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뜨거운 햇빛 때문에 다양한 모자가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반모자에서부터 도시 여성들이 많이 쓰는 밀짚모자(Mu Kieu:무끼에우), 하노이 남성들이 사용하는 카카오 색 모자(Mu Cuong:무끄응), 삼각형의 베트남 전통모자 논(Non)등이 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이 논이다.
논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형태상으로 구분하자면 논 퉁(Non thong)과 논 쫍(Non Chop)으로 나눈다. 논 퉁은 넓적한 그릇 모양이고 논 쭙은 원뿔형이다.
논의 명칭과 모양새 속에는 사회 계층을 구별할 수 있는 의미도 함축돼 있다. 서민들이 사용했던 논 가운데 논 메(Non Me)는 가난한 사람들이 노동을할 때 사용했으며 논 꾸리 바 쑤(Non Culi Ba Xo)는 씨클로를 운전하는 사람이 썼다. 논 링(Non Linh)혹은 논 저우(Non Dau)는 대나무가 재료이며 프랑스 식민시대에 베트남 군인들이 썼다. 논 뚜 러(Non Tu Lo)는 승려들이 썼으며 긴 턱 끈과 논 안쪽 중앙에 받침대가 있다.
관리나 부유층이 썼던 논은 종류가 다양했다. 논 즈어(Non Dua)는 작은 파인애플 잎들을 섬세하게 짜서 만들었다. 논 롱 짱(Non Long Trang)은 새나 거위 깃털로 만들었다. 논 즈어 후에(Non Dua Hue)는 야자나무 잎을 원료로 해 원뿔형 형태로 후에(Hue)에서 만들었다.
일반적인 논의 주재료는 야자수 잎이다. 싱싱한 야자수 잎을 말리면 흰 아이보리색으로 변하는데 이를 두층으로 엮어서 만든다. 오래된 야자수 잎으로는 논을 만들지 못한다. 논 내부에는 견고성을 더하기 위해 대나무 뼈대가 들어간다. 야자수 잎과 대나무 뼈대를 엮는 작업을 참논(Cham Non)이라 하며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이다.
논 내부에는 색실로 그림이나 글을 떠서 장식하며 간혹 싯구를 뜨기도 하는데 논 바이 쏘(Non Bai Tho)라 한다. 이는 직역하면 "싯구가 있는 논"이란 뜻이나 원 뜻은 "좋은 논을 쓴 여성을 보면 싯구가 절로 나온다"이다. 어떤 논 안에는 조그마한 거울이 달려 있기도 하다. 논의 용도는 종합적이다. 비와 햇살을 막아주는 기능, 거울을 달아 얼굴을 볼 수 있는 기능 등 실로 다양하다.
하 떠이(Ha Tay)성의 쭈옹(Chuong)마을 베트남에는 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1천만개 정도의 논을 생산한다.이와 관련돼 "흰밥에는 반드시 잉어가 있어야 하고, 좋은 논을 쓰고자 한다면 쭈옹 마을의 것을 선택해야 한다"란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이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도시를 중심으로 그 자취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