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람들이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방향이다. 남쪽은 양지라 하여 生氣가 있다고 하고, 북쪽은 음지라 하여 死氣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향은 여름에는 바다의 시원한 바람을 받을 수 있고, 겨울에는 차갑고 습한 동북풍을 피할 수 있어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베트남 사람들은 집의 방향이나 집터가 사당이나 사원 등과 마주 보거나 다른 집과 삼각으로 접하게 되는 것 혹은 강 사이에 놓여지는 것 등을 피했다.
방향과 함께 중시되는 점은 위치였다. 옛날에는 오색실을 몇 년동안 땅속에 묻어두는 풍습이 있었다. 이때 실의 색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지세가 좋다고 판단하여 집을 짓고, 반대로 색이 변하였다면 나쁘다고 판단하여 다른 장소를 찾았다. 이는 잘못된 선택이 가족에게 질병 또는 재난을 미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의 방향이나 터가 가족에게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믿을 경우 그 가족은 집의 방향을 바꾸거나 심지어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 이러한 불행을 피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대문 앞에 돌로 조각한 개를 묻거나 집 앞에 거울을 매달아 나쁜 기운을 막았다. 방향과 위치 선택을 할 때 지관의 도움을 받는 것은 한국과 매우 비슷하다. 방향이나 위치와 함께 고려되는 점은 집주인의 사주팔자로 방향과 위치가 정해지면 건축시점을 알아보기 위해 주인의 생년월일을 본다. 만약 그해의 괘가 좋지 않으면 건축 시점을 다음해로 넘긴다.
전통적으로 베트남의 가옥평면 구조는 'ㄴ'자 혹은 'ㄷ'자 형태를 이룬다. 평면이 '-'자형 인 가옥의 공간 구조는 보통 3개의 방에 양쪽에 붙은 2개의 곁방구조를 이룬다. 가난한 사람의 가옥 구조는 1개의 방과 2개의 곁방이다. 그러나, 부유한 경우 5개의 방과 2개의 곁방 구조를 갖기도 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항상 홀수로 방수를 결정하는 오랜 습관이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집형태는 앞에서 볼 때는 매우 폭이 좁지만, 옆에서 보면 3배 정도 길게 지어진 집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집을 길게 짓는 이유는 첫째, 과거 정부에서 땅을 분배할 때 활용도가 높은 도로 인접 땅을 나눠서 분할하다 보니 개인당 할당받은 폭이 좁아지게 되었다고 한다. 위로 짓는 것은 상관이 없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에서 집을 증축할 때 위로 층을 올려서 짓는다. 둘째, 이렇게 긴 형태로 된 집이 통풍이 잘 되어 시원하다고 하지만, 이런 집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문이 적기 때문에 집안은 늘 어둡다. 그러나, 흙집처럼 두꺼운 흙벽이기 때문에 오히려 강한 햇살과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어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다. 중앙의 안방은 조상들에게 제사를 올리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이용된다. 옆방은 보통 자식들이 거처하고 곁방은 곡식이나 음식물들을 넣어둔다.
베트남에도 경제개혁이 이루어지면서 최근에는 고급 빌라들과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 전통적인 가옥을 보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부유층을 위한 주거 형태로 대다수 많은 베트남 인들은 전통 흙집의 형태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더 많다.
베트남에는 "아내는 착한 사람을 얻고, 집은 남향으로 짓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씀이지만, 이들이 집의 방향을 얼마나 중요시 생각하고 있는 지를 짐작케 할 수 있는 한 구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