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여행-61
"윤주야~"
그는 윤주가 말을 하자 반가워서 그녀를 꼭 안았다.
"여보~ 저 박윤주는 너무 너무 행복해요. 당신이 저를 죽였다 다시 살려주셨어요. 여보~ 사랑해요."
"윤주야~ 사랑한다. 다시 돌아와서 너무 좋구나. 자. 이제부터 다시 힘내서 시작하자."
"엥! 오빠. 또 하자구요?"
"ㅎㅎㅎ 아니네. 여보. 어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커피 마시고 식사하고 이 여름을 즐기자고. 오케이."
그는 윤주의 겨드랑이에 두 팔을 넣어 윤주를 일으켰다. 의외로 윤주는 몸에 활력이 있어보였다.
"자. 이제 바닥에 내려서 봐."
"예. 여보~ 저 몸과 마음이 아주 상쾌하고 가쁜해요. 아주 기분이 좋아요. 나도 모르겠어요. 배까지 고픈데요. 그런데, 당신은 어때요. 제가 살펴봐야 하는데."
벌거벗은 둘의 모습은 보기가 나쁘지 않았다.
"윤주야~ 어서 미지근한 물로 샤워부터해라. 내가 커피 준비해 놓을테니.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라~"
그는 옷을 입으며 노파심으로 주의를 주었다. 나이든 사람들은 특히 욕실에서 주의해야 하거든. 미끄러지면 어디라도 다치기 쉬우니까.
강석이 대충 침대를 정리하고 커피를 준비하는데 윤주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오빠! 나 윤주. 기분이 훨훨 날 것같이 가볍고 좋아요. 배도 고프고."
"보기 좋구나. 어서 가벼운 옷입고 식탁에 앉아. 어제 먹다 남은 해산물들 다 먹어치우자. 그리고 빨간머리 앤의 집에도 가 보고, 그 동네 비치가 있느니 수영도 좀 하고 먹을 것 사서 돌아오면 오늘도 하루를 잘 보내는거야."
"예. 좋아요. 제가 아침 준비를 할테니 오빠가 샤워하고 오세요."
그들이 캐번디시 비치에서 수영하고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속 삘간머리 앤의 집인 그린 게이블스를 보며 윤주의 기쁘서 놀라워하는 모습을 담고 다시 숙소로 돌아 온 시각은 해가 진 밤 9시였다.
"윤주야~ 힘들었지? 어서 샤워부터 해라. 내가 라면을 끓일테니. 오케이!"
"예..여보~ 너무 즐거웠지만 피곤해요. 바닷물도 아직 몸에 남았어요. 샤워하고 만나요~"
강석, 그는 라면을 끓이며 작은 테이블위에 윤주가 먹기좋게 셋팅을 하였다. 그리고 두 잔의 커피를 준비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갈 계획을 생각하였다. 온 길로 다시 가기보다는 뉴 브런스 윜의 쌩 죤을 지나 미국 국경을 넘어 보스톤을 거쳐 윤주가 동의하면 버팔로의 딸 집에도 들러보고 나이아가라를 넘어 토론토의 집에 가고 싶었다. 그가 랩탑 컴퓨터에서 지도를 보고있는데 윤주가 옆에서 물었다.
"여보~ 저 다했어요. 라면 먹고싶어요. 어머나~ 지도를 보고 있군요.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
하얀 면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윤주가 비누냄새를 풍기며 곁에 섰다.
"응. 이제 돌아갈 때야. 어서 라면먹자. 그리고 계획을 의논하자."
그 둘은 계란 넣은 라면과 소세지와 닭고기 통조림 1개을 먹어치웠다. 배가 고팠거든. 식사를 마친 윤주가 커피잔을 들고 포터에서 끓는 물을 부어며 물었다.
"여보~ 설탕 3스푼 밀크 3스푼 맞지요?"
"아니. 설탕 1스푼 더."
윤주가 커피를 만드는 동안 강석은 뒷처리를 깨끗하게 하였다. 그리고 어두운 바다를 옆에 두고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황혼 여행-62
"윤주야~ 고마워."
"어머~ 오빠. 아니, 여보~ 뭐가 고마워요. 제가 고마워해야 하는 건데. 나강석. 여보~ 당신을 만나 여기까지 와서 다시 돌아가다니. 너무 너무 고마워요. 사랑해요."
윤주는 목소리가 젖어들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하였다. 강석은 윤주의 두 손바닥을 탁자위에서 꼭 잡았다.
"윤주야~ 사랑한다. 이 나이에 이렇게 진정한 마음으로 사랑한다 고 말하게하는 사람을 앞에두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게다가 PEI가 내 삶의 끝으로 생각했는데 다시 이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을 한다는 것도 믿기지 않아. 윤주야~ 너가 떠나지 않는 한 나는 윤주를 끝까지 사랑한다."
