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치과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질문들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이 교정비용에 관한 것이다.
또한, 치과에 와서 간단히 상담을 하고 갈 때도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역시나 교정비용에 관한 것이다.
아마도 이 치과 저 치과에서 비용을 알아보고 예산도 세워보고, 저렴한 치과를 찾아보고 함일것이다.
전자사전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고를 때처럼 가격 비교 사이트에 올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교정치과의사인 나 역시 교정치료비가 "얼마"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얼마 전 고등학교 친구가 전화로 교정치료비가 얼마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나의 대답은 만연체...줄줄 답변은 길어지게 마련이다.
교정치료비라는 것은 생각보다 꽤 여러가지의 요소로 되어 있다.
일단 교정진단비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치과에 가서 간단하게 교정상담을 할 때는 따로 비용이 들지 않지만, 교정치료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엑스레이를 채득하고 구강내, 구외 사진을 찍고 모형을 채득하는 등의 과정이다.
정밀 검사가 없다면 교정치료를 못하는가?
물론 대부분의 교정전문의들은 얼굴과 구내상태만 보고도 대략의 치료계획을 세울 수는 있다.
하지만, 자세한 검사를 통해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는 합리적인 치료계획으로 이어진다. 또한, 교정치료라는 것은 장기적인 치료이기 때문에, 처음 상태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정진단비도 치과에 따라서 다른데, 15만원-25만원 정도. 대학병원은 방사선 사진비가 따로 들기 때문에 30만원 정도까지 들기도 한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교정치료비는 보통 두 가지 방법의 수납방법이 있다.
하나는 Initial fee(초진비)와 월치료비로 나누어 내는 것이다. 처음에 내는 비용은 일시불로 수납하기도 하고 치과에 따라서 5-10개월로 분납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리고, 월치료비는 장치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두 번째는 초진비(장치비)와 예상치료기간에 따른 월치료비를 모두 합친 total fee의 개념이다. 이를 전체 치료 기간에 분납하는 방법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첫 번째의 수납방법이 일반적이지만, 두 번째의 수납 방법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단순히 교정치료비가 얼마라고 얘기하는 것이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첫 번째의 수납방법이 두 번째의 수납방법에 비해서 저렴하게 느껴질테니까.
그 외에도 교정치료에는 발치 비용이나 스크류 삽입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수 있고, 어떤 장치를 붙이느냐에 따라서도 전체 비용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교정치료 후에는 유지장치가 들어가게 되는데, 이 유지장치가 처음 비용에 포함되느냐의 여부도 치과마다 다르다.
그러니, 자세한 치료계획을 세우지 않고, 치과마다 대략적인 비용을 알아보는 것은 수박겉핥기식의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다소 극단적인 예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암환자가 수술을 어느 병원에서 할 것이냐를 결정할 때, 어느 병원이 제일 싼가를 찾아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정치료는 의료행위이다. RD8800이라는 전자수첩을 어디서 살 것이냐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 전문성, 병원에의 접근성 등이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것이 교정의로서의 개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