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린 뒤의 꽃들
빛이 옅어지고
젖은 잎들이 떨어졌다.
겨우 일주일 남짓인데도
계절은 지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강변 공원에는
꽃길 따라 걷는 사람,
자전거 바퀴로 바람을 가르는 사람,
물 위로 길게 눕는
산과 다리와 아파트의 그림자들.
모두 풍경 속 일부가 되어
늦봄을 건너고 있었다.
그때
꽃을 한 아름 꺾어 안은 여자
한 송이쯤 귀에 꽂았다면
조금 미친X이 었을터인데
두 손 가득 꺾어 든 정말 미친X이었다.
“왜 꺾으세요?” 묻자
그 여자는 웃으며
“예뻐서요. 미안해요.” 말하고는
다시 꽃을 꺾었다.
친구 한 사람이 굳은 얼굴로 나무랐고,
우리는 다시 걸었다.
그러나 그 여자의 일행인 남자가
등 뒤에서
험한 눈빛으로 보았다고 했다.
바른 말을 하고도 불편한 마음
해서는 안 될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뿐인데,
내 일이 아닌데
못 본 척 지나갔어야 했을까.
하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꽃이
다음 봄에도
그 자리에 다시 피어날 수 있는 것 아닐까.
2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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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나 이화 작성시간 26.05.25 new
꺾어지면 바로 시들어 버릴텐데
저는 꽃 꺾는 사람을 보면 겁나 이기적이고 속에 싸이코가 잠재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살아 있는 생명을
금방 시들걸 알면서
싹뚝 자를 수 있다는게
글타고
먹는것도 아닌데
저라면 혼냈을겁니다.
어른으로서 ~^^
-
답댓글 작성자그려지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5.25 new
다들 쉬쉬하고 피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제 우리 인원이 12명이나 되니
괜찮치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안 그럼 시비가... -
답댓글 작성자나 이화 작성시간 26.05.25 new
그려지는 그니깐요
그럴땐 어른노릇 하는겁니다요.
아니 꽃을 꺾으면 어쩝니까?
아가씨도 이쁘게 생겼다고
막 꺾으면 아프잖아욧! -
작성자제이입니다 작성시간 26.05.25 new
어, 그러면 안되는데..
에효. 왜 그랬을까요? 슬퍼요.
곁에 계신 남자분이
꽃을 사주시지... 😢 -
답댓글 작성자그려지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5.25 new
연애할 때는 잘 사주셨겠지요.
안 사주니 그랬나?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