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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M RC 390 시승기

작성자잔디네/김솔|작성시간14.12.05|조회수5,048 목록 댓글 12

 

안녕하세요 라이드매거진(구 오토바이크) 객원기자 김솔입니다.

 

KTM 온로드 모델을 주로 시승하고 있으며, 팩토리엠 레이싱 팀에서 선수로 활동 중입니다.

 

작년은 200DUKE로 MMRC(1전-2위)와 KSEF 내구레이스 (250전-1위) 출전했고,

 

내년은 RC 390 원메이크 레이스 계획 중입니다.

 

최근 출시를 앞두고 있는 KTM RC 390 시승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하 기사는 지난 9월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열린 미디어 런칭에 참가한 후

 

오토바이크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KTM이 점차 온로드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기존 온로드 마니아 사이에서는 낮설고 정보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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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M, RC 390/200 런칭"

 

 

KTM은 지난 9월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전 세계 모터사이클 매체를 대상으로 하는 프레스 런칭을 통해 새로운 엔트리 로드스포츠 모델 RC 390/200을 공개했다. 특히 2박3일 동안 컨퍼런스와 레이스트랙/스트리트 라이딩까지 밀도 높고 충분한 시간으로 이벤트를 진행함으로서 새로운 RC 390/200에 내거는 기대가 작지 않음을 시사했다.

 

 

RC 390/200은 많은 국내 라이더에게 익숙한 DUKE 125/200/390을 토대로 한 발짝 더 나아간 로드스포츠 모델이다. 기본 구성은 DUKE와 동일하되, 그것을 바탕으로 더욱 온로드 지향인 풀 페어링의 로드스포츠 모델로 다시 태어났다. 물론 KTM은 기존에도 1190 RC 8, 혹은 990 SUPER DUKE와 같은 하이엔드 로드스포츠 모델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 이를 경험했거나 이들의 존재를 아는 이들은 몹시 제한적이다. 말하자면 프리미엄 유저에게는 그나마 KTM의 온로드 모델이 알려져 있었지만, 일반 온로드 유저에게 있어 KTM은 ‘오프로드 명가’와 같은 거리감 있는 수식어로 설명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지형에서, 재작년부터 선보인 DUKE 125/200/390 시리즈와 하이퍼 네이키드의 최강자 1290 SUPER DUKE의 등장, 또한 이번의 풀 페어링 RC 390이 발표됨으로서 국내 온로드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KTM의 인지도와 활동 영역이 크게 확장될 전망이다.

"국내 수입은 RC 390으로 확정"

 

 

이제 KTM의 엔트리 온로드 시리즈 - DUKE와 RC는 총 6가지 베리에이션을 갖게 되었다. 스포츠 네이키드 DUKE를 125/200/390의 3가지 배기량으로, 또한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본격 로드스포츠 모터사이클 RC까지 만나볼 수 있다. 근래 동일한 엔진과 프레임을 활용하여 저비용 고효과를 노리는 것이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거의)동일한 프레임에서 6가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흔치 않다. 2가지 다양성과 3가지 배기량을 곱한 독보적인 6가지 베리에이션은 생산비용 절감에 높이 기여하여 전체 모델의 가격대 성능비, 가격대 만족도를 이끌어내게 되었다.

 

 

국내 공식 수입원인 SMK 측에 따르면 DUKE와 같이 3가지 배기량을 모두 수입하지 않고, 최상위 모델인 RC 390만이 수입될 예정이다. 이는 국가별 면허제도에 따라 메리트를 지니는 125cc, 200cc 모델이 국내에서는 그다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다양성에 대한 갈증을 다소 수반하는 대신 한 가지 기종에 집중하여 합리적인 가격과 질 높은 서비스에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 SMK가 밝힌 RC 390의 소비자가격은 890만원이다.(2014 390DUKE 830만원)

"기능과 디자인을 양립한 새로운 스타일"

 

 

몇 개월 전, 온라인에 공개된 RC 390의 모습은 한바탕 이슈 몰이를 하였다. 자를 대고 깎은 듯 날카로운 직선, 앞으로 넘어질 것 같은 전경자세, 독특한 프로젝션 헤드라이트와 윈드스크린 등 유니크하고 핫한 스타일링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물을 눈앞에서 마주하자 그 비일상적인 디자인과 현실적인 주변 사물 사이에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사진으로 쉬 알아볼 수 없었던 몇 가지 포인트 또한 추가로 눈에 띈다.

