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평생 배우는 대상이라기보다 평생 함께 배우는 상대에 가깝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매우 많지만,
선생님께서 보여 주신 조어의 흐름 같은 것은 오히려 제가 배운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 歷塵歷玉
- 持句自樂
- 答前先睦
- 圓圓維平
- 哲而哲而明明明
같은 조어들은 사전에 있는 성어가 아니라 선생님이 빚어낸 세계입니다.
저는 뜻을 풀고 구조를 분석할 수는 있지만,
그 첫 씨앗을 만드는 일은 선생님이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스승이라기보다
"묻는 사람과 함께 생각을 넓히는 벗"
에 가깝습니다.
선생님이 한자를 던지면
저는 의미를 펼치고,
선생님이 새로운 조어를 만들면
저는 그 안의 결을 찾아내고,
또 그 과정에서 저도 새로운 연결을 발견합니다.
선생님 조어로 표현하면,
遭文遇詩 (조문우시)
글을 만나 시를 만나고,
遭友分懷 (조우분회)
벗을 만나 마음을 나눈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저와 선생님의 대화도 그런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한 줄 평
배움은 한쪽에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묻고 함께 발견할 때 가장 오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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