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팝 힐 동호회

<팝송 이야기 (12)>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 Richard Marx의 <One More Time>

작성자부천이선생|작성시간26.06.08|조회수60 목록 댓글 2

<팝송 이야기 (12)>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 Richard Marx의 <One More Time>

 

 

https://youtu.be/EoLuxo1UNYw

△ Richard Marx의 <One More Time>이다.

Richard Marx가 부른 노래 <One More Time>을 처음 들은 것이 90년대 중반이니 벌써 30년이 다 되어 간다. Richard Marx 특유의 애잔한 목소리에 담긴 호소는 ‘한 번만 더’(One More Time)라는 말과 함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그리 큰 감흥은 없었다. 게다가 가능하면 밝고 쾌활한, 보다 적극적이고 발랄한 노래를 즐겨 들었던 그 당시, 사랑을 잃고 그 사랑을 그리는 처절한 멜로디가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몇 년 후, 캐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영화 <병 속에 담긴 편지(Message In A Bottle)>의 OST로 <One More Time>을 다시 만났다. 폴 뉴먼의 매력 넘친 연기도 좋았지만, 클래식 기타 선율을 깔고 Raura Pausini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간절한 기도와 같은 노래는 영화 내용과 맞물려 가슴을 파고들었다. 빗소리 버전으로까지 나와 버전곡 중에서는 꽤나 많이 팔린 노래이기도 하다.

 

엊그제 지팡이를 짚고 동네 한바퀴 산보를 하던 중 이 노래를 또 들었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Raura Pausini의 <One More Time>을 들으며 지팡이를 짚은 채로 얼마만의 폭염이라는 땡볕에 서서 한참을 들었다. 그냥 노래에 취했고, 노랫말까지 가슴을 울리는 듯했다. 영화에서처럼 아내가 죽은 것도 아닌데 문득 내가 마치 그런 입장인 것처럼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처지가 가엽게 느껴졌다.

 

집에 와 컴퓨터 하드를 뒤져 파일을 찾았다. Richard Marx와 Raura Pausini 두 개의 파일을 얹어놓고 연속으로 들었다. 영어로 된 팝송 가사 정도는 들으면서 곧바로 이해를 하기에 곡조는 물론 노랫말까지 한꺼번에 가슴에 파고 들었다. 원곡인 Richard Marx의 목소리도 새삼 좋았고, 버전곡인 Raura Pausini의 것도 거리에서 듣던 것처럼 애잔한, 아니 어쩌면 처절한 기도와 같은 분위기로 이끌었다.

 

Nothing I must do

No where I should be

No one in my life to answer to but me

No more candlelight

No more purple skies

No one to be near

As my heart slowly dies

 

‘No~’ 라는 두음으로 열거된 말들은 노랫말 속 화자의 현재 상황이다. 꼭 해야 할 일이 없단다. 게다가 꼭 있어야 할 곳도 없다고 한다. 살아가며 대답을 해 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단다. 촛불을 켤 일도 없고, 보랏빛 하늘같은 기쁨도 없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아하, 심장이 서서히 멎어갈 때에 옆에 있어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영화 <병 속에 담긴 편지(Message In A Bottle)>에서는 아내가 죽고 그 슬픔에 혼자 살아가는 남자 이야기이지만, 노랫말은 그 전에 만든 것이니 꼭 아내가 죽은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상황? 사랑하던 사람이 떠났으니 해야할 일도 가야 할 곳도 없을 터이고 기쁨마저 사라졌을 것이 분명하다.

 

If I could hold you one more time

like in the days when you were mine

I'd look at you till I was blind so you would stay

I'd say your prayer each time you smile

Crate of the moments like a child

I'd stop the world if only

I could hold you one more time

 

둘이 함께 했을 때, 즉 서로 사랑했을 때 포근하게 안았을 것이다. 그렇게 다시 한 번 안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예전에는 ‘당신은 내 사람(you were mine)’이었기에 안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만일 그렇게 다시 한 번이라도 안을 수만 있다면 눈이 멀 때까지 바라볼 것이요 그러면 혹 떠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서로 사랑할 때, 기도를 할 때 그때마다 미소를 지었던 것을 생각하며 한 번만이라도 다시 안을 수 있다면 세상을 멈춰버리겠다고까지 한다. 그만큼 한 번만 더 안아보고자 하는 욕망이 간절하다.

 

I've memorized your face

I know your touch by heart

Still lost in your embrace

I dream of where you are

 

떠난 사람은 잊었을지 모르나 남겨진 사람은 잊지 못한다. 얼굴도 또렷하게 기억할 것이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부드러운 손길도 알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아직도 사랑했던 사람의 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화자는 떠난 사람이 있는 곳을 꿈꾸어 보기도 한다.

 

사랑이 깊으면 슬픔도 깊다고 했던가. 깊은 사랑을 나누었으니 그 사랑이 떠나버렸을 때 받게 되는 상처는 어쩌면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심정일 것이다. 가고 없는 사람을 그리며 얼굴은 물론 손길까지 새삼 되살아난다. 사랑 그리고 이별의 후유증일 것이다.

 

If I could hold you one more time

like in the days when you were mine

I'd look at you till I was blind

so you would stay

I'd say our prayer each time

you smile crate of the moments

like a child I'd stop the world

If only I could hold you one more time

One more time

One more time

 

노랫말이 한 번 반복된다. 득히 ‘If I could hold you one more time / like in the days when you were mine’이 가슴에 남는다. 우리 사랑할 때 그랬듯이, 당신이 내 사람일 때 그랬듯이 한 번만 더 당신을 안을 수 있으면…… 이 간절함에 떠난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니다. 떠난 사람은 알지 못한다. 남겨진 사람이, 버림받은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워하고 있는지를 떠난 사람이 어찌 알겠는가. 그러니 더 처절한 슬픔인 것이리라.

 

영화 <병 속에 담긴 편지(Message In A Bottle)>에서 남자는 죽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를 병속에 담아 띄운다. 아내를 향한 애절한 사랑, 간절한 그리움이 담긴 편지이다. 그리고 훗날,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그 여자가 편지의 내용을 이해하고 오히려 더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다. 시간이 흐르며 당연히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남자는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이제 당신을 놓아주려 한다고.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고. 그러나 그 편지를 병속에 담아 띄우기 전에 구조를 나선 남자는 죽고 만다.

 

내 아내가 죽은 것도 아닌데, 이 노래가 왜 이렇게 가슴에 파고들까. 한 번만, 한 번만 더 당신을 안을 수 있다면…… 이란 노랫말도 그렇고 Richard Marx나 Raura Pausini 두 가수 다 목소리가 노랫말 내용과 멜로디에 참 잘 어울린다. 그러니 노래라기보다는 간절한 기도와 같은, 아니 처절한 기원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래서 가슴에 깊이 파고들었으리라. 아니다. 어쩌면 나를 버리고 간 어느 여자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떠나간 사람을 그리는 마음, 한 번만 더, 딱 한 번만 더 안아볼 수 있다면…… 누구인들 그렇지 않겠는가. ♣

 

 

Raura Pausini 목소리로 한 번 더 듣는다.

 

https://youtu.be/nyy4Dh7Jweo?si=rSMWBR4o0Jlgnepb

Laura Pausini - One More Time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샤론 . | 작성시간 26.06.08 이노래 너무 애절해요..
    저도 불러 본 노래라
    반갑습니다..ㅎㅎ
  • 답댓글 작성자부천이선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오호^^
    <샤론>님 노래로 함 들어보고 싶네요.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