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새로나온 詩
상가(喪家)에서 - 이희중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
오래오래 살아서
내가 그들 곁에 있다는 사실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고
그보다 더 오래오래 살아서
지긋지긋한 일이 될 때까지
견뎌야 한다
그러고도 더 오래오래 살아서
내게도 그들이 지긋지긋한 존재가 될 때까지
더 견뎌야 한다
그래야 순순히 작별할 수 있다
유족과 조객들이
영안실에서 밤새 웃고 떠들며 논다
고인도 그 사이에 언뜻언뜻 보인다
2017년 10월 11일(水)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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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60년 경남 밀양 출생. 1987년부터 시를, 1992년부터 문학평론을 써 발표하면서 시집 ‘푸른 비상구’
‘참 오래 쓴 가위’, 문학평론집 ‘기억의 지도’ ‘기억의 풍경’ ‘삶 > 시’ 등을 펴냈다.
2017년 10월 신작 시집 ‘나는 나를 간질일 수 없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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