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모이는 어떤 모임에 나갔다.
재미교포 카페지기도 왔고, 거창하게 초청가수들도 불렀다.
그때 처음으로 무명 박서진도 만났다.
온라인 모임은 처음이라 어색하고 뻘쭘했다.
애는 이래서 싫고, 재는 저래서 싫고.
멀리 대전까지 왔는데 괜히 왔나?
살짝 후회하고 있을 즈음이었다.
그때 입구가 환해졌다.
유명 연예인이 나타난 줄 알았다.
한눈에 알아봤다.
가가 수연이라는 걸.
다른 자리로 갈까 봐, 손을 흔들며 후다닥 뛰어나갔다.
"너 수연이 맞지?" "나 이화 언니야."
"어머?
언니야?"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갑게 얼싸안았다.
만난 적은 없지만 댓글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진 사이였다.
고급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옆자리에 앉혀 놓고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예쁜 여자도 있구나.
사람이냐, 인형이냐.
첫눈에 홀딱 반해 버렸다.
조막만 한 얼굴, 쎄게 붙인 속눈썹,
동글동글 커다란 눈, 무엇이든 빨아들일 것 같은 까만 눈망울.
곧은 콧날과 신의 손으로 조물조물 빚어 놓은 듯한 앙증맞은 입술.
나는 어느새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수연 바라기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남녀가 연애하듯 연애를 했다.
대구에 사는 수연과 서울에 사는 나는
24시간 함께 있는 것처럼 통화했다.
첫사랑처럼 설레었다.
모든 일상의 우선순위가 수연이가 되어 버렸다.
수연이는 밤새도록 살아온 이야기와 소설 이야기를 들려주고, 전화기에 대고 노래도 불러 주었다.
노래도 어찌나 잘하는지.
맑고 쾌청한 목소리, 속사포처럼 빠른 말투,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
그 모든 것이 신세계였다.
한 번은 통화 중에
"언니야! 언니 입술 쪽 빨아 버린다."
하며 장난을 쳤다.
지가 그런 말을 자주 들었겠지.
내 입술은 그럴 만한 입술이 아니기에 농담으로 받기도 어색했다.
(수연 입술은 충분히 그럴 만했다.)
수연이는 일본의 전설적인 엔카 가수 미소라 히바리를 너무 좋아해서 일본을 수없이 다녀왔다고 했다.
엔카 노래도 잘하고, 공도 잘 치고, 말도 잘한다.
똑똑하고 야무지고, 아들과 딸도 잘 키웠고, 경제적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그런 수연이와
대전에서 만나고, 청주에서 만나고, 상주에서 만나고, 서울에서 만나고,
함께 여행도 몇 번 다녀왔다.
그런 수연이는
남편을 끔찍이 사랑한다.
그리고 또 죽도록 증오도한다.
밤새도록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줄 때면
울다가 웃다가, 웃다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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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나 이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3 내일 2편 올릴게용~^^
무슨 드라마 같아요~ -
작성자제이입니다 작성시간 26.06.04 살아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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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나 이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4 31일 제이하고 인연을 맺었듯
내가 50대 중반때 수연이를 모 까페 모임에서 만나 속을 터놓는 사이가 되었어요. -
답댓글 작성자제이입니다 작성시간 26.06.04 나 이화 저도 그렇게 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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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나 이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4 제이입니다 ㅎㅎ 그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