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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방

빈 둥지 / 솔빛 김인숙

작성자변정섭|작성시간26.06.10|조회수2 목록 댓글 0

빈 둥지 / 솔빛 김인숙


나도 이제는 홀가분히
고요를 받아들일 차례야

찬 바람이 문틈에 들고
비와 눈이 번갈아 스쳐 가는 날이면
조금은 낯선 듯 마음이 흔들리지만

햇살 한 줌을 손바닥에 올려
흘러간 시간을 천천히 다독이며
혼자만의 계절을 배워 가려 해

이곳저곳 삐걱거리는 소리 있어도
크게 무너진 기둥은 없으니
그저 조용히 고마울 뿐

비어 있는 자리마다
먼지처럼 쌓이는 시간들
구석구석 정갈하게 정리해 간다

언제든 와서 쉬어 가고
보고 싶거든
문 두드리지 않아도 된단다

씩씩하게 살아온 나도
가끔은 이름 모를 바람에 젖을 테니
지나가는 길에
안부 한 조각 살며시 걸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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