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부터는 이재명 정권이 이런 글 못쓰게 한다니, 쓰고 싶으면 6월 안으로 다 써야 한다고들 한다.
요즘 우리나라는 윤석열-이재명이라는 두 정치 우두머리에 대한 인식 차이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한쪽의 무능과 오만, 다른 한쪽의 독단과 독재를 두고 그들을 따라다니며 소리 지르고 악쓰는 무리들이 서로 딴소리를 한다.
양측의 극단 추종자들은 제각각 황당한 주장을 펼치며 진실을 가리거나 뒤집고, 마치 귀신들린 무당처럼 삼지창과 신칼을 멋대로 휘두른다. 이 두 세력은 이 나라에 존재할 가치가 거의 없으며, 냉정하게 말해 역사의 찌꺼기나 구정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130여 년 전 동학농민운동을 되돌아보자. 역사적 평가를 떠나, 당시 농민군이 내건 포고문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이 나온다.
"지금 우리 임금께서는 어질고 효성스러우며 자애롭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셨으며, 신통력 있는 명확함과 성스러운 명석함을 지니셨다.
현명하고 어질며 바르고 강직한 신하가 전하를 보좌하여 밝게 한다면 요순(堯舜)의 덕화와 문경(文景)의 통치를 손꼽아 바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신하라는 자들은 나라에 충성을 다할 생각하지 않고 다만 녹봉과 지위를 도둑질하며, 전하의 총명을 가리고 아부하고 뜻만 맞추면서 충성을 간하는 말을 요사스러운 말이라 하고, 정직한 자를 비도(匪徒)라고 한다 .... 모두 임금의 덕화(德化)를 입을 수 있다면 천만다행이겠노라."
이 글은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등 핵심 지도부가 함께 다듬어 공동 서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 문장을 들여다보면 당시 지도부가 사태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헛다리를 짚었다는 사실을 대번에 알 수 있다. 국제정세는 아주 캄캄하고, 나라 안 사정조차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고부군수 조병갑이 악랄한 탐관오리였던 것은 맞지만, 그에게 막대한 돈을 받고 군수 자리를 내준 진짜 몸통은 다름 아닌 고종 이재황과 명성황후 민씨다. 특히 뇌물 7만 냥을 직접 받아 챙긴 장본인이 바로 '조선의 국모'라는 민자영이다.
당시 조선은 위아래가 이토록 썩어 문드러졌는데도 전봉준을 비롯한 농민군은 정작 최종 책임자인 임금을 두고 '어진 군주'라며 침이 마르도록 칭송했다. 간신배들만 바로잡으면 태평성대가 올 것이라 굳게 믿은 것이다. 적의 실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주범이 누군지도 모르고(내가 보기에는 이재황이하고 민자영이는 거의 보니와 클라이드 수준이었다), 한 줌도 안되는 주변 신하들만 탓하는 나약한 인식으로 봉기를 일으켰으니, 그 결말이 비극적인 피바람으로 끝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결국 농민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죽창을 든 채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헐레벌떡 뛰어다녔으나, 정작 당면 과제라던 만석보 물세 문제는 해결조차 하지 못하고 전주부 관아만 차지한 채 노닥거리다가 부적 한 장 들고 기관단총 앞으로 뛰어들다가 떼죽음을 당했다.
오히려 이 거친 움직임은 이 땅에 청나라 군대와 일본 군대를 불러들이는 빌미가 되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쳐 기어이 일제 식민지라는 거대한 불행을 불러오는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고부민란의 순수한 저항이 동학이라는 종교와 결합하면서, 사태를 오판한 지도부의 어리석음이 나라를 더 큰 위기로 몰아넣은 셈이다.
동학농민항쟁이 실패하여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거의 전멸당한 뒤에도 저들이 "어질고 효성스러우며 자애롭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셨으며, 신통력 있는 명확함과 성스러운 명석함을 지닌" 고종 이재황은 그러고도 계속 관직을 팔아먹고, 일본 등 외국에는 금광 은광, 부산항 인천항 군산항 원산항 같은 항구, 철도 부설권 따위를 다 팔아먹었다. 순진한 농민들은 누가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놈인지도 모르면서 그 도적놈을 위한답시고 날뛴 것이다. 그러니 지금도 나라를 번쩍 들어 일왕에게 팔아먹은 놈이 왕인 이재황인줄 까마득히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내가 두려운 것은 오늘날 극단에 치우친 추종 세력들이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어리석음이, 우리가 모처럼 일구어낸 이 소중한 <대한민국 시대>를 통째로 무너뜨릴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히틀러를 열렬히 따라다니며 독일을 망하게 한 독일인들, 무솔리니를 열렬히 따라다니며 이탈리아를 망하게 한 이탈리아인들, 히로히토를 가미가제 정신으로 너무 많이 도와 결국 일본을 망하게 한 일본인들처럼 우리 조선인들도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동포여, 제발이지 국민이여, 양극단 세력이 이 시대의 주류가 되지 못하도록 역사의 무대에서 쫓아내고 몰아내야만 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중심추(Balance weight)가 되어 이 나라를 쥐고 흔드는 두 세력을 과감하게 때려부숴야만 한다. 거짓과 위선을 광신하면서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이끌고 있는 저 악의 축을 막아 세우는 것,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의무다.
* 악의 축(軸 : 수레 두 바뀌를 잇는 굴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려고 엉뚱한 데로 끌고가는 세력. 조지 W. 부시가 2002년에 이란, 이라크, 북한을 가리켜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