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
캐나다 캘거리 대 여가학자인 로버트 스테빈스(R. Stebbins) 교수가 1970년 처음 사용한 여가의 개념 중 하나이다. TV시청, 낮잠, 술 마시기, 수다 떨기 등과 같은 '일상적 여가(Casual Leisure)' 보다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여가를 뜻한다. 그 외에 ‘프로젝트 형 여가(Prohect Leosure)’라고 파티, 박물관 관람, 잔치 등도 있다.
‘진지한 여가’는 특수한 기술, 지식, 경험을 통해 경력도 쌓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예술이나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아마추어 수준으로 참여하는 활동이 이에 포함될 수 있다. 더 발전하면 직업이 될 가능성도 있다.
‘진지한 여가’의 기본적인 특징으로 여가 활동이 그 사람의 정체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여가라고 해서 놀고 즐기기에 끝나지 않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난관도 있지만 의지가 워낙 강해서 극복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경험과 스펙이 착실히 쌓인다. 결과적으로 참여자는 자아실현, 자기 충만감, 자기표현, 자신의 재발견, 성취감, 자아이미지 향상, 소속감, 사회적 교류 확대, 실제적 물건 획득 등 8가지 영속성 있는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다. 매슬로우 인간 욕구 5단계 중 최상위 개념과 일치한다.
‘진지한 여가’는 다시 아마추어 형, 취미활동 형, 자원봉사 형 등으로 구분한다.
아마추어는 프로와 구분된다. 일반인과 프로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것이다.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지만 직업으로 전환하는 사람도 있다.
취미활동 형은 직업 전환까지는 어렵고 비교적 활동 범위가 개인에 국한 되는 특징이 있다. 수집가, 교양활동 참여자 등을 말한다.
자원봉사 활동은 말 그대로 보수나 수익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남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다. 다 방면에 걸쳐 분야가 다양하지만 자발적인 동기 유발에 의해 전문성을 추구하는 특징도 있다.
여가란 일을 떠나 쉬는 것으로 알고 있다. 100세 시대에 여가는 단지 쉬는 것만으로 끝나기에는 너무 팔자가 늘어진다고 볼 수 있다. 여가라 하더라도 지식이나 기술 습득 등으로 그에 따른 삶의 만족감과 행복감도 같이 증가하게 하는 것이 실속 있어 보인다.
이런 내용으로 볼 때 현재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바로 ‘진지한 여가’에 속한다. 그렇게 오래 댄스에 매진하고 있고 소득도 없이 장애인 봉사도 하고 있는 이유를 묻는다면 적당한 이론으로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골프도 재미있지만 친구들과 재미로 치고 있다면 일상적 여가에 머물게 된다. 소질이 있어서 싱글에 도달하고 각종 대회에서 입상까지 한다면 ‘진지한 여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봉사로까지 이어지기는 기회는 많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댄스를 오래 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봉사 정도는 할 수 있다. 노약자나 장애인처럼 혼자는 댄스를 하기 어렵지만 봉사로 도와준다면, 재활에도 도움이 되고 댄스를 즐기게 할 수 있게 되는 경우 보람이 크다. 댄스인들은 아주 실속있는 '진지한 여가'를 즐겨온 셈이다.
‘진지한 봉사’의 끝을 직업으로 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직업으로 하는 순간 취미가 아니다. 직업으로 해야 성공한다는 개념과도 다르다. 댄스는 내게 단지 취미이자 여가의 하나일 뿐이다.
-글:강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