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聖) 마크리나"는 카파도키아의 유명한 성인 가문 출신으로, 10남매의 맏딸이었는데요. 여러분도 잘 아는 "대 바실리오"와 "닛사의 그레고리오"의 누나입니다.
닛사의 그레고리오가 훗날 CE 380년대에, 자기 큰누나를 회상하며 "마크리나의 생애"라는 성인전기를 집필했는데요. 그 전문을 인터넷에서 찾아 읽을 수 있으므로, 교양 삼아 한번 읽어보세요.
"마크리나의 생애"에는 성(聖) 마크리나의 임종 기도문이 실려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임종 기도문만 아래에 옮겨 놓겠습니다.
4세기 소아시아의 금욕적인 성향이 잘 나타나 있군요.
“주님, 저희에게서 죽음의 두려움을 거두어 가신 분은 바로 당신이십니다.
당신은 저희를 위해 이승살이의 마지막이 참된 삶의 시작이 되게 하셨습니다.
당신은 저희 육신을 잠시 동안 잠들게 하시고 마지막 나팔 소리에 다시 깨어나게 하십니다.
당신은 손수 지으신 우리 인간을 땅에다 두셨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당신께서는 이 땅에 우리 인간을 다시 일으키실 것이고 그 때 당신은 우리 안의 죽음과 추함을 불멸과 아름다움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당신은 우리를 위하여 저주받은 몸이 되시고 죄인이 되시어 우리를 저주와 죄에서 구해내셨습니다.
당신은 용들의 머리를 부수시고 그 입에서 우리를 건져내셨고 불순종의 구렁에서 우리를 끌어 올리셨습니다.
당신은 지옥문을 부수시고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를 무력하게 만드신 후 우리에게 부활의 길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당신의 문장(紋章)으로 거룩한 십자가의 표지를 주셨고 이로써 적들을 멸하시고 우리 목숨을 지켜주셨나이다.
영원하신 하느님,
어머니의 태 안에서부터 저는 당신을 향하여 비상하였고, 제 영혼이 온 힘을 다하여 사랑한 것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저는 제 몸과 영혼을 당신께 바쳤습니다.
제 곁에 빛의 천사를 보내주시고 그가 손수 저를 새 생명의 땅으로 인도하게 하시어 거기에서 성조들의 품에 안겨 안식의 샘을 찾게 하소서.
당신은 번쩍이는 불 칼을 부수셨고 당신과 함께 십자가에 달려 당신 자비에 의탁하였던 사람을 낙원에 들게 하셨습니다.
당신 나라에서 저를 기억하여주십시오. 저 역시 당신과 함께 십자가에 달렸습니다. 당신을 경외하여 제 육신을 십자가에 못 박았고 당신의 심판을 두려워한 저입니다.
어떤 심연도 당신께서 저를 택하시지 못하도록 저와 당신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으며, 어떠한 시새움도 당신을 향한 제 길에 방해가 될 수 없습니다.
당신의 눈앞에서 저의 죄는 낱낱이 드러날 것입니다. 인간 본성의 나약함으로 말미암아 저는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지었습니다.
당신은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능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의 죄를 용서하시어 생기를 되찾게 하시고, 제가 육신을 벗어버린 후에 제 영혼이 티나 주름 없는 모습으로 당신 앞에 서게 하소서. 또한 제 영혼이 당신 면전의 분향처럼 나무랄 데 없고 순결한 상태로 당신 손에 받아들여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