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낫세는 왜 이사야를 죽였을까?
유다 왕국의 왕 므낫세가 선지자 이사야를 죽였다는 이야기는 구약 성경 본문에는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유대 전승(탈무드 등)과 위경(이사야의 승천 등)에 아주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므낫세가 당대 최고의 선지자이자 노령이었던 이사야를 (전승에 따르면 톱으로 켜서) 잔인하게 죽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종교적·정치적 노선의 정반대 대립
므낫세의 아버지 히스기야 왕은 유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종교 개혁'을 단행했던 왕이었습니다. 우상을 타파하고 오직 여호와 신앙으로 나라를 정비했죠. 이사야는 그 히스기야 왕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이자 영적 멘토였습니다.
그러나 왕위에 오른 므낫세는 아버지의 정책을 완전히 뒤엎었습니다.
바알과 아세라 우상을 다시 들여왔고, 심지어 예루살렘 성전 안에 일월성신(별)을 섬기는 제단을 쌓았습니다.
인신 제사(자식을 불태워 바치는 몰록 신앙)까지 불사할 정도로 극단적인 우상숭배 정책을 폈습니다.
당연히 이사야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했을 것입니다. 자신의 친앗수르·우상숭배 정책에 가장 큰 걸림돌이자 반대파의 수장이었던 이사야를 므낫세는 눈엣가시로 여겼던 것입니다.
2. 이사야의 거침없는 사회적·종교적 비판
유대교의 구전 율법서인 탈무드(Yevamot 49b)에 의하면, 므낫세는 이사야를 합법적으로 처형하기 위해 일종의 '종교 재판'을 열어 그를 거짓 선지자로 몰아세웠습니다. 므낫세가 꼬투리를 잡은 명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세의 율법과의 모순 주장: 므낫세는 "모세는 '사람이 하나님을 보고는 살 자가 없다'(출애굽기 33:20)고 했는데, 너는 어떻게 '내가 본즉 주께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셨다'(이사야 6:1)라며 하나님을 보았다고 거짓말을 하느냐"라며 이사야를 율법을 어긴 자로 몰았습니다.
백성들에 대한 모독: 이사야는 예루살렘의 지도자들과 백성들을 향해 "소돔의 관원들, 고모라의 백성"(이사야 1:10)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므낫세는 이를 왕실과 국가에 대한 모독죄로 취급했습니다.
3. 피의 숙청과 권력 강화
성경 열왕기하 21장 16절에는 므낫세에 대해 "므낫세가 유다에게 범죄하게 하여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악을 행한 것 외에도 또 무죄한 자의 피를 심히 많이 흘려 예루살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가득하게 하였더라"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므낫세는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신실한 예언자들과 대신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했는데, 이사야의 처형은 그 피의 숙청 중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유대 전승에 내려오는 이사야의 최후 전승에 따르면 므낫세의 체포조를 피해 도망치던 이사야는 거대한 나무 속으로 숨었으나, 옷자락이 빠져나와 들키고 말았습니다. 므낫세는 이사야가 숨어 있는 그 나무를 톱으로 반으로 켜서 죽이라는 잔인한 명령을 내렸고, 이사야는 마지막 순간까지 신음이나 원망 대신 성령 충만한 예언을 남기며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신약성경 히브리서 11장 37절에 나오는 "톱으로 켜는 것과..."라는 순교자들의 고난 구절이 바로 이 이사야의 순교를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