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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사회

[원래는]이라는 환상 - 쥐뿔개뿔

작성자지발돈쫌|작성시간09.12.08|조회수73 목록 댓글 3

우리가 환상이 있습니다. 무슨 환상이냐 이름 붙이기가 좀 어렵습니다만, 대충은 <원래는>이라는 환상입니다. 특히 종교에서는 <원래는>이라는 환상이 머저리들을 심하게 지배하는것 같습니다.

부처님의 영산회상도를 보면 참 대단합니다만, 실제는 그러면 안됩니다. 애 처둘러 업은 아줌마랑, 삑삑이 울어대는 아해와, 산아래 모아들은 시정잡배를 상대로 술 빵 고기를 차려놓은 그 무대의 실상은 없어지고 부처좌우에 시호하는 불보살과 경전 쪼가리에 남은 부처님 말씀만 남았습니다. 우리는 그 탱화와 법화경전에서 코흘리고 똥싼 애새끼 손보는 엄마를 보지 못합니다.

예수의 영산회상 버전인 산상수훈도 마찬가지입니다. 야외들판에 예수말씀들으러 나온 사람들이 모두 집나서면서 먹을 것 싸들고 나온 것, 애기는 엄마 젖물고 예수말을 들었을 것이고, 두세살 먹은 애는 엄마 잡고 놀자고 울고, 너댓살 에들 또래는 예수가 뉘집 강아지냐 하면서 장난치며 놀았을 그 장소와 시기는 없고 오직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이것만 남았습니다.

지금 부처나 예수가 와도 그저 선생질하는 한 사람이 말하고 듣는 놈은 듣고 안듣는 놈은 안듣습니다. 아니, 저런 새끼는 누가 밥멕여주나 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이 태반일겝니다. 왜냐하면 우리 밥먹고 사는데는 하등 도움이 안되고, 그저 입바른 주저리는 그저 들을 만은 하지만, 일어서자마자 흘려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시석가의 말씀은 그저 훈장 선생님 말씀과 틀리지 않았을 것이고, 예수말은 그냥 시골 목사 주절거리는 거랑 별 틀리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 둘이 지금 내옆을 지나가도 뭐 그냥 지나가는 아저씨가 좀 아우라가 있네 하고 뒤돌아 보았을 겁니다.

우리가 어떤 말씀을 들었을때 그자리에서 쾅하고 머가 들렸다면, 그 충격은 점강하고 사라집니다. 그 첫 충격의 파편이 중간이고, 그 누가 그 충격을 고양시켜줄 방안으로 내용보충하여 전파하면 이제 생명이 붙습니다. 그리고 그 경전화된 말씀에 붙고 붙여서 형식을 완성하면 대대손손 내려줄 준비는 된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예수의 산상수훈이나 석가의 영산회상은 우리 아파트에 들어서는 수요시장 약장수가 그 무대입니다. 그 무대는 입을 돌면서 읍내시장의 인기있는 광대가 되고, 더 흘러서는 온세상 사람을 향해 펼쳐지는 향연이 되고, 때로는 온 우주를 향하여 외치는 진리무대가 됩니다.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원래는 이랬다, 원래는 이 말씀이었다......왜냐하면 <원래는 더 형편없었으니까!> 그리고 그 원래는이라는 것, 듣는 놈 두서너명이었고, 그것도 긴가민가 였다는 사실! 우리가 보는 경전의 무대와 가르침은 이미 대본이 마무리 될 즈음 무대 위에서 어느 배우가 리허설하는 것을 다시 보완하여 만든게......경전이라는 겁니다.

내가 왜 이런 말씀을 하느냐 하면......경전 말씀에는 인간 내음내가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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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Dr.Miro | 작성시간 09.12.08 stand alone complex: 원래(오리지널)의 부재가 다른양상의 복재를 양산한다, 복제품이 원래(오리지널)를 잘 모방했다고 착각한다, 복제품이 스스로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한다.
  • 작성자nasimin | 작성시간 09.12.08 유물론적 냉소, 이것뒤에는 뭐 사는게 다 똑같지 애써 구도자일 필요가 있간? 패열감 밖에 남는게 없을겁니다.
  • 답댓글 작성자고무장화 | 작성시간 09.12.08 윗글과 유물론은 별로 상관없는듯.. 오리지날에 대한 환상이 없어도 인생을 얼마든지 재밌게 살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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