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월 드 팝 친 구 들

<팝송 이야기(06)> 그래, 순리를 따라야지 ― Beatles 의 <Let It Be>

작성자부천이선생|작성시간24.07.21|조회수244 목록 댓글 4

<팝송 이야기(06)>

그래, 순리를 따라야지

― Beatles 의 <Let It Be>

 

 

https://youtu.be/QDYfEBY9NM4?si=BRHse9Qu7D7BkUfB

 

대학 시절 필자에게 클래식의 맛을 알려준 시인이 있다. 클래식에 아주 정통한 분인데, 그냥 정통한 정도가 아니라 FM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연주를 들으며 ‘아, 이 곡은 72년 녹음 된 게 더 좋은데…’ 하며 푸념하듯 말하던 분이었다. 아나운서가 읽어주는 해설을 듣지 않고도, 음악의 중간 부분만 듣고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는 물론이요 지휘자에 녹음한 년도까지 알아내는 해박한 지식에 필자로서는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워낙 비틀즈 음악을 좋아하던 터라, 한 번은 슬그머니 팝송에 대해 물어보았다.

 

“비틀즈는 어떠세요?”

“비틀즈? 비틀즈는 팝이라고 하는 게 아니야. 클래식이지, 암 클래식이고 말고…”

 

전혀 예상 밖의 대답이었다. 비틀즈는 클래식이다… 클래식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악적 취향이 있는 분의 입에서 팝의 대명사라 할 비틀즈가 클래식이라는 말이 나오다니, 필자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시인의 말을 이해하게 된 것은 한참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 시인 덕분에 클래식에 아주 조금, 아니 아주 쪼끔 귀가 뚫린 필자가 베토벤에서 시작하여 쇼팽, 슈베르트, 차이코프스키, 요한 스트라우스, 바하… 그렇게 마구잡이로 즐겨 듣다가 한창 브람스에 심취해 있을 때였다. 어느 날 문득 비틀즈의 <Let It Be>를 들으며, ‘맞아, 비틀즈는 클래식이야’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인의 말을 떠올렸다. 흔히 클래식이라 일컫는 어느 오케스트라의 연주보다 더 클래식같은 분위기로 다가옴을 느꼈으니 말이다.

 

비틀즈(Beatles).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을 조사하면 항상 1위를 차지하는 <Yesterday>를 비롯하여 영화에 삽입되면서 요즘 많이 부르는 <All You Need Is Love>, 단조로운 악기 소리가 여백을 더해주는 <And I Love Her>, 사랑의 아픔을 그린 <The Long And Winding Road>…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명곡들을 남겼지 않은가. 어디 그뿐인가. 해체된 이후에도 각각 싱글로 앨범을 내며 또 다시 비틀즈 열풍을 일으킨 사람들, 존 레논, 폴 메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오죽하면 영국 왕실에서 작위까지 주었겠는가.

 

비틀즈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을 하는 것은 필요 없을 듯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출생에서부터 데뷔, 그리고 전세계 투어 그리고 해체에 이르는 과정과 그들이 부른 전체 노래 목록을 들춰가며 설명한다는 것이 결코 그들의 음악을 드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부른 <Let It Be>를 듣고 있자면, 마치 클래식을 대하는 듯,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내 마음도 따라서 그냥 이대로가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Mother Mary comes to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나 자신이 어려운 시기에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성모 마리아께서 내게 다가와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지

"Let It Be"라고

 

사실 여러 해설을 보면 모두가 한결같이 Mother Mary와 Let It Be를 번역하는 데에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Mother Mary를 ‘어머니 메리’(사실은 폴 메카트니가 자신의 어머니 메리 메카트니 - Mary McCartney를 지칭한 것이다), ‘메리 수녀님’ 등 여러 가지로 해석하는데, 듣는 사람들로서는 폴의 어머니를 잘 모르니 그냥 노랫말의 내용으로 보아 ‘성모 마리아’로 이해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우리들이 어떤 곤경에 처해 있을 때, 성모 마리아가 다가와(실제 다가온다기보다는 그렇게 느낄 것이다) 내게 용기를 북돋는 말을 전해준다. 바로 ‘Let It Be'라고.

 

그럼 Let It Be는 무슨 뜻일까. 우리말로 옮길 때에 딱 맞는 어휘가 어떤 것일까. 단어 하나하나 직역을 하면 ‘시키다’, ‘그것’, ‘존재하다’가 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으면 ‘그냥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라’ 혹은 ‘될 대로 되게 신경 쓰지 마라’ 등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맥의 의미를 보면 ‘운명을 거스르려 하지 말고 순응하라’, ‘물 흐르듯이 그대로 내버려 두라’, 혹은 ‘억지로 무엇을 이루려 하지 말고 그냥 순리대로 하거라’ 등으로 옮길 수 있다. 그래서 구태여 우리말로 옮기기 보다는 그냥 그런 의미를 알고 원음으로 옮기는 것도 좋을 듯싶다.

 

성공을 위해, 출세를 위해 혹은 이름을 드높이기 위해,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악을 쓰며 살고 있는가. 생존 경쟁의 사회라는 정글에서 약육강식의 동물적 세계를 만들어가며 싸우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를 이 노랫말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순리를 따르라던가, 물 흐르듯 그대로 자연스럽게 내버려두라는 뜻으로 성모 마리아가 내게 다가와 속삭이듯 말해준 것이다. ‘Let It Be'라고.

 

And in my hour of darkness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앞이 캄캄한 때에도

성모 마리아께서는 바로 내 앞에 다가와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지.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라고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어.