"여보~ 으아아앙~ 여보. 사랑해요."
윤주가 일어나 강석에게로 왔다.
"여보~ 안아주세요. 사랑해요 여보."
강석은 그녀를 꼭 가슴에 안았다. 윤주가 뭔가를 확인하려는 듯 강석의 등을 만지며 트렁크 팬티 안으로 손을 넣어 그의 우지를 잡고 이것이 황혼의 삶을 실제하게 하는 내 것임을 절실히 느끼며 확인하였다.
한참 그렇게 둘은 안은채 있었다. 말이 필요없었다. 70이 넘은 두 남녀의 아름다운 포옹이었다.
"여보~ 당신의 이 우지. 이제 제가 관리하는 것 맞지요?"
"그래. 맞아. 그렇게 확인하는거야 ㅎㅎㅎ. 윤주야. 너가 잘 관리해줘. 알았지."
"네. 여보. 당신을 한도 끝도없이 시랑해요."
다시 테이블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은 각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보.'
"왜. 윤주야."
"이제 우리 어디로 가는거예요."
그는 윤주의 두 손을 잡은 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72살 답지않게 맑고 고왔다.
이 나이에 어디에서 저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불가능하였다. 그런 불가능을 뛰어넘어 그녀를 만났고 이제 여행을 하며 서로를 사랑하게 되어, 남은 삶의 반려자가 된 윤주와 함께 또 다른 삶을 살기 위하여 떠난 집으로 돌아가는 거다.
"윤주야~ 이제는 우리가 되어 떠난 곳으로 돌아가는거야. 다만, 온 길이 아니고 다른 길 미국으로 들어가 보스톤을 거치고 뉴욕주를 거쳐 버팔로에서 피스 브릿지를 넘어 캐나다, 토론토의 우리 집. 뉴마켓에 있는 우리 집으로 가는거야. 당신 생각은 어때? 다른 가고싶은 곳이 있어?"
강석은 이야기을 마치고 윤주의 눈을 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 조마 조마한 불안함이 비쳤다.
"여보. 정말, 당신의 이 계획이 확실한거예요?"
"그래. 당신이 원한다면."
그가 다시 윤주를 보며 대답했다.
윤주가 강석이 잡은 두 손을 빼서 위로 올리며 크게 말했다.
"여보. 이 모든 것이 사실이란 것이죠. 저는 당신이 하자는 것들 모두 따르겠어요. 저를 당신에게 주었어요. 죽이든 살리든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으아아아~~~ 여보. 이게 꿈이에요. Fact이에요. 여보. 사랑해요."
"윤주야. 나도 믿기지 않아. 어서 이리와. 내가 다시 좀 안아보자."
"여보~"
윤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흐느끼며 강석에게로 달려가 가슴에 안겼다.
황혼 여행-63
윤주를 가슴에 안은 강석은 믿기지 않은듯 그녀를 더욱 힘차게 안았다.
"여보~ 아파요."
"아. 어~ 미안해. 윤주야~ 너를 이렇게 안고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 확인해 보는거야."
"오빠. 정말 그렇지요. 저도 잘 믿기지가 않아요. 이 밤,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아요. 오빠하고 여보를 꼭 안고만 있을 거예요."
"그래. 그래도 나는 잠을 자야 돼. 내일도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거든. 모든 일은 처음도 종요하지만, 끝이 좋아야 하고 우리는 그 끝이 시작인게야. 그러니 끝까지 잘 가야 돼요~ 사모님."
그는 안긴 윤주를 풀어 침대 모서리에 앉혔다. 그리고 그는 의자를 당겨 그녀의 앞에 앉았다.
"윤주야. 내일은 샤롯타운(Chalotte Town)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Moncton을 지나 St. John에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하고 바다가 보이는 멋진 모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또 출발하여 1번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가서 마침내 St. Stephen 국경 검문소 를 넘어 미국으로 들어간다."
"히야~ 오빠. 아니다. 여보~ 벌써 미국에 들어 온 것 같아요. 어디에서 묵을까요? ㅎㅎㅎ. 여보~ 저는 요, 다음 번에는 이렇게 당신 힘들게 하는 여행 보다는 함께 집에서 지내는 것이 더 좋아요. 여보~ 사랑해요."
그렇다. 젊든 나이들든 사랑한다는 말을 아껴서는 안 좋다. 물론 그 말에 진정성이 들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여튼 사랑한다는 말은 아낄 필요가 없다.
