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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올해는 빨강이야 !!--- 올해의 입술 유행
속댄 말로 올해 거리는 아예 핏빛이다. 2013년 9월, 맥·나스·디올 같은 거대 메이크업 회사들이 내놓은 트렌드 리포트엔 단 하나의 빛깔 얘기뿐이다. 빨강. 붉은 립스틱 열풍이다. '맥'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변명숙 본부장은 "이렇게 대담한 유행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렇게 빨간 립스틱만이 유행한 경우는 본 기억이 없다. 과거엔 그래도 진분홍과 오렌지, 베이지, 초콜릿, 와인 색이 함께 유행하는 식이었다. 올해의 빨강 열풍은 경기 침체, 색채 세러피를 향한 갈망과 기술의 발달, 삼박자가 맞으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디올'은 올가을 새빨간 립스틱 '루즈 999'를 내놓으면서 빨강과 관련된 각종 역사 자료를 묶어냈다. 1940년대 붉은 쿠튀르 드레스부터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Simons)가 내놓은 레드 컬렉션까지, 다양한 자료와 립스틱의 상관 관계를 엮어냈다.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Dior·1905~1957)는 빨강을 두고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권력의 빛깔. 왕의 전유물과도 같은 색"이라고 말한다. 디올 김성연 과장은 "테크닉의 발달이 이런 빨강의 민주화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초창기의 붉은 립스틱은 바르기도 쉽지 않았다. 일일이 붓으로 바깥 선을 그리고 꼼꼼하게 안을 채워넣어야만 했다. 요즘은 쓱 바르면 그만이다. 화장법도 인터넷에 널려 있다. 붉은 립스틱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그만큼 없어졌다는 얘기다."
슈에무라의 인터내셔널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지 아사노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빨강은 피를 닮은 호전적인 빛깔인 동시에, 가장 아찔한 유혹의 빛깔, 금기의 빛깔이기도 하다. 색감과 명도, 촉감만 바꿔도 전혀 다른 빛깔이 된다. 여자들이 올해 빨강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피부색과 맞춰라
루즈-디올999, 립라이너- 컨투어 844, 루즈- 디올567 달링
김활란 원장은 "피부 표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여배우들도 레드 립스틱으로 화장할 땐 피부 바탕 표현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여요. 선명한 붉은빛을 돋보이게 하려면, 파운데이션을 얇고 가볍고 투명하게 발라주고 세심하게 오래 두들겨 원래 피부색인 것처럼 광이 나게 해줘야 합니다."
빨강이라고 다 같은 빨강이 아니다. 피부색에 맞는 붉은색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피부가 흰 편이라면 화사한 산호초 빛깔(coral)에 가까운 붉은색을, 피부가 노란 편이라면 분홍빛이 감도는 붉은색을 고르는 게 좋다고. 피부가 가무잡잡하다면 채도가 너무 높지 않은, 안정감 있는 붉은 빛깔을 택하는 게 낫다.
붉은 립스틱이 어려운 건 묻거나 번지기 쉽기 때문. 김 원장은 '3단계 립스틱 기법'을 추천했다. 1단계는 주변 정리. 먼저 립스틱을 바르기 전 입술 주변을 파운데이션이나 팩트로 말끔하게 정리해준다. 2단계는 입술 표면 정리. 립스틱을 한 번 살짝 바르고 나서 티슈로 살짝 눌러 유분기를 없애고 지나친 번들거림을 잡아준다. 3단계는 번짐 정리. 이 위에 파우더를 한 번 살짝 바른 후, 립스틱을 한 번 더 발라주면 지속력도 높이고 번짐을 줄일 수 있다고. 김 원장은 "그래도 오후에 립스틱이 번졌을 땐 팩트를 살짝 묻힌 면봉이나 아이섀도 브러시로 입술 주위를 정리해주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