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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장 안내

6월의 치유농장 이야기

작성자관리자|작성시간26.06.20|조회수20 목록 댓글 0

 

다시 찾아온 귀한 손님,

파키라 꽃을 기다리며

 

<3m 높이의 키다리 파키라>

6월이 반 넘어 지났다

요즘 아침에 치유농장에 나오면 가장 먼저 파키라를 올려다본다.

2년 전 피웠던 꽃이 작년에는 피지 않았다

혹시나 올해는 다시 볼 수 있을까~

 

소식이 없어 혼자서 '그러려니~' 하며 반쯤은 기대를 접고 있었는데

며칠 전 가지 끝에서 반가운 손님을 발견했다.

2년만에 꽃봉오리 두 개가 조용히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맨 꼭대기 가지에 자라기 시작하는 두 개의 꽃봉오리>

식스팜 치유농장 한쪽에는 특별한 파키라가 자라고 있다.

화분에 심겼던 파키라를 4년 전 치유농장 실내정원에 옮겨 심었었다.

뿌리가 마음껏 뻗을 수 있어서인지 어느새 키가 3m를 훌쩍 넘었고, 다섯 개의 굵은 가지를 사방으로 뻗으며 우산처럼 넓은 수형을 만들었다.

 

2년 전 꽃이 진 후 상부 가지를 과감히 전정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다시 힘차게 새순을 내더니 2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더 건강한 모습으로 치유농장을 지키고 있다.

<5개의 가지를 분지하여 세력을 넓히고 있는 파키라>

2년 전 5월.

이 파키라는 우리에게 뜻밖의 선물을 안겨 주었다.

수십 개의 긴 수술이 폭죽처럼 펼쳐지고 꽃잎은 뒤로 말려 올라가며 열대우림의 불꽃 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었다.

<폭죽처럼 펼치며 향기를 뿜고 있는 파키라 꽃>

그 모습도 놀라웠지만 나를 더욱 사로잡은 것은 향기였다.

꽃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진하고 달콤한 향기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며칠 동안 틈만 나면 꽃을 바라보았고, 사진을 찍었고, 향기를 맡았다.

마치 오랫동안 기다렸던 귀한 손님이 찾아온 것처럼 그 곁을 쉽게 떠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화려함은 금방이었다.

그토록 아름답던 꽃은 며칠 지나지 않아 둥치째 떨어져 버렸다.

너무도 허무했다.

오랜 시간 준비하여 피워 낸 꽃인데 어쩌면 그렇게 빨리 떠날 수 있을까.

 

떨어진 꽃을 한참 바라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식물은 땅속 깊은 곳에서 물과 양분을 끌어올리고, 햇빛을 모으고, 긴 시간을 준비하여 마침내 꽃을 피운다.

그리고 가장 화려한 순간을 잠시 보여 준 뒤 미련 없이 내려놓는다.

 

어쩌면 꽃은 식물의 축제일지 모른다.

하지만 축제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나는 그 꽃을 보며 사람의 삶도 떠올렸다.

우리는 때때로 화려한 성공과 찬란한 순간을 꿈꾼다.

그러나 파키라 꽃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도 영원하지 않으며,

향기로운 순간도 결국은 지나간다는 것을.

그래서 화려함 자체보다 그것을 준비하는 시간과 과정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꽃은 결국 떨어졌다.

그토록 화려하던 꽃도,

치유농장을 가득 채우던 향기도

며칠을 넘기지 못했다.

처음에는 아쉬웠다.

아니, 솔직히 허전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 만난 꽃인데 너무 빨리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식물은 긴 시간을 준비하여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순간이 지나면 미련 없이 내려놓는다.

꽃을 붙들고 있지 않는다.

향기를 붙들고 있지 않는다.

화려함을 붙들고 있지 않는다.

 

어쩌면 식물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도 꽃처럼 살아가라고.

피어날 때는 최선을 다해 피어나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내려놓으라고.

너무 화려함만 좇지 말고,

꽃을 준비하는 긴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라고.

<팽팽하게 부풀어 가는 꽃봉오리>

그리고 다시 2년이 지났다.

지난주 발견한 꽃봉오리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다.

처음에는 손가락만 한 크기였는데 이제는 길게 늘어나며 꽃잎의 윤곽까지 드러나기 시작했다.

오늘 다시 올려다보니 지난해의 그 향기와 그 감동이 문득 떠올랐다.

아마 다음 주쯤이면 다시 그 꽃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 옆의 또 다른 하나>

요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파키라를 올려다본다.

올해도 그 화려한 꽃을 보여 줄까.

올해도 그 향기로 치유농장을 가득 채워 줄까.

그리고 올해는 또 어떤 생각을 남기고 떠날까.

 

파키라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꽃봉오리 두 개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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