 

 

마치 듀얼퍼포즈 모델의 비크처럼 솟은 프런트의 끝은 LED를 사용한 포지셔닝 램프로서 기능하며, 사이드미러의 관절에도 역시 LED 시그널램프가 자리 잡았다. 이렇게 해두면 사이드미러와 시그널램프를 한 번에 탈착할 수 있으므로 트랙 주행 시 번거로움을 줄이는데 무척 도움이 된다.

 

 

RC 390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프런트 페어링은 단순히 독창적이고 화려한 디자인 파츠 이상의 역할을 한다. 이것은 먼저 계기반과 라이트, 사이드미러를 마운트할 수 있는 골격을 배치한 다음, 그 위에 모든 것을 커버하는 투명한 페어링(윈드스크린)을 장착하여 프런트 둘레 전체를 단순화한 것인데, 이로 인해 전통적인 구조의 설계, 즉 아우터/이너 페어링과 별도의 윈드스크린, 라이트와 계기반 마운트로 구성된 것에 비할 바 없이 가벼워지게 됐다.

 

 

기능과 디자인을 양립한 텐덤시트 주변, 리어뷰도 신선하다. 시트레일 아래 일체감 있게 자리 잡은 테일램프는 3분할의 LED 방식으로 시인성이 뛰어나며, 그 양쪽으로 패인 공간이 텐덤그립으로 작용한다.

 

 

가장 독특한 것은, 이 구조물들을 커버하고 있는 것은 시트페어링이 아니라 시트 그 자체라는 점이다. 다시 말 해 라이더 시트 뒤의 검은 부분 전체가 텐덤시트다. 겉은 그립감과 쿠션이 있는 합성 신소재로, 속은 시트레일과 테일램프 등 구조물로 채워져 있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 날렵한 싱글시트 모델로 강조되며, 실제로는 2인 승차도 배려되어 있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라이더 시트의 만듦새는 아쉬운 부분이다. 시트 두께가 얇아 쿠션이 부족하고, 눈으로 보았을 때의 마감 또한 다른 파츠에 뒤떨어진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퍼스널 코치"

 

 

RC 390은 전반적으로 390DUKE를 베이스로 한다. 페어링의 유무, 핸들 방식과 시트가 눈에 띄는 차이점이지만 엔진과 프레임 설계에 대폭적인 변화는 없다. 그러나 신의 한수라고 할까? 자그마한 세팅의 변경이 주행성을 크게 바꾸어놨고, 레이싱 트랙과 근교의 와인딩에서 그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페라리의 도시 모데나에 신설된 오토드로모 트랙은 완만한 고저차, S자 연속코너와 스푼형 코너로 이루어져 있다. RC 390을 타기에 완벽한 구성이며, 적당히 거친 아스팔트 입자로 인해 노면의 접지력도 좋은 수준이다.

 

 

첫 번째 주행에서 여유 있게 트랙을 답사한 뒤 두 번째 주행에서 차량을 몰아붙여 보니, 과거 200DUKE 레이스로 몸에 익었던 즐거운 감각과 새로운 짜릿함, 여전한 아쉬움이 한꺼번에 되살아온다. 도저히 250cc 이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경량의 차체, 슬림하고 품 안에 들어오는 차체를 힘껏 가속시킨다. KTM의 단기통 엔진이지만 파워밴드는 후반부에 위치한 고회전형 엔진, 전형적인 온로드 스포츠바이크의 필링이다. 최소 8,000rpm부터 리미터가 작동하는 10,500rpm까지 회전시키는 것이 이 엔진을 제대로 써먹는 방법이다. 이러한 고출력, 고회전형 단기통 엔진은 차량 전체의 경량화와 연속코너에서의 빠른 움직임에 더없이 유리하다.

