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공개되었다!! 무도가요제 사상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커플, 형용돈죵의 문제적 작품 <해볼라고>말이다. 이 작품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던 것은 지난 가요제 음원성적 1위였던 GD와, 마성의 커플 형돈의 만남이라는 점도 있었겠지만... 그전에 과연 저게 제대로 된 노래꼴을 갖출 수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해볼라고>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된 것은 정형돈이 두번째 만남에서 '치석가득 그녀석' 운운 할 때부터 시작되었다. 첫만남에서 <해볼라공~해볼라공~~> 하고 저질랩을 발사할 때만 해도, 그냥 웃길라고 하는 소리겠지 하면서 같이 웃었는데, 두번째 만남에서 <해볼라고> 확장판이랍시고 더욱 가관이 된 가사를 들고 온 거다. 당시 대부분 시청자들의 반응은 '두 사람의 만남이 웃기고 설레긴 한데... 아무래도 라미네이트는 좀 아닌것 같다'라는 거였다. 하지만 그때만해도 지디가 작곡할 때 가사는 다시 손보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더랬다.
하지만 막상 지디가 작곡해 온 노래의 뚜껑이 열리자,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정형돈 본인마저도 당황스러울 지경!! 정형돈이 가요제 첫날 장난삼아 부른 홍홍랩을 진짜로 노래로 만들어 온거다. 그것도 자기는 엄청 신이 나서 '우리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타령랩!!"이라며 자랑을 해댄다. 이러다 지난번 순정마초의 악몽이 재현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긴 하지만, 지휘자마냥 온몸으로 홍~홍~홍~을 표현하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지디의 열정에 떠밀려서, 마성의 타령랩 <해볼라고>에 찬성표를 던지게 된 도니. 하지만 훗날 녹음실을 찾은 도니는 자신의 결정을 뼈져리게 후회하게 되는데..!!!
앞서 글에서도 잠시 언급을 했지만, 이날 녹음실에서의 지디는 뭔가에 홀린 사람 같았다. 까칠한 완벽주의자라고 소문났던 지디가.... 모든 것이 완벽 그 자체라면서 형돈이 부른 모든 노래에 OK 싸인을 내린 것. '쟤 이상해~ ㅜㅜㅜ' 싶은 도니는 점점 울상이 되어가지만, 그러던가 말던가 지디는 세계적인 천재가수를 발굴해 냈다며 마냥 신이 났다. (심지어 형돈이야말로 음악의 천재라고 타 방송에서 인터뷰까지 했더랬다. 정말로.. 얘는 진심이었던 거다..!!) 그리하여... 루이 암스트롱창법 + 소몰이 알앤비창법 + 홍홍랩을 골고루 섞어서 녹음을 마친 지디. 과연 그는 이 괴이한 음원들을 조합해서 제대로 된 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설마 음악계의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하는 건??!!!!
그리하여 마침내 대망의 자유로 가요제날!! 드디어 <해볼라고>의 실체가 공개되었다.
노래는 단순하다. <가스펠 분위기의 소몰이 창법으로 부른 인트로> + <비교적 단순한 비트의 홍홍랩 반복> + <루이암스트롱식 코창법으로 부른 멜로디라인> + <지디의 간드러진 목소리로 부른 엉아~~~ 브릿지> + <신나는 경음악으로 이루어진 댄스타임>이다. 굉장히 명곡이냐고 물으면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는데, 적어도 확실한 한가지는.... 걱정했던 것보다는 훨씬 괜찮았다는 거다.
이 노래의 진가를 알기 위해서는 무대버전보다는 음원버전으로 들어보는 것이 더 낫다. 무대공연이 조금 산만했었다는 지적이 있었던 반면, 이런 저런 현장음들이 빠진 음원을 들어보면 노래가 생각보다 훨씬 괜찮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깨끗한 음원으로 들어보면... 우선 인트로 부분의 형돈 알앤비 부분이 생각보다 훨씬 더 퀄리티 높다는 걸 알게 된다. 분명히 저 부분 둘이서 개그하다가 한번에 OK해서 녹음했던 것 같은데, 항간에서 JK정형돈이라는 평가가 나올만큼 썩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알앤비 실력으로만 따지면, 유느+혈옹 조합을 다 합친 것 보다도 나을 정도. 알앤비의 조상님 김조한이 봤다면, 당장에 데려가고 싶어질 것 같은 노래실력이다.
