하다. 그냥 통과하라. ]
[ 앞 기어와 뒤 기어의 조합은 극단적 대각선을 피해야 한다. ]
[ 젓산역치라는 것이 있어서 근육은 한번 경험한 최대치 고통을 기억한다. 다음에 같은 량의 고통이 주어지더라도 그다지 힘들지가 않다. 선수가 되려면 고통의 최대치를 계속 향상 시켜 나가야 한다. ]
[ 도로 주행 중 힘이 들면, 기어를 내릴 생각을 하기 전에, 페달 밟는 힘을 끌어당기는 힘으로 바꿔보고, 그래도 안 되면 햄머링을 한다. 그 다음 댄싱도 주저하지 않는다. 할 것 다 해보고 마지막에 기어를 내리는 걸 선택한다.]
[ 아무리 좋은 지방이나 단백질도 금시발복이 안 된다. 주행 중 바로 피로를 회복하고 파워를 증진시키려면 당분과 탄수화물이 으뜸이다. 달콤한 초코렛이나 빵, 밥이 장거리 라이딩에 도움을 준다. 같은 맥락에서 걸쭉한 조청이나 쫀득쫀득한 엿이 최고이다. ]
[ 수신호를 할 때는 핸들 잡은 손의 브레이킹에 주의한다. ]
[ 주행 중 뒤를 살필 때는 어깨 위에 앉은 잠자리를 본다는 기분으로 목을 돌린다. 이 때 허리를 약간 돌려준다. ]
[ 사람의 생명은 핵심부인 머리에 위치한다. 그러나 거기는 외부 충격에 가장 취약하다. 그래서 철석같이 헬멧으로 보호한다. 헬멧을 안 쓰고, 자전거를 타는 것은 목숨을 꺼내 핸들 바에 걸고 다니는 것이나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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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닌 걸 많이도 주절거렸습니다만 여러 선배님들로 부터 이 이상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웨잇 백을 가르쳐 주신 분, 자세를 교정해주고 피팅 개념을 설명해주신 분, 비록 따라하진 못하지만 스탠딩이나 윌리[ 앞 바퀴 들기 ], 잭 나이프 [ 뒤 바퀴 들기 ], 토끼처럼 깡총 뛰는 바니 홉핑을 가르쳐 주신 분, 수많은 분들이 저의 스승이셨습니다. 다만 제가 하도 열등생이라서 그 분들의 가르침을 채 따르지 못하여 여전히 왕초보로 헤매고 있음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오르막 오르는 법, 내리막 내려가는 법, 손 발 시리지 않게 하는 법, 고글 쓰는 법, 헬멧 쓰는 법, 버프 착용 법, 저지 빨래하는 법, 이런 사소하고 쉬운 것들도 하나하나 다 배우고 익혔습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오일 치는 법, 자전거 세척하는 법, 펑크 때우는 법, 체인 링크 거는 법, 안장 위치 조절하는 법, 브레이크 조정 법, 모르긴 해도 처음 MTB 타이어에 바람을 주입 못해 쩔쩔 매본 경험을 가진 분이 한 두 분이 아닐 것입니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더라고 모르면 헛수고가 많아집니다. 그런데 선배가 무작정 후배를 가르칩니까? 후배가 성의를 다해 배우려는 열의가 선결문제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모든 라이딩 번개 때 마다 번짱 책임 하에 최초 출발 전 자전거의 필수적 기술인 스탠딩 연습을 5분쯤 실시하자는 것입니다. 잘 하는 분이 교관을 자임하여 시범과 교육을 맡아 주면 좋을 것이고, 여의치 않으면 그냥 상식에 준하여, 지지물 등에 의지해 각자 나름대로 연습하면 될 것입니다. 그도 아니면 서행 연습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지요. 디립다 달리는 것은 쉬운 데 천천히 가기나 서는 것은 어렵습니다. 어려운 건 연습을 해서 하루빨리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자전거 기술의 요체는 [ 스탠딩 ]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스탠딩이 자유롭다면 자전거에 관련된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상당히 멀리 도망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유해준 작성시간 22.12.12 ㅁ정말 좋은 글입니다.
다음편도 기다려집니다. -
답댓글 작성자곡즉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12.12 2004~5년 무렵 자전거 왕초보 때 썼던 졸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유해준 작성시간 22.12.13 곡즉전 ㅁ 무릎 수술후 재활 운동으로
MTB와 미니스프린트를 타고 있어요.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닿네요.
아직 속도를 제대로 못내구요.
클릿은 자빠링이 무서워서 엄두가
안나네요.좋은글 감사해요.
또 올려주셔요.
허와실에 관하여. -
답댓글 작성자곡즉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2.12.13 유해준 말씀 감사합니다.
비록 오래전에 쓴 글이지만 틈나는대로 다듬어 올리겠습니다.
자전거 번개에 참석할 형편이 아니면서도 염치없이 케케묵은 글만 내밀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