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전통놀이는 한국의 민속놀이와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주로 남성과 여성이 조화를 이뤄 즐기는 민속놀이가 많은 것도 특징이라 하겠다. 대부분 명절 또는 축제 때 행해지는 데 지금도 시골 마을에서는 특별한 날이면 예로부터 전해오는 민속놀이로 마을의 화합과 결속을 다진다. 또한 베트남 민속놀이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도 많다. 특히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제기차기나 연날리기 등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어 낯설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1) 게우 거(KEO CO)
한국의 줄다리기와 흡사하다. 주로 북부지방 사람들이 즐겨 하는 놀이다. 게임 방식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편을 나누어 줄을 많이 당긴 쪽이 이기는 식이다. 특이한 것은 미혼 남녀들이 주로 하는데 한쪽에는 남성들이, 다른 한쪽에는 여성들이 편을 나눠 게임을 한다는 것. 상식적으로는 남성의 힘이 세기 때문에 남성의 승리가 당연하지만 전통적으로 항상 여성의 승리로 끝난다. 한 마디로 재미를 위한 놀이라는 것이다.
2) 낸 가우(NEM CAU)
이 역시 미혼 남녀들을 위한 놀이다. 등나무로 만든 "CAU"라는 공을 남녀 한쌍이 높이 매달린 바구니에 하나씩 집어넣는 놀이다. CAU는 녹색 공을 "음공"이라 하고 빨간 공을 "양공"이라 부르며 음력 정월 대보름 즈음에 절에서 주로 많이 한다. 미혼 남녀가 즐겨하는 까닭은 한쌍의 남녀가 똑같이 바구니에 공 넣기를 성공하면 서로 인연이라 하여 나중에 결혼할 수 있다는 속설때문이다.
3) 거 응어이(CO NGUOI)
일종의 인간 장기이다. 장기판과 말 대신 넓은 마당과 사람이 직접 장기 말이 되는 형식이다. 북부지방의 시골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보통 한 달 가량을 연습한다. 32명의 미혼 남녀가 왕과 여왕편으로 나눠 장기와 똑 같은 방법으로 진행한다. 왕과 여왕, 심판은 주로 집안이 좋고 부자집의 자식인 경우가 많다. 베트남 사람들의 정밀함과 협동심 등을 들여다 볼 수 있다.
4) 냐이 삽(NHAY SAP)
타이(THAI)민족의 민속놀이다. 한국의 여자 아이들이 어릴 때 많이 하는 고무줄 놀이와 비슷하다. 베트남에서는 봄철 타이 족 여성들이 예쁜 전통 옷을 입고 냐이 삽을 한다. 놀이 방법은 고무줄 대신 대나무를 양손에 들고 땅에서 이를 움직이면서 중간에 있던 사람이 뛰면서 이를 피하는 방식이다. 고무줄 놀이와 마찬가지로 흥겨운 리듬에 맞춰 독특한 율동을 곁들여 즐기는 놀이다.
5) 다 가우(DA CAU)
한국의 제기차기와 비슷한 놀이다. 제기의 형태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놀이방법은 많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혼자서 제기를 차지만 베트남에서는 여럿이 함께차는 단체전 형태이다. 참가자들이 둥글게 원으로 서서 제기를 땅에 떨어뜨리지 않게 차기도 하고 네트를 두고 편을 갈라 족구처럼 게임을 하기도 한다. 길거리나 공원 등에서 많이 차는데 익숙한 사람들은 뒤로 돌아서서 차거나 발바닥으로 차는 등 현란한 발기술을 자랑하기도 한다.
6) 단 와이(DANH QUAY)
한국으로 치자면 팽이치기 놀이다. 베트남 북부 지방의 하띤 성에서는 단 구(DANH GU)라고도 한다. 주로 아이들이 많이 하는 놀이로 시골에서 학교 수업이 끝나면 여럿이 모여 단 와이를 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팽이는 우리나라 것과 조금 다르지만 줄을 감아 돌리는 것과 찍기 후에 손바닥에 올려 세우고 그것을 다시 상대방의 팽이 위에 올려 공격하는 방식은 우리와 같다. 팽이는 주로 나무로 만들고 속이 비어 있는 것도 있으며 끝을 뾰족하게 깍거나 못을 박아 돌리기도 한다.
7) 타 디우(THA DIEU)
연날리기다. 예전에는 어린아이들이 주로 많이 날렸지만, 요즘에는 남녀노소 구별하지 않고 많이 하는 놀이다. 추수철에는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지만 대개는 바람이 많이 부는 3월에 주로 날린다. 베트남 연은 크고 화려한 것이 특징이며 상당히 입체적으로 만든 연들도 많다. 연을 누가 잘 만들었으며, 누가 높이 날렸는지, 연줄의 각도는 누가 더 큰지로 겨루기도 한다.
8) 저이 가(CHOI GA)
베트남의 닭싸움(투계)을 말한다. 남부지방에서는 다 가(DA GA)라고도 부른다. 프랑스 점령 시기에는 도박 형태로 유행해 해방 후 법으로 금지하기도 했지만 지금도 시골 또는 도시의 작은 골목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현재도 이것이 도박인지 전통 놀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의 싸움닭은 일반 닭과 달리 뒷 발톱이 아주 길고 날카로우며 부리도 매우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