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카페 게시판★

[지드래곤 음악리뷰] 소년이여 (G-DRAGON - A BOY) - 뮤비 분석

작성자해피데이|작성시간14.03.28|조회수1,332 목록 댓글 1

오늘 감상할 음악은 지드래곤 솔로 1집 오프닝곡인 '소년이여'입니다.

그는 자신의 앨범 오프닝곡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합니다. '쿠데타'와 '원오브카인드'에 이어  세번째 '소년이여'까지 역순으로 듣고 있는데, 세 노래에 담긴 메시지는 놀라울정도로 일관됩니다. 다만 더 초기에 만들어진 '소년이여'는 그의 이야기가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훨씬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 뮤비의 주인공은 사과입니다. 혈관이 잔뜩 얽혀있는 이 사과가 비유하는 바는 심장입니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사과를 모티브로 삼은 듯 한데, 그렇다면 이 사과의 의미는 '기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뮤비는 이미 인기 아이돌가수가 된 지디가 자신을 뒤돌아보며, 초심을 다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그 모든 것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다 발견한 바로 그것... 지디는 이것을 '사과'라는 비유를 통해 형상화 해 놓았습니다.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심장, 즉 두근거리는 '음악적 열정'입니다.

 

 

지드래곤이라는 인간을 만들어낸 원동력, 그것은 음악적 열정입니다. 지금의 지드래곤은 그것으로 잉태되어 자라온 존재입니다.

 

 

 

이 뮤비의 두번째 포인트는 모자이크 타일입니다. 이 뮤비는 이기백 감독이 연출했다고 하는데,  화면을 모자이크 타일처럼 구성해서, 마치 큐비즘의 현대적 해석처럼 표현해 놓았습니다. 큐비즘의 핵심은 사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재구성하는 것인데, 이 뮤비 역시 '지드래곤'이란 인물의 다양한 측면을 표현해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화면이 나올때마다 지디가 화면을 부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곤 하는데, 쿠데타-원옵카에서 쭉 보여지는 현재의 자신에 대한 파괴-재생의 이미지들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입니다. 현재의 자신을 부수고 새로운 자신으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의 표현이지요.  

 

 

쿵쿵 울리는 비트에 맞춰 변화를 거듭하는 사과의 이미지들입니다. 다양하게 진화, 발전하는 그의 음악적 세계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지드래곤이라는 자아의 형성과정입니다. 사과가 음악적 측면의 지드래곤이라면, 이 인물은 인격적 측면의 지디를 의미합니다. 사과와 인물 두개의 이미지가 계속 반복되니, 나올 때마다 유심히 봐주세요. 사과부터 인물 장면까지 이어지는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Yo 밤은 깊었는데 잠은 안오고
늘어난 두통과 싸우고
이리저리 뒤척이다 생각에 잠겨
또 펜을 붙잡고
빼곡히 써 내려가는 가사
이 안에 내 철학이 가득하다
뿌연 담배 연기 꽉 찬 내방
Home sweet home 아늑하다

이쯤에서 지디에게 사과를 해야 할 듯 합니다. 사실 쿠데타의 가사-이를 테면 '아버님 댁에 놓아드린 보일러같은-를 보고 엄청 경악을 한 나머지, '지디는 가사를 참 이상하게 쓰는 구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후로도 가사들이 죄다 '나는 지디, 나는 잘남, 완전 짱짱맨'이런 가사라서, '가사는... 막 쓰나?' 라는 커다란 오해를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이 가사를 쓰기 위해서 밤새 두통과 싸우며 자신의 철학을 꾹꾹 눌러담아 쓰고 있었던 거군요.

 

피카소가 훌륭한 소묘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기괴한 형태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것처럼, 그 역시 기존작법의 가사를 훌륭히 잘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고뇌와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 오해해서 미안. 작문실력이 별로인 줄 알았어...)

 

 

앞서 이런 화면이 큐비즘적 구성, 즉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본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 장면에서부터 그것이 보다 명확히 드러나게 됩니다. 화면 속 지디는 하나의 조각을 들고 있는데, 거기에는 오래전의 자신이 담겨져 있습니다. 뒤에 있는 수많은 조각들 역시, 여러 시간 속의 지디인 거죠. 13살때 이후 쉬지 않고 노력해온 수많은 지디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냈다는 의미입니다.

 

 

 

 

이 장면은 총알-황금-황금상 의 세가지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저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노래가사에 '뭣모르는 자신감이 내겐 가장 큰 무기'라고 쓰여있는 걸 보니, 총알은 그의 자신감, 그것을 무기로 공격하는 황금덩어리는 그가 공략하려는 목표 (대중음악 시장일 수도 있고, 음악적 완성도일 수도 있는)가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 황금상은 비교적 명확한 비유로, 아이돌로서의 '지드래곤'을 의미합니다. 화려하고 빛나는 스타로서의 '지드래곤'으로, 열정적 음악가로서의 본질적 지디와는 약간 차별된 존재입니다.

 

이 부분의 가사는 이러합니다.

 

13살 나이에 와서 쉴 틈없이 달려왔어
뭣 모르는 자신감 내겐 가장 큰 무기였어
오르막 길이라면 내리막 길도 있는 법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버렸어

가사에서 보여지듯, 그는 쉼없는 노력을 통해 현재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듯이, 성공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황금으로 덧발라져 있으나 불편하고 갑갑해 보이는 황금상의 모습은, 현재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구절은 그가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이 노래의 핵심주제입니다.

 

Remember back in the day 
빛나던 두 눈
난 절대 잊지 못해 그 뜨거운 꿈을
Dont forget back in the day 
소년이여
네 멋진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쳐 
SHINE A LIGH

 

그는 어린 날의 자신을 향해, 혹은 자신의 안에 살고 있는 어린날의 꿈과 열정을 향해 말합니다.

