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게시판

恩寵의 시간

작성자김창현|작성시간26.06.12|조회수89 목록 댓글 0

요즘은 아침 태양을 보며 은총을 생각한다. 며칠 전 산책로 정비하던 불도저가 물속에서 흙을 밀더니, 개천가 노랑붓꽃을 무더기로  뽑아버렸다. 흙무더기 속의 붓꽃은 곧 죽을 것이라, 커다란 비닐봉지를 갖고 가 여남은 뿌릴 담아 아파트 화단에 심었다. 그랬더니 밤새 가지 위에 새촉이 10 미리 올라왔다. 생명의 은총이 신기했다. 2L 삼다수 페트병 들고 아침마다 노랑붓꽃에 물을 준다. 아침 7시~8시 이 시간대는  금빛 태양이 등교하는 아이들과 출근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내가 심은 새싹을 비춰준다. 이때 망초, 코로바, 민들레 같은 들꽃은 향기 풍기기 시작하고, 냇물은 금빛으로 빤작이고, 새들은 노래하고, 아름들이 벚나무 가지 잎새는 훈풍에 나부끼면서 금빛 태양 축복하나니, 이 아침 금빛 광선은 볼 때마다 신의 섭리와 은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83세부터 어지럼증이 왔다. 독일 産 벤츠도 80년 쓰면 고장 난다. 그래 80년 무사고 운행해준 내 보디가 고맙다. 고교 때 아침 망경산 등산, 오후 평행봉 덕이다. 대학에서 배운 철학과 불교의 참선 덕에 정신은 멀쩡하다. 어지럼증은 뇌경색 전초라는 말은 들었다. 서울대 분당 병원에 노인 전문과 있음도 알지만, 동이 병원보다 앞서야 한다. 아파트 탁구반에서 주 1회 2시간 탁구 교습받고, 헬스에서 주 2회 30분 운동한다. 그 밖에 여기저기  화초에 물 주면서 30분 참선 보행한다.  이걸로 땜빵하며 90까지 살아볼 예정이다. 順命! 그 이상은 욕심이다. 수필집 10권 쓰고, 진주 세비리 시조 문학관에 내가 저자로 인쇄된 책은 모두 보냈다. 고향 진주에 여성 작가 3인 문학비 세웠다. 은퇴 후는 작가로 살았고, 더 이상 욕심은 없다.

 

산책길이  나의 神殿이다. 거기 비비추와 노랑붓꽃, 무궁화와 벚꽃을 심고 가꾸었는데, 최근에 내 뜻에 동참하는 두 분을 만났다. 한 분은 분명 사람이다. 누군가가 산책로에 산나리를 심어놓고 갔다. 그 후 내 뜻에 동조하는 또 다른 존재도 있음을 감지했다. 생각지도 않은 거기에 왜 구기자나무가 갑자기 자라는가. 뽕나무가 왜 자라고, 밤에 잎사귀가 오므라져 부부 금실 좋게 만든다는 歡合樹라 불리는 자귀나무가 왜 자라는가. 그건 분명히 그분이 동참한 것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 좌익이 설치는 정치 이야기 듣는 건 지옥이다. 그러나 자연을 만나는 아침은 은총의 시간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