여기에 꿍스꿍스~ 하는 중독적 비트나 홍홍~의 찰진 랩도 꽤나 신난다. 중간중간 추임새로 들어가는 '웨이~~러 미닛'도 매력있고, 생각보다 암스트롱 창법도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노래의 가장 큰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형아~~~~~~ '다. 이 부분은 무대공연때는 댄스에 가려져 제대로 들리지 않는데, 음원으로 들으면 지디의 간드러진 애교가 소름끼칠만큼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어린 동생이 조르는 것 같은 '엉아~엉아~엉아~'가 더해지면 그야말로...... 씹덕터진다!!!! (이건 이번에 새로 배운 표현인데, 이 이상의 적절한 표현이 없을 듯 하다 ㅎㅎㅎ)
지금껏 내가 들어본 지디음악은 다들 쎈 느낌의 곡들 뿐이었는데, 이 노래만큼은 온전히 자기 자신을 내려놓은 듯한 느낌이었달까. 암튼간에 26살이나 먹은 나름 중견급(?) 아이돌이 하기엔 너무나도 귀여운 발성이었던 거다. 한 마디로 지금껏 무도 가요제기간동안 수많은 여성들의 감성을 설레게 만들었던, 형돈에 대한 지디의 무한 애정이 이 '형아~~'라는 두 음절 안에 모두 농축되어 있는 느낌!!!!
하지만 반대로 이 부분 때문에 수많은 남성 청취자들이 분통을 터뜨렸으니... 이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극강의 애교발성은 건장한 성인 남성들이 참아내기엔 너무 과한 감성이었던 거다. 실제로 이 엉아~~ 부분을 참지 못하고 꺼버렸다는 후기들이 남초 커뮤니티에 속속 올라왔었더랬다. 덕분에 지디 이 X끼는 노래를 뭐 이리 건성으로 만들어왔느냐는 지적으로부터 시작해서 <바람났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허접쓰레기라는 둥의 다양한 혹평들이 올라오기에 이른다.
반대로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씹귀, 졸귀 등등의 격한 애정표현이 난무하면서 너무너무 귀엽고 중독성 쩌는 좋은 노래라는 정 반대의 평가를 내린다. 혹자는 이들이 죄다 지디 빠순이라며 매도하기도 하지만, 이 노래가 얼마나 여성적 감성을 자극하는 지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지디와 형돈의 이야기가 어떤 점에서 여자들의 맘을 설레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들은 <해볼라고>가 가지는 그 사랑스러운 감성을 평생 이해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저 '여자들 완전 이상해, 변태같이 게이코드에 환장한다니까' 라고 툴툴댈 뿐. 하지만 지디-도니 커플이 보여준 그 애잔하고 섬세한 감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자네들 연애하긴 좀 힘들걸세...
하지만 사실 내가 진짜로 말하고 싶은 건 이 노래의 완성도 따위가 아니다. 이 노래가 지디가 작곡한 희대의 명곡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노래 한구절 한구절마다 의미와 추억이 담겨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첫방송인 무도 나이트쇼에서 형돈이가 홍홍대며 랩을 하는 장면부터, 예전부터 '보고있나 지디'를 외치던 형돈의 말버릇, RAP을 LEP으로 발음하고 부끄러워하던 모습, 난닝구 입고 남의 사무실에 찾아가 말도 안되는 가사를 읊조리던 모습까지 모든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고름베개니, 매의 눈이니 하는 요상한 가사들에도 이런저런 추억들이 담겨있어 다정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이런 힘을 지닌 노래는 내가 생각하기에 가요제 참가곡 일곱곡중 두 사람의 <해볼라고>가 유일하다.
무도가요제의 취지가 무엇인가. 전문가들이 모여 쌔끈하고 잘빠진 곡을 만들어 음원 1위 하는 게 목표인가? 그렇다면 태호 피디는 음원수익 기부따윈 때려치우고, 어서 빨리 연예기획사를 하나 차려 독립하는 게 나을거다. 그러나 태호피디가 꿈꾼 무도가요제의 진짜 취지는 평균 이하의 일곱남자가 음악으로 새 친구를 만나고, 그들과 함께 새로운 음악에 도전해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볼라고>야 말로, 그 취지에 가장 잘 들어맞는 노래가 아닐까?
적어도 노래를 만들던 순간의 두 사람은 정말로 즐거워 보였다. 자기들끼리 말도 안되는 가사며 곡조를 붙여놓고 낄낄대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랍시고 이런저런 구상을 하며 노는 것도 마냥 신나 보였다. 그런 음악적 즐거움을 찾는 것이야말로 기존 음악계와 차별화될 수 있는 무도가요제만의 가장 큰 장점이고, 지디가 평생 작곡한 노래중 가장 별스런 음악인 <해볼라고>가 지닌 진짜 가치다.
그런 의미에서 단돈 660원 아끼지 말고, 이번 기회에 무도 음원 한번 구입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