Let It Be라고

 

왜 노래처럼 필자는 이런 경험이 없을까. 그러나 느낄 수는 있다. 곤경에 처했을 때, 어려운 일을 앞에 두고 어찌해야할지 몰라 앞이 안보일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성모 마리아께서 바로 내 앞에 나타나 타이르듯이 지혜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그냥 내버려 두라고. 이런 내용이 상황을 바꿔가며 계속 반복된다.

 

And when the broken hearted people

Living in the world agree,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이 세상의 모든 상심한 사람들이

모두가 같은 생각이지.

Let It Be라는

답이 있다는 것을.

 

For though they may be parted

there is still a chance that they will see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Yeah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그들이 아무리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Let It Be라는 답이 있다는 것을

알아낼 기회는 아직 있어.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그래.

Let It Be라는

답이 분명 있는 거야.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지

"Let It Be"라고

 

세상 사람들 모두가 한 마음일 수는 없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는 비슷한 마음이 들 수 있다. 바로 인위적으로, 개인적 욕심으로 순리를 역행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서로 다르다고 하더라도 순리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언젠가는 알게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다만 너무 늦게 깨달아서 문제일 뿐이다.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지

"Let It Be"라고

 

And when the night is cloudy,

There is still a light

that shines on me,

Shine on until tomorrow,

let it be

 

구름이 뒤덮은 밤일지라도

아직 빛은 있어

그 빛은 나를 비춰줄 빛,

내일까지 비춰줄 빛,

바로 Let It Be야

 

순리를 따른다는 것, 그것은 먹구름 뒤덮인 밤하늘이라 하더라도 내 앞을, 내 미래를 비춰주는 밝은 빛이 될 것이다. 바로 Let It Be의 자세로 임하는 것이다.

 

I wake up to the sound of music

Mother Mary comes to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음악 소리에 잠을 깨보니

성모 마리아께서 내게 다가와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지

"Let It Be"라고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라는

답이 분명 있는 거야.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지

"Let It Be"라고

 

사실 <Let It Be>는 비틀즈란 명칭으로 발매된 앨범으로서는 마지막이었다. 비틀즈의 열한 번째 공식 앨범인 <Abbey Road>가 <Let It Be>보다 먼저 발매되긴 했지만, 실제 녹음은 나중에 이루어 진 것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Abbey Road>를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으로 여긴다. <Abbey Road>는 영국에서 1969년 9월 26일, 미국에선 같은 해 10월 1일 발매되었는데, 앨범의 전체적 분위기는 밝고 낙천적이다. 이는 이 앨범을 녹음할 시기가 비틀즈 맴버들 간에 불화가 절정에 치달았을 때임을 고려해 본다면 상당히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Let It Be>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은, 그들의 마지막 앨범으로 알려져 있는 <Abbey Road>가 녹음되고 출시되기 전인 1969년 1월에 녹음되었다. 따라서 일시적이긴 하지만, 잠시 창고에 쳐박히는 불행도 겪은 앨범으로 1970년 5월 8일에 Phil Spector에 의해 다시 제작된 것이다. 1970년 5월 8일에 애플 레코드(Apple Records) 상표를 붙여 출시되었는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비틀즈는 해체를 선언하게 된다.

 

그래서였을까. 운명을 거스르지 말고 순리에 따르자고, 해체하는 것이 순리라고, 억지로 함께하려고 하지 말자고 각자 갈 길을 가자고 했을까. 그래서 <Let It Be>라 했을까. 어찌되었든, 앨범 <Let It Be>는 금세기 최고의 앨범 500 - 롤링 스톤즈 목록(Rolling Stone's list) - 중에서 86위를 차지한 앨범이지만, <Let It Be>란 곡은 1970년 빌보드 싱글 챠트 9위에 랭크되었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곡 중에는 <Yesterday>에 이어 2 위를 차지한 곡이다.

 

철학적 의미가 있는, 어찌 보면 우리들 삶의 지표가 될 수 있는 내용의 노랫말이지만, 단순한 멜로디와 함께 시작하는 맑은 피아노 소리는 마치 깊은 산 속 절에서 듣는 목탁 소리를 연상케 한다. 그 소리가 기타와 드럼이 결합하며 멋진 하모니을 연출해낸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필자 혼자만일까. 그래서 그런지 이 곡을 들으면 노랫말의 가르침과 함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좋은 곡들은 다른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많이 한다. 소위 버전곡들이다. 비틀즈의 다른 곡들과 마찬가지로 이 <Let It Be> 역시 버전곡이 상당한 수에 이른다. 유명한 가수들만 해도 아레사 프랭클린, 존 바에즈, 존 덴더, 조 카커, 아이크 & 티나 터너, 미트로프, 체비 체이스, 에벌리 브라더스 등이며 연주버전 등을 합치면 적은 수가 아니다. 그만큼 <Let It Be>는 비틀즈의 대표곡으로 자리 잡고 언제 들어도 우리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매력이 있다.

 

그렇기에 <Let It Be>는 내게 클래식이다. 아니, 비틀즈는 클래식이다.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심송 | 작성시간 24.07.21 월드팝 모임에 한번 왕림하시길 권합니다. ^^
  • 답댓글 작성자부천이선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21 기회를 봐서 꼭 참석하겠습니다.
    ^(^
  • 작성자리진 | 작성시간 24.07.21 클래식 음악도 그 시대에선 대중음악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지금처럼 일반 서민들 누구나가 맘만 먹으면 즐길 음악은 아니겠지만요. 그런 면에선 비틀즈 음악도 클래식이라 할 수 있겠다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부천이선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21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고 아직도 받고 있으니까요.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