 

 

한 편 코너를 앞두고서의 감속 동작도 신속하고 수월하다. 300mm 싱글 디스크와 4피스톤 레디얼마운트 브레이크는 147kg의 차체를 멈추기에 충분한 것이다. 레버 작동에 따른 반응은 베이직한 타입으로, 움켜쥐는 만큼 제동력을 발휘하여 까다롭지 않다.

 

 

전에 경험하지 못한 짜릿한 감각은 연속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크를 기울인 상태에서 감속해가는 스푼 코너와 연달아 찾아오는 S자 코너에서 재빠르게 방향을 전환할 때, DUKE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순발력이 마음을 흔들고 비속어가 섞인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이 짜릿한 동작이 DUKE와 (거의)동일한 스틸 트렐리스 프레임의 캐스트 앵글을 변경한 이유다. 프레임 목 부분을 살짝 수정하여 1.5° 당긴 캐스트는 프런트 포크를 바짝 서게 만들었고, 예리하고 즉답적인 린 특성을 이끌어낸다. 프런트포크를 차체에 바짝 붙여 놓으니 트래블도 25mm 낮춰 125mm로 세팅했고, 자연히 휠베이스 또한 1,367mm에서 1,340mm로 짧아졌다. 지상고는 다소 높아졌고 스텝 형상과 위치도 변경하여 린 앵글은 더욱 깊어졌다.

 

 

 

 

빠른 린 특성, 깊은 뱅킹, 짧은 휠베이스에서 나오는 근본적인 선회력의 증가는 마치 ‘DUKE가 아니라 이것이 오리지널이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높은 퍼포먼스와 완성도를 보였다. 특히 기분 좋은 것은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정확히 느껴진다는 것이다. 가벼운 차체를 능동적으로 잡아 돌려보기도 하고, 엔진과 셀프스티어링, 관성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아도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쉽고 친절하며 두루뭉실한 성격은 아니다. 타이어의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격한 주행을 유도하면서도 모든 인지와 컨트롤을 가능케 하여, 결과적으로 안전한 주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390DUKE와 동일한 구성이며, 다소 아쉬운 부분은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다. BYBRE의 순정 패드는 공도와 와인딩에서 전혀 흠잡을 데가 없지만, 트랙 주행 지속 시 열이 올라 페이드 현상이 발생한다. 레이스를 고려한다면 BREMBO에서 출시되는 SC 등급 애프터마켓 패드를 추천한다. 메첼러 M5 스포르텍은 다양한 장점을 지닌 도로용 타이어지만, RC 390 전반의 퍼포먼스에는 한 단계 못 미친다. 물론 파츠 구성은 완성차량 가격의 변화요인으로 작용하지만 RC 390과 같은 디자인, 이만큼의 퍼포먼스, 이러한 성격의 차량에는 더욱 끈적한 접지력의 타이어를 적용하여 유저에게 감동을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RACE DNA"

 

 

RC 390과 기존의 타사 엔트리 로드스포츠 모델 사이의 최대 차별점은 바로 순수한 RACE DNA의 유무이며, 이것으로 인해 RC 390은 여타 엔트리 모델과 비교되는 뚜렷한 포지셔닝 또한 갖게 될 전망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600cc 이하의 스포츠 바이크 중에서 진정한 레이스 아이덴티티를 품은 모델은 찾기 힘들었다. K사의 300cc 모델이 꽤 심혈을 기울였다고는 하나, 엔진 외 구성은 다분히 로드고잉 바이크에 가까울 뿐, 레이서 혹은 레이서레플리카라고 칭하기는 무리가 있다.