소년이여, 네 멋진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쳐....

지금 지닌 인기와 부와 명성. 화려하지만 갑갑한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래전 소년의 열정으로 노래하라고, 그는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황금상안에서 여전히 뛰고 있는 붉은 심장 역시 같은 맥락의 이미지입니다. 그가 지닌 음악적 열정은 여전하다는 의미입니다.

 

 

 

이어서 그는 현재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선입관과 오해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난 G-dragon 남들이 뭐라건
작다고 어리다고
난 G-dragon 남들이 뭐라건 (Wuh-woo)
사람들은 말해 내가 부러워 가진게 너무 많아
연예인들은 다 편하게만 살아
딱 하루만 그입장이 돼 봐라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걸 알아

 

이 부분에서 그는 황금의 지디상 이면의 쇠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멋있어보이지만, 내면은 그렇지 않다는 항변입니다. 화려한 아이돌의 삶 뒤에서, 실제의 그는 외롭고 지쳐만 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외로움만 커져갔어
뭣 모르는 의무감 내겐 가장 큰 부담였어
오르막 길이라면 내리막 길도 있는 법
도망치기엔 너무 늦어버렸어

그가 느끼는 고통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장면입니다. 첫번째 장면은 그가 느끼는 외로움과 고뇌를, 두번째 장면은 '지드래곤'이라는 이름하에 감당해야 할 수많은 부담감을, 세번째 장면은 점점 비인간화(혹은 상품화)되는 자신을, 네번째 장면은 자유를 박탈당한 답답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황금의 성 안에 고립된 채 시들어가고 있는 존재에대한 비유라던가, 묶여있는 남자의 이미지는 이후 원오브카인드나 쿠데타에서도 꾸준하게 등장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는 늘 비슷해서, 그리고 조금도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그가 느끼는 고뇌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듯 합니다.

 

(다음으로 후렴이 반복되는데, 위에서 설명한 후렴구와 비슷한 맥락이므로 이 부분은 생략합니다. )

 

 

 

 

10년동안 수 많은 물음들과
내가 흘린 수 많은 땀방울들과
내가 참아온 차가운 눈물들아
다시 시작해 보는거야

아마 지금 이 노래로 뮤비를 만들라고 하면, 이렇게 직접적인 비유는 쓰지 않았을 듯 합니다 ㅎㅎ 요즘은 굉장히 함축적인 비유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요즘의 노래들이 은유라면, 이 노래는 직유에 가깝습니다. 위에서부터 물음, 땀방울, 눈물의 표현입니다. 우는 남자의 이미지는 쿠데타에서도 반복되어 표현되는데, 이 친구 굉장히 마음속에 말못할 고통이 많은 듯 하네요..

 

'다시 시작해보는거야'에서는 화면을 메운 모자이크 타일을 부수는 장면으로 표현했습니다. 현재의 자신에 대한 파괴와 혁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원옵카-쿠데타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늘 현재의 자신을 깨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거듭거듭 다짐하고 있는 듯.

 

자, 이렇게해서 자신을 깬 이후에는 새로운 재 탄생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이어지는 이미지들은 그러한 재탄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온 푸른 사과.

 

심장, 즉 음악적열정을 잃지 않는 자신.

 

 

얽매인 모든 것들을 끊어내는 자신.

 

 

과거의 열정을 토대로 새롭게 태어나는 자신. (재탄생한 존재를 표현하는 눈의 이미지는 이후 쿠데타에서도 똑같이 사용됩니다. 다만...눈화장의 기술이 발전했다는 차이 정도? ㅎㅎ)

 

 

틀을 깨고 재탄생하는 자신. (역시나 원옵카, 쿠데타에서 계속 반복되는 이미지입니다.)

 

 

재탄생은 새로운 사과, 즉 새로운 지디의 이미지로 보다 명확하게 표현됩니다. 소년이여-원옵카-쿠데타 모두 새로운 지디를 적색으로 표현했군요. 적색이 지닌 열정의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Come back to me now (1년이 지나도)
Come back to me now (10년이 지나도)
Come back to me now (지나간 세월아)
Come back to me now (내 청춘아)

Remeber back in the day 
(Its time to SHINE)
난 절대 잊지 못해 
(Thanks Choice)
Dont forget back in the day 
(wrote by G.D)
네 멋진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쳐 
SHINE A LIGHT

 

 

많은 분들이 추천해 주신 것처럼, 지디라는, 아니 권지용이라는 남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는 곡이네요. 화려함 뒤에 숨겨진 그의 진심과 만난 느낌입니다. 여전히 그는 고뇌하고, 또 고통스러워하겠지만, 그간의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있듯이, 젊은 시절의 고민들이 더욱 깊이있는 인간 권지용을 만들어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지금의 나는 너무 고민없이 안일하게 젊음을 소비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저의 초심은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 봐야겠습니다.

 

 

 

ps.

개인적 궁금증 하나. 지디는 대체 저 모자를 몇년째 쓰는 건가요? 엄청 자주 쓰는 것 같은데 여전히 보송보송 하네요. 저런 모자 똑같은 걸로 여러개 사 놓은 걸까요?? 

 

 

 

★ 소년이여 뮤직비디오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해피데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3.28 이 친구 생각보다 되게 매력있어요. 3개 앨범의 오프닝 연작 시리즈가 일관된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도 맘에 들었고요. 일관된 주제라는 건, 본인 자신이 고민하는 화두라고 생각하거든요.
    지우신공이 지닌 인간의 본질에 대한 끈질긴 질문처럼, 이 친구 역시 같은 질문을 가지고 오래도록 고민하고 있는 게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천성이 감독빠일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 이 친구는 이런 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아이돌이라고 생각되네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