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이 글은 bl, 즉 boy's love라 불리는 어둠의 장르에 관한 리뷰다.
이곳까지 인도해주신 네이버님과 헤니히님, 그리고 메론님께 심심한 감사를!!
어쨌든 깜짝 놀랄 신세계(?)를 발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공식적인 출판사도 거치지 않고 아마추어들이 가내수공업식으로 만들어내는 어둠의 창작물이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디자인이며 편집 퀄리티가 꽤 높아서 놀랐다. 어둠의 창작물로 알음알음
알려지기에는 아까울 만큼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는 점도 놀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맨스소설의
샬랄라 뽀샤시한 세계에 익숙해있던 내게, 문화점 충격을 줄만큼 강렬했다.
bl이라는 장르답게, 주체가 되는 여성의 위치에 객체가 되는 남성이 위치해 있다. 그리고 같은
여성이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지켜주었던 주인공에 대한 배려도 함께 사라진다. 때문에 주인공은
로맨스소설에선 결코 등장할 수 없는 직업군에 종사하며, 피와 살이 튀는 비극적 운명속에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없이 내던져진다. 시적인 묘사와 낭만적인 비유로 표현되던 베드씬은
보다 질척하고 원색적인 묘사들로 가득찬 '행위'에 집중된다. 로맨스 소설의 우아한 필터를
한꺼풀 벗겨낸 것처럼.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약을 벗어난 자유로운 상상력이 존재한다. 고대 조선과 유사한 배경으로
거대제국 배달국과 풍백,운사,우사가 등장하며, 인간이 아닌 다양한 종족들이 공존하는 환상의 세계.
그리고 피와 살육에 물든 광인에 가까운 남주인공이 등장한다. 그에게 가족을 학살당하고 복수를
꿈꾸는 이종족 여주(... 가 아닌 또다른 남주 ㅜㅜ) 는 자신의 종족이 지닌 생체적인 독소로 그를
독살시킬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독소처럼 치명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제목이 상징하는 것처럼, 이들의 관계는 서로에게 독소처럼 치명적이다. 광기와 같은 이끌림으로
시작하여 서로를 중독시키고, 파괴하며, 또한 구원한다. 아직 마지막 결말까지는 보지 못하였지만,
지금껏 접한적 없는 강렬한 이야기인 것만은 확실하다. 어머나 어머나 눈을 가리면서도 숨죽여
보게 되는 공포영화의 쾌감처럼.
원작자인 메카니스트는 '야수'와 '톡신' 단 두개의 작품만을 썼다고 하는데, 네이버님이 추천해주신
전작 '야수'를 보고 너무나 재미있던 나머지 어렵게어렵게 두번째 작품 톡신도 구해읽게 되었다.
본인의 소설 자체가 중독적인 맹독성 물질(?)인 셈이다. 대체 뭐하는 양반일지 참으로 궁금해 하는 중.
평범하게 주인공을 여자로 설정하고 메이져 소설로 데뷔했다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것 같은데,
살짝 아쉬운 마음도 든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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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해피데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4.20 씬이 좀 쎄서 놀라긴 했지만요. 기존의 여성적 글쓰기와는 코드가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남주인공도 기존의 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도입하는 등, 장르화된 느낌의 로맨스소설과는 다른, 파격의 멋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장르네요. 동양적 요소가 가미된 판타지물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점에서 취향에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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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라일락향기 작성시간 11.04.20 머 팬픽도 결국은 비엘이면서 스타들의 이미지를 빌려 좀더 형상화가 쉽게 만들었다 볼 수 있겠죠ㅋㅋ
실제 비엘물들에 스타의 이름만 덧입힌 팬픽도 꽤 있더라구요. -
작성자해피데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4.20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인 걸까요? 아무래도 전문가 메론님이 논문을 들고 오셔야 궁금증이 해결될 듯 합니다^^ 헤니히님께 작품추천이라도 받아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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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라일락향기 작성시간 11.04.20 ㅋㅋ뭐든 수작도 있고 범작도 있으니ㅋㅋ저도 몇몇 내용 좋고 아름다웠던 글은 간직하고 있습니다ㅋㅋ
다만 그런곳에서 다뤘던 이미지들 때문에 누군가가 악플러들에게 피해보는 일이 생겨서 끊었을 뿐이고ㅋㅋ -
작성자하늘사랑 작성시간 11.04.21 전 모르는 세상이라는...갈수록 새로운 세계가 싫어지는거 그리고 늘 고리타분한 예날이 그리운거 분명 늙어 간다는 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