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단하나의꽃 * BGM*15minutes-Me and the other guy
1. [백현] 새벽 세시의 거짓말 새벽 세시. "못 자는거야. 아니면 안 자는거야." "오랜만이네, 웃는 얼굴." 지겹게도, 그에게 다시금 자유를 박탈당했다. 입술을 깨물었다.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어줍잖은 거짓말이 끝나자 그는 피가 베인 내 입술을 핥아 내렸다. 원하는 바를 이루어낸, 그의 얼굴에 깃든 것은 평온이었다. "네 모든 말들이 거짓이어도." 2. [공유] 새벽 세시, 신의 집착 고아원에서 버려졌다. 원장이 후원금을 들고 도망친 덕이었다. 고아원의 아이들은 시설로 뿔뿔히 흩어졌다. 적잖은 나이, 어딘가로 입양가지도 못할, 상품성이 없어 거둬지지 못한 나는 흰 눈이 쌓인 어느 골목에서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살고 싶다면 잡아."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내게 손을 내민 구원자, 그것이 그와의 첫만남이었다. 먹이고, 입혀준다. 그것은 응당 댓가가 필요한 것이었다. "쓸모없는 짓일 것 같은데." 푼 돈이라도 벌어 주겠다는 말에 남자는 가소롭다는 듯이 답했다. 사치에 사치를 더한 일상이었다. 하루마다 입는 옷이 달랐고 그의 손에 이끌려 도착하는 곳은 언제나 내 기를 죽여놓기에 충분했다. 내가 버는 푼돈 따위가 그에게 보탬이 될리는 없었으니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이런 투정은 안 좋아해." 사실인 말에 알량한 자존심이 상해, 방에 틀여 박혀 나오지 않았다. 나오라 재촉하지도 않은체 꼬박 하루를 내 방 문앞을 서성이던 그는 어두운 밤이 되어서야 내 방에 들어왔다. 눈을 감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뱉은 말은 어쩌다 주운 계집애에게 하는 말이라기엔 퍽 다정했다. "알잖아. 밖은 위험한거." 눈이 쌓여있던 정원에는 어느덧 봄이 찾아왔다. 아저씨가 없는 시간이면 저곳에서 있고싶어요. 내 말에 그는 단호이 일렀다. 자신을 처음 만났던 죽음의 기로에 서있던 순간을 기억하라는듯이. 그래서, 도망쳤다. 나를 죄여오는 그의 눈빛이 이제는 두려워 견딜 수 없었다. 죽음을 겨우 면하는 생활 속에서도 자유는 달콤했다. 이정도의 삶이 진정 나의 것이었던 것 처럼. "네가 얼마나 위험한 새끼한테 걸린건지 모르나 봐." 그러나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새벽의 악몽처럼, "내 손바닥 안에서 벗어나는걸 보면." 그는 다시금 나타났다. "자유를 원하는게 얼마나 쓸모 없는 짓인지 알려줘야 겠구나." 푸른 불꽃이 일렁거렸다. 욕망에 취한 신 만큼 무서운 것은 없었다. 더이상 뒷걸음질 칠 수 있는 곳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리석은 어린 양을 위한 조소가 섞인, 욕망을 억누른 그의 말이 내 귓가에 닿았다. 신이여, "좀 아플거야, 참던지." 부디 자비를 베푸소서. 3. [박보검] 새벽 세시의 타락. 세상을 살기에는 가진 것이라곤 반반한 낯짝과 멀쩡한 몸밖에 없었던 나는 기꺼이, 남자의 품에 안겼다. 아내를 잃은 남자는 젊은 여자를 원했고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한 나는 남자가 좋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거래였다. "어젯밤에 좋으셨나봐요, 어머니." 가장 좋은 것은 있어도 가장 완벽한 것은 없었다. 이 거래 조차도 빌어먹을 도련님으로 인해서 하루하루 날이 선 칼날 위에 서있는 느낌이었으니까. "회장님이 보고 계시잖아. 친한척 해야지." 수치스러움을 넘어 분노를 느낄 때 쯤이면 그는 능숙히 나를 다뤘다. 그의 뺨을 치려던 손목이 잡혔다. 