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을 보고 싶다는 느낌, 즉 '변의(便意)'는 어떻게 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다시 말해, 우리의 신체는 배변의 시점을 어떻게 정확히 알 수 있으며 또한 어떤 경로를 통해 대뇌에 전달하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변은 그리 간단하지 않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여러가지 자극들이 변의를 촉진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억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선 계속적인 교육의 효과, 즉 좋은 습관을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의 동물들은 변의가 생기는 순간 거의가 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즉시 배설을 해버리지만 교육을 받아 잘 길들여진 애완동물은 정해진 때와 장소를 찾아 배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변을 가리지 못하던 갓난 아이들이 차츰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나 돌이 지나게 되면 어느 날부턴가 용변의사를 밝히게 되고 때로는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는 참으로 신기한 모습을 보게 된다.
이처럼 인간은 반복되는 교욕, 즉 학습으로 인한 뇌 속의 잠재된 기억들이 되풀이해서 인체의 각 부분을 자극시킴으로써 변의가 생기게 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변비를 억제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매일 변을 볼 수 있는 좋은 배변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다음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식사 후에 배변을 하게 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정상적인 성인의 경우 배변은 보통 하루에 한 번, 대개는 아침 식사후에 이루어진다.
그 이유는 위가 텅 비어있는 시간인 아침에 식사를 하게되면 위는 음식물로 채워져서 늘어나게 되며 그것이 자극체가 되어 결장이 큰 운동을 일으키게 되는 위결장반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반사작용에 의해 장 속에 괴어있는 내용물이 곧장 직장까지 이동하게 되면 직장의 자극으로 대변을 보고 싶다는 감각이 일어나게 되고 이 자극이 대뇌에 전해져 변의로 나타나면서 화장실로 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배변반사가 일어나 항문의 괄약근이 열리며 대변이 나오는 것이다.
여기서 좀 더 구체적으로 변의가 생기는 까닭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소장과 대장을 지나면서 소화 흡수된 음식물의 찌꺼기와 장의 점막으로부터 분비된 유기물 등에 의해 만들어진 대변이 하행결장의 아랫부분인 골반결장 내에 모여 가득 차게 되면 아랫배가 뻐근해지면서 중압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변의를 느끼게 되는 배변의 첫 신호이다. 이로부터 배변은 하루 반정도 걸려 종착역인 직장에 도착하게 된다.
직장은 대게 비어있지만 어느 정도 변이 모이게 되면 늘어나게 됨으로써 신경총이 자극을 받아 변의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된다. 단, 직장이 늘어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변이 짧은 시간에 모이지 않는 한 직장벽은 늘어나지 않는다.
즉, 배변운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대량의 변이 한꺼번에 직장으로 보내져야만 변의를 느끼게 되는것이다. 그렇지 않고 두세 시간에 걸쳐 변이 직장에 모이게 되면 배변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장에 변이 고이면 직장벽의 팽창으로 신경총을 자극하는 가운데 이 자극이 골반 신경을 통해 척수를 따라 대뇌까지 이르게 되면 여기에서 변의가 일어난다.
한편 이 자극은 척수의 반사 중추에서 반사 기구를 작동시키고 골반 신경을 원심으로 하여 다시금 직장으로 돌아가 직장의 수축운동을 더욱 강화시킴으로써, 장벽으로부터 분비된 점액에 의해 변이 쉽게 통과하도록 하는것이다.
이렇게 해서 변이 도달한 항문에는 내항문과 외항문이 있어 수축과 이완작용을 맡고 있다.
즉, 동물은 불수의근이라 하여 항문 괄약근을 스스로의 의사대로 움직일 수 없으므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배설하지만, 인간의 외항문 괄약근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의근으로 변의가 일어나 직자으이 수축운동이 시작되어도 자신의 의사에 따라 근육을 수축시켜 항문을 닫아버릴 수 있다.
예컨데, 바쁜 시간에 쫒겨 배변할 시간이 없다든가 혹은 배변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에서는 변의 배출을 억제시킬 수 있는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다시 직장벽이 이완되고 장 안의 압력이 저하되면서 변의는 사라지게 되며 전체 대장의 운동은 저하됨으로써 변비의 유발원인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