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샘
( 정홍순 시)
노랗게 익은 배꼽 참외
슬쩍 밀어주면 애기 똥도 떠서
덩실거리는 논머리
바가지에 고인 단내가
달디 달던 샘 있었지요
복숭아 뽀득뽀득 씻어
물풀 헤치고
물 한 바가지 떠내면
송사리 떼 손가락, 발가락
간질이던 샘 있었지요
애기 하나 빠쳐먹고
한 달도 더 지나
방망이가 뛰어 오르고
환하게 낮달이 피어나면서
미나리 꽃에 잠자리 들떠 놀던
애기 샘
그런 샘 있었지요
김희련 작:초록강의 시작
모자쓴 바가지 샘(강화, 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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