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보이는 마을 뒷산에서도 가을이 마지막 옷을 벗는 듯 하다,
은행나무 가로수 잎들도 노랗게 채색되어 보도에 떨어져 쌓여 있다 .
낙엽을 밟으며 걸어가노라니 지 난 봄에 새싹을 돋아내고 여름 내내
무성하던 잎들이 이제 다시 본래의 자리로 , 흙으로 , 그들의 뿌리로
돌아가는 환귀본처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엄숙함에 숙연해 진다,
나도 이제 얼마 있으면 옷을 벗고 자연으로 돌아 가야함을
낙엽들은 새삼스레 깨우쳐 주고 있다,
자연이라 부르는 그 곳은 나의 고향이요 나의 영원한 안식처가 될 것이다.
결코 나의 죽음을 슬퍼 할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기뻐 할 것도 아니다 .
다만 본래 그 자리, 자연으로 돌아 갈 뿐인 것을 헛되이 울고 불고 한들 무엇하랴 ,,,
내 몸뚱이와는 관계없이 내 마음은 하루에도 수 만 번씩
살아나고 죽어 가고 있으며 , 또 여기 저기 끝없이 방항하고 있다 .
이렇게 생멸하고 떠도는 내 마음을 찾아 멈출 수 있다면.
깊은 바다 속처럼 무심하게 고요 할 수만 있다면
텅 비워진 무한한 허공이 되어 온 법계를 모두 품을 수 있을 것이며
생사 여일 하고 영원한 평화가 올 것이다.
삶에 대한 생각도 죽음에 대한 생각조차 끊어진 본래의 그 자리로 가고 싶다 .
온갖 기쁜 일에도 슬픈 일에도 번뇌에도 걸림이 없는 본래 그 자리로
돌아가 자유자재 할 수 있다면 가을의 산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라 마음 하는 마음이여 가 이 찾기 어려워라 , 할지라도
가을이 나에게 가르쳐 주는 그 깊은 뜻을 깨달아 ,
잃어 버린 마음을 찾아 신심일여 할 수 있다면 다시금 되 돌 아 오지않는
본래의 그 자리로 돌아 갈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