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식당_노향림(1942 ~ )
선창가 허름한 남도 식당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 나직나직 깔린다.
세 마리 학이 살았다는 삼학도가
빗줄기 센 창밖으로 걷어 달린 닻처럼 떠 있고
없어진 학의 몸체를 만드느라 굴착기가
거기서 장남감처럼 움직인다.
두 마리 학의 머리는 이미 고봉으로 솟아나 있고
나머지 봉우리 하나도 막바지 완성을 위해 분주하다.
그렇게 제 살던 곳에서 삼학은 힘껏 날겠다고
빗속에서도 푸드덕푸드덕 날갯짓하느라 안간힘이다.
'푹 삭힌 홍어 맛은 목포가 제일이어라우,
흑산도 홍어는 우리도 구경조차 할 수 없당께.'
그래도 묵은지 돼지고기와 함께 나온 홍어 날개살은
오지항아리에 짚 깔아 덮고 오래오래 삭혔단다.
매화꽃 빛 속살까지 다 썩혀 싸한 그 냄새
어린 날 코를 감싸 쥐고 도망치던 토종은 없단다.
왠지 오늘 먹은 이국산異國産 홍어 삼합이
삼학으로 잘못 발음된다.
토종 홍어 맛 나는 남도는 내 고향
그리하여 푹 삭힌 시 한편 쓰고 싶다.
입안이 온통 환해지는.
[2019년 발표 시집 「푸른 편지」에 수록]
《목포의 눈물》 문일석(1911-1939) 작사/ 손목인(1913-1999) 작곡
원곡 가수 이난영(1916-1965) 1935년(19세) 발표곡이며,
주현미(1961 ~ ) 노래입니다.
https://youtu.be/KXbbgG3JPsc?si=Vt1Y0sZI16ShNe6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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