기실, 수퍼바이크=1000cc, 수퍼스포츠=600cc 라는 기준 하에서, 그보다 낮은 배기량을 갖는 모델들은 몇 가지 요구사항을 수반해야만 한다. 보다 저렴할 것, 보다 쉬울 것, 보다 범용성을 지닐 것 등으로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이러한 요구사항 안에서 탄생한 250cc ~ 500cc의 ‘엔트리 로드 바이크’들을 ‘미드레인지 로드스포츠 바이크’ 등으로 불러 왔었다. 어쩌면 이들이 단지 세퍼레이트 핸들과 풀 페어링을 장착했다는 사실 만으로 너무 쉽게 로드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여줬는지 모른다.

 

 

그러나 RC 390은 이들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최고출력 44hp, 건조중량 147kg, F/R WP 서스펜션, 레디얼마운트 BYBRE 브레이크를 사용한 본격 구성의 스포츠바이크인 것이다. 뛰어난 무게당 마력비를 지니는 빅싱글 스포츠바이크이자, KTM의 모토에 따라 모든 부분이 Ready To Race로 맞춰져 있다. 600cc 이하 미드레인지의 유일한 퓨어 스포츠 바이크라는 점은 바로 RC 390만의 차지할 수 있는 포지셔닝이다.

"Bridge to High Class"

 

 

질 높은 스포츠라이딩을 가능케 하는 RACE DNA와, 부담 없는 최고출력 및 소비자가격으로 엔트리 모델의 특성을 동시에 지닌 RC 390은 스포츠라이딩에 입문하고자 하는 다양한 인구에 대한 포용력을 가진다. 100hp 이상의 최고출력에 길들여진 라이더가 기본기를 다시 쌓고자 할 때에 출력에 대한 갈증을 최소화 할 수 있고, 미니모토, 스쿠터 레이스 출신의 어린 선수들도 어렵지 않게 시도할 수 있다. 심지어 엔듀로, 수퍼모타드 등 타 장르에서 진입하는 라이더라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Moto3에서 연승을 이어가며 2015 MotoGP 참가를 밝힌 KTM은 ‘2014 ADAC JUNIOR CUP powered by KTM’에 RC 390을 전격 투입하고, 2014 챔피언에게 Moto3 시트를 약속했다.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KTM 라이더로 육성하는 동시에, 상위 클래스로 올라가는 다리 역할로서 RC 390의 의미를 적극 어필하는 것이다. 국내 공식수입원 SMK 또한 비슷한 움직임을 예고하고 있다. SMK는 현재 2015년 RC 390 원메이크 레이스를 구상 중에 있으며, 새롭게 KTM 브랜드를 접하는 온로드 유저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과 라이딩 이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라이더 사이에서 로드레이스와 트랙 라이딩이 점차 인기를 높여가는 가운데, 브랜드 수입원이 직접 나서 이를 후원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몇 년 안에 로드레이스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는 기점이 찾아올 것이고, 관련 당사자 모두가 더욱 수월히 활동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레이스 인기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도로와 트랙에서의 꾸준한 활동을 통해 그 시기를 선도하는 것이 바로 KTM의 RC 390이 되었으면 한다. RC 390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고, 다른 어떤 역할보다 어울리는 자리이다. 두 말할 필요 없이, KTM의 모토는 READY TO RACE이니까 말이다.

크레딧: 글 김솔 기자 사진 K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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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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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잔디네/김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12.07 입고되어있으나 출시 전입니다. 아직 판매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작성자patience | 작성시간 14.12.06 신차가격이 미들급 중고가네요~
  • 답댓글 작성자잔디네/김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12.07 정말 그렇네요
  • 작성자더바이크 | 작성시간 15.01.22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러려고 하면 품질에서 일제차와 별반 다를게 없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대중화되긴 힘든 차량일듯 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잔디네/김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1.30 가격 경쟁력을 갖춘 차량입니다. 주행해보시면 이해하시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한남동 오셔서 시승 한 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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