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댄스스포츠의 미래, 유소년에 달려 있다
“독일 축구가 강한 것은 유소년 축구 덕분이다” 프란츠 베켄바워(68) 바이에른 뮌헨 명예회장이 한 말이다. 독일은 최근 세계 축구계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그 원동력은 탄탄한 저변의 유소년 층에서 꾸준히 좋은 선수들이 올라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뿌리가 튼튼하니 줄기가 튼튼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는 소년체전이라는 것이 있어 매년 열린다. 올해 42회째인 대구 대회에 33개 종목이 출전해서 기량을 겨뤘다. 그러나 댄스스포츠는 아직 정식 종목으로 못 들어가 있다. 2007년 대한 체육회 정식 종목으로 가입이 되어 있는데 아직도 정식 종목으로 올라가 있지 못하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정식 종목이 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계에서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시범 종목 이래 부진한 댄스스포츠의 위상, 유소년 층의 빈약한 저변 인구, 사회적 인식 부족, 등 돌아보면 반성할 점이 많다.
우리나라 댄스스포츠 입문 과정을 보면 나이 들어서 취미나 운동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생활체육으로 좋은 현상이기는 하지만 엘리트 체육으로 육성하려면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시켜야 한다.
고속도로에 아무리 차가 많이 다녀도 차가 빠지는 출구 시설이 잘 되어 있으면 길이 막히지 않는다. 지방에 갔다가 서울 다 와서 길이 막히는 이유는 출구에서 차가 잘 빠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댄스스포츠가 엘리트 체육으로 발전하려면 댄스스포츠를 전공했을 때 나갈 수 있는 분야가 잘 보장 되어 있어야 한다. 고속도로가 목적지에 다 와서 차가 막힌다면 고속도로 이용을 꺼려하는 것과 같다.
목적지 가까이 와서 차가 막히더라도 결국 다 빠져 나간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 일단 고속도로에 들어서고 보는 것이다.
댄스스포츠도 유소년부터 시작해서 하다 보면 유망한 선수도 나오고 개인적으로도 쓸모가 많아진다면 입문하는 사람이 늘 것이다. 고속도로 진입이 쉽도록 만들어 놓아야 하는 것이다.
배울만한 곳이 마땅치 않거나, 인식 부족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안 되거나, 배우는데 돈이 많이 들거나 하면 기피 종목이 된다. 대회에 참가한 유소년들이 지나치게 화장을 하거나 화려한 의상을 입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 흉내를 내는 것이다. 어른들처럼 보이려는 욕심도 있다.
댄스스포츠 인구는 늘어나지만 학원이 또한 급격히 늘어나서 경영 자체가 힘든 학원도 많다. 유소년이 댄스스포츠 학원에 드나들기에 적당하지 않은 환경도 있다. 유소년 쪽에 저변인구가 확대되지 않고서는 댄스스포츠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대로라면 댄스스포츠가 우리 세대를 고비로 침체의 늪에 빠지거나 사그러들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기 전에 눈을 유소년에 돌려야 한다. 그나마 결실을 맺는 데에도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서둘러야 한다.
-글:강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