그들 둘은 정말 위에 면 셔츠 아래에는 면 팬티만 입은 채 안고 잤다. 실은 안고 잔다는 것은 노인네들에게는 불가능하다. 그들은 처음 안고 잠을 잘 때와는 달리 서로의 손바닥을 잡은 채 강석이 눈을 떳다. 옆에는 윤주가 곤히 잘자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잠을 잘잔다는 것은 그만큼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는 표시이다. 그는 살며시 일어나 커피를 한 잔 만들어 담배를 들고 바깥에 나가 멀리 바다가 보이는 나무 의자에 앉았다. 그는 담배 연기를 입안에 넣었다 그 입 밖으로 천천히 내 뱉었다. 기분이 좋았다. 시원한 바람하며 맑은 공기 탁트인 시야의 아직 여명이 남은 바다. 그 모두가 아름다움이었다. 그는 담배를 다 피고 일어나 가벼운 운동을 하였다. 이제부터는 다른 의미, 윤주와 자신의 삶을 위한 바램으로 건강을 관리하여야 할 것이다. 그는 그래야 할 것이다 라고 스스로에게 주문하였다.
"여보~ 저 좀 같이 깨워 함께 하시지~ 잘 주무셨어요?"
"응. 윤주야~ 너무 곤히 자길래 못깨웠다. 미안. 커피 마셔야지. 여기가 파라다이스이다. 스트레칭 좀 하고 있어. 내가 커피 끓여올께."
"네. 여보. 그렇게 해주세요."
윤주는 자기가 커피를 만드는 것 보다는 강석이 끓여주는 것도 아주 좋다고 생각하여 거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뭔가 아지못할 불안감이 스쳤다. 미국을 거쳐 간다하니 그런 불안감이 생긴 것이지만, 얼른 머리를 저으며 떨쳐 버렸다. 주변을 보니 정말 아름다웠다.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의 바다는 고요한 침묵, 그 자체였다. 그녀 윤주는 스스로 바다를 보며 각오를 다졌다. '그래. 나의 마지막 삶을 그이 나강석과 함께 제대로 하자. 다 버리고, 다 잊고, 다 용서하고, 다 포용하고, 다 이해하고, 다 고마워하고, 다 사랑하고 그리고 나강석만을 보며 함께 살다가 죽자.' 그녀가 그렇게 다짐을 마치는데 강석이 커피와 함께 왔다.
황혼 여행-64
"윤주야~ 오늘 컨디션이 어때? 모닝 커피. 여기있다."
"아~ 여보. 좋아요. 그러면 우린, 노바스코샤는 안 들리고 바로 가는 거지요. 저도 얼른 집에 가고 싶어요. 할 일이 지금부터 많아요. 가슴이 설레거든 요."
윤주는 지금부터 몸도 마음도 바쁘다고 생각했다. 토론토 집에가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걱정되지만, 그 바쁜 일이 남편인 강석과 함께하는 일이라 생각하니 그런 바쁜 일들 마져 즐거움이고 행복일 것이다. 그녀는 지금 이런 마음과 기분으로 집까지 잘 도착하길 바랐다. 그때 강석이 물끄럼히 윤주를 바라보았다.
"오빠~ 왜?"
정신을 차린 윤주가 놀란듯 강석을 보며 물었다.
"어~ 아니야. 별 일없는거지?"
"응. 오빠. 나 이렇게 튼튼해요."
윤주는 일어나 한바뀌 돌며 팔과 허리를 돌리고 웃었다.
"오케이. 그럼 곧 출발하는거다."
"옛서. I am ready."
그렇게 말하며 윤주는 강석을 안으며 속삭였다.
"여보~ 당신과 더 하고 싶은데... 아쉬워요."
"어이구~ 중년 아줌마도 그렇게 못합니다. 저도 늙었습니다. 그래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예. 알았어요. 미국은 내가 오랫동안 놀던 곳이니 어디서든 당신 죽여줄게요. 기대하시고 잘 갑시다."
마지막 말도 윤주는 멋지게 하였다. 그들이 몽턴을 지나자 윤주가 하비스를 발견하고 소리쳤다.
"오빠. 저어기. 하비스가 있어요."
그때 시각은 오후 2시가 되었다. 몽튼 지역도 여름의 열기를 빼면 다은 지역과 같이 평화스러웠다.
Harvey's Restaurant은 캐나다 브렌드이고 당연히 오너도 캐네디언이었다.
"나는 괜히 하비스 버그가 좋더라. 특히 Angus hamburger는 그들이 세일할 때 자주 먹게되더라. 맛있어."
"오빠~ 그러면 윤주도 앵그스 햄버거 먹어라는 말이잖아요. 좋아요. 부부동심일체라고 했으니 저도 앵그스 빅싸이즈 먹을거예요."
사실 빅 싸이즈는 우리가 먹기에는 너무 컷다. 나는 스몰로 하고 싸이드 디시는 튀김 어니언 링으로 했다.
역시 윤주에게는 버거웠다. 혼자 1개를 다 먹기에는. 게다가 포테이토 칲도 있거든. 코크 각각 1컵씩. 그들은 30분이나 식당안에서 늦는 점심을 잘 먹었다. 그리고 담배피고 커피마시고 난후 출발라여 바다가 바로 옆에 있는 St. John City에 8시가 되어서야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