손목을 감싸쥔 그의 손은 이내 내 손목을 집요하게 지분 거렸다. "제 방으로 오시면 얼마든지 맞아 드릴게요,어머니." 귓가에 닿은 그의 숨결이 뜨거웠다. 미세히 떨린 몸을 알아차리기라도 한듯이 그는 미소를 띈체 자리를 떠났다. 능구렁이 같은 새끼. "회장님 마지막 배웅은 잘 했어?" 남자가 출장을 떠난 날의 저택은 언제나 그와 나의 끔찍한 기류만이 감돌았다. 그의 열기에 몸이 타들어가듯 뜨거웠다. 알 수 없는 갈증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을때 기다렸다는 듯이 그는 문에 기댄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야 그 노친네가 조금은 덜 불쌍한데."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나는 두려움을 느낄 세도 없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럴리가 없음에도, 그에게서는 피내음이 났다. 살인자 새끼. 경멸을 한껏 담아 내지른 소리에 그는 완연히 냉정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잘 생각해." 그가 점차 내게 다가왔다. 이곳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뒷걸음질 쳤다. 어리석게. 결국 내가 도착 할 곳은 교성을 내지르던 침대밖에 없음에도. "이제는 내가 네 구원자야." 절망이 가득담긴 내 눈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담긴것은 더한 기쁨이었다. "알았으면, 이쁜짓 해야지." 새벽의 푸른빛은 우리의 타락을 선연히 비추고 있었다. 4. [김남길] 새벽 세시의 추격 남편을 죽여드릴까요. 고마워 할 건 없어요 어쩌면 더한 새끼한테 걸린건지도 모르니까. 사치스러운 잠을 깨운것은 다름 아닌 그의 음성이었다. 운전대를 다시금 잡았다. 밀항 루트는 아직까지 남겨져 있었으니. "이런다고 벗어 날 수 있는 새끼라면 당신 남편이 내 손에 죽지 못했겠지." 남편이 죽고 난 뒤 새로운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했다. 모두 다 착각이었다. 그는 족쇄처럼 단단히 나를 옭아 매었고 몇번의 도망 조차도 여유로이 잡아냈다. 이번 기회가 내게 남은 마지막이었다. 숨마저도 얼어붙을듯 차가운 새벽의 바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은 나를 도망치게 할 배가 아닌, "돌아갈 시간이야." 또 다시 그였다. "남편을 죽여준 댓가를 아직 못 받았어." 수많은 돈, 회사에서의 지위 따위도 모두 그가 원하는 댓가가 아니었다. 나는 최선을 다했어. 그걸 원하지 않은건 당신이잖아. 내 원망에도 그는 집요히 내 눈을 바라봤다. "당신을 달라고 했잖아." 내가 그에게 줄 수 있는건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나 하나였다. "악마와의 거래는 그런거야." 시간을 되돌린다면 나는 그와의 거래를 하지 않을까. 자유에 취해 더한 지옥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볼 수 있을까. "달콤한 결과 뒤에 지독한 댓가가 따르는 거지." 등대의 빛이 그의 발치에 닿자 그의 발 아래에 쓰러져있는 무수한 시체들이 보였다. "그래도 행복해하는게 어때." 탄약의 가루가 휘날리는 총을 무수한 시체더미 속에 버리고 다가오는 그의 걸음은 빠르지도, 그다지 느리지도 않았다. "당신의 지옥은 당신을 사랑하는 내 품이잖아." 나를 다시금 가지리라는 것을 알았으니. * 사진 올리는게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 올려버리기. 역시 집착쓰는게 세상에서 제일로 쉬운것. 그리고 나는 진이들 댓글을 받아야 다음글을 쓸 힘